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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의회, '호로자식' 찾아가며 의원끼리 싸움

담배로 불거진 다툼으로 안건 심사는 단 15분에 끝나

등록|2008.10.17 15:24 수정|2008.10.17 15:55
17일 오전 10시경 부천시의회(의장 한윤석)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담배'로 시작된 의원들간의 볼썽 사나운 싸움이 벌어졌다.

위원회실 소파에서 회의시작 전 A의원이 담배를 피우자 B의원은 '담배는 나가서 피우지'라며 위원회실 안에서의 금연을 주문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획재정위원회는 물론 행정복지위원회 등에서도 위원회실 소파에서의 끽연(?)은 자유로운 관례처럼 굳어져 왔다.

후반기 의회가 시작된 뒤 위원회가 변경된 일부 의원의 경우 그간 굳혀져 온 위원회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의사와 행동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A의원이 흡연을 위해 위원회실 밖으로 나가지 않자 B의원은 5초도 안돼 '싸가지 없는  X'이라는 욕설이 시작됐으며, 이에 A의원이 '지금 뭐라고 그러셨어요'라고 항의하자 더욱 심한 욕설이 튀어나왔다.

"이런 호로자식", "너 나이가 00살이라며, 어른도 못알아 보고…"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전해지는 담배 연기를 거부할 수는 있다. 또 지금까지 관례처럼 의회에서 흡연을 해왔으나 엄밀히 얘기하면 법적으로도 흡연이 불가능한 장소이며, 공간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금연공간을 지켜달라'는 본인의 의사를 정확하고 제대로 알리는 것을 뛰어넘어 같은 동료의원에게 심한 욕설을 한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행동일 것이다.

또 초선이냐, 재선이냐, 3선이냐, 4선이냐를 따져 '어른'임을 강요(?)한다는 것은 평등한 의회상이 아닐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들어 부천시의회는 30명 의원이 '따로 움직이는' 듯하다. 지난 14일 제147회 임시회가 개회됐을 당시 시정질문이 시작됐으나 본회의장은 거의 텅비어 있었다.

의원들 스스로 동료의원이 준비한 시정질문에 관심이 없는데 어떤 시 집행부 공무원이나 87만 시민이 관심을 기울일 것인지 의문이다.

서로 존중하는 모습이 결여된 부천시의회의 현실이 지난 14일 본회의장에 이어 오늘(17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또다시 비춰졌다.

한편 기획재정위는 이날 부천시 공직자윤리위원회 조례 개정안 등 3건의 안건을 처리하면서 의원간의 불미스러운 일 때문인지 불과 15분만에 3건의 안건을 모두 원안가결시켰다.

3건의 안건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의원들의 질문은 단 한건에 불과했다.
덧붙이는 글 <부천매일>에도 기사가 실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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