유재천 이사장, 국감 출석 요청에 '묵묵부답'
13일 KBS 국감에 주요증인 불출석할 듯
▲ 정연주 전 KBS 사장 ⓒ 권우성
13일 국회에서 열릴 KBS 국정감사가 주요 증인들이 대거 불출석한 상태에서 열리게 됐다.
유재천 KBS 이사장과 정연주 전 KBS 사장,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소속 직원들이 없는 상태에서 '맥 빠진 국감'이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해임한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비롯해 조남희 KBS 법무팀장, 박승규 KBS 노조위원장, 김용진 전 KBS 탐사보도팀장, 최용수 전 수신료프로젝트팀 PD가 그들이다.
정 전 사장과 조 팀장은 배임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정 전 사장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고, 박승규 위원장은 당일 KBS노조 대구지부의 기업별 노조 전환 현판식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병순 사장이 취임한 이후 지방으로 전보돼 '보복인사' 논란에 휘말렸던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소속 직원들도 이러저러한 사정을 들어 불출석하기로 했다. 울산총국으로 발령을 받은 김용진 전 팀장의 경우 '장기휴가'를 이유로, 부산총국의 최용수 PD는 "현지에서 할 일이 많다"며 각각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여야 합의된 증인 9명 중 5명이 불출석 의사
▲ 유재천 KBS 이사장 ⓒ 권우성
KBS 국감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KBS 사태의 핵심인물인 유재천 이사장의 증언 기회가 사라진 점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8월 이사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연주 전 사장 해임요구안을 제청했고, 신임사장 선임에 앞서 대통령실장 등을 포함한 '7인 회동'의 참석자로 알려진 인물.
유 이사장은 KBS 국감에 앞서 9일 방송통신위 국감에 출석했지만, <오마이뉴스>의 생중계 허용 등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통에 의원들이 그에게 제대로 질의할 기회가 없었다.
국회 문방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전병헌 의원은 "당일 'YTN 국감 때문에 제대로 질의를 하지 못했으니 13일 KBS 국감에 다시 나와 달라'고 직접 요청했지만 유 이사장이 가타부타 답변을 하지 않더라"고 전했다.
전 의원은 "추가 증인의 채택이 받아들여지 않을 경우 국회 차원에서 다른 현안과 연계해서 국정조사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한나라당 간사 나경원 의원은 "유 이사장은 방통위 국감의 증인으로 출석시키기로 합의했는데, 지금에 와서 여야 합의에 반하는 요구를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로써 KBS 국감 참석이 확실한 증인은 박만 KBS 이사와 김성오 전 KBS 이사회 사무국장, 이철성 영등포경찰서장으로 굳어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YTN 사태로 인해 KBS 문제가 다소 묻히게 된 것은 사실"이라며 "KBS 직원들의 증언이 이뤄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만든 유인물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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