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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의원들 해외연수 강행 논란

12명, 5천만원 써가며 중동 2개국 나들이...경제 고통 외면

등록|2008.10.21 16:23 수정|2008.10.21 16:23

▲ 경기 군포시의회 ⓒ 최병렬



최근 불어닥친 환율 급등락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회전반에 해외여행 자제 분위기가 이는 가운데 군포시의회 의원들이 5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중동 2개국(아랍에미레트, 이집트) 해외연수를 다녀올 계획을 추진하자 시민사회가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포시의회의 해외연수 계획에 따르면 이번 해외연수는 군포시의회 9명의 시의원 전원 이 참여하고 공무원 5명이 수행하는 등 모두 14명이 출발할 예정으로 오는 11월 3일 인천 인천 국제공항 출발하여 오는 9일 귀국하기까지 6박7일간의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시의원 해외연수 주요 일정을 살펴보면 이집트 룩소 고나광광진흥청, 카이로 시청, 뉴 카이로 건설현장, NAKHEEL시 팜 아일랜드, BURJ DUBAI, 비즈니스 베이 개발지역, 스키 두바이 등을 방문하고 기자지역의 7대 불가사의 유적지 등 관광지들도 견학할 계획이다.

군포시의회는 공무국외여행의 목적에 대해 "국제적으로 개발의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두바이를 방문, 세계 최대를 추구하며 명품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현실을 견학하고 군포시 도시개발 사업 등에 접목하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인류의 고대문명지인 이집트 방문을 통해 군포시 특성을 살린 문화관광 컨텐츠를 보완, 제시할 수 있는 견학으로 지역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함"이라고 취지를 나타냈다.

군포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달러 환율도 치솟는 판에 중동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다는 것은 상식에서 어긋난 것"이라며 "지난 군포시 공무원 해외연수때도 체계적 계획 없이 다녀와 원성을 들었는데 이번 연수도 달러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산본에 거주하는 오아무개(51)씨는 "경제가 어렵다고 장롱속 달러를 모으자고 하는 상황에 혈세를 펑펑 써가며 외유에 나서는 우리 군포시의원들의 행태가 창피하다"며 "타 지방의회에서 예정된 연수를 취소하고 있다는 뉴스도 듣지 못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 군포시의회 본회의장 ⓒ 군포시의회



군포시의회 이경환 의장은 21일 전화통화에서 "의장단 회의에서 공무국외여행에 대해 논의하며 고환율과 경제위기 등이 최근의 상황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군포시 현안사안에 대처하기 위한  우수사례 벤치마킹도 시급해 가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의장은 "최근 전국 각 지방의회와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해외연수와 출장을 취소하는 등 해외여행 자제를 하는 분위기가 급증하고 있어 의견들이 각기 다른 의원들 사이에서 중간자적 입장에서 조정해야 할 의장으로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최근 해외연수에 대한 사회전반에 걸쳐 반발 여론이 급증하고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인식한 때문일까,  해외연수를 떠나려던 시의원 중에서 2명이 불참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외유길에 나서는 인원은 당초 14명에서 현재 12명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해외연수 소요 예산도 당초 5천만원에서 약 700만원 정도 절감돼 총 4236만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는 시 예산지원 1624만7580원, 자부담 140만2420원으로 시의원 개인당으로 350여만원이며 이 중 약 140만원은 시의원 개인이 부담한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해외연수를 떠나려던 지방의회들이 이미 계획된 해외연수 일정을 잠정유보 또는 취소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들도 장기근속 공무원 해외여행과 모범공무원 산업시찰, 해외출장을 중단하며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앞서 안양시의회 보사환경위원회(위원장 이동기) 소속 시의원들은 2008년 하반기 공무외연수 계획에 따라 오는 27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자매도시 방문 교류와 중국 문화교류 우호 증진을 목적으로 중국 웨이팡시와 북경 등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잠정보류'했다.

또 이웃 지자체인 의왕시는 지난 16일 "환율·유가 등 요인으로 경제불황이 계속되는 현실에 외유성 국·내외 해외여행 및 산업시찰은 시의적절치 않아 중지한다"고 밝혀 매년 실시하는 장기근속 공무원 부부동반 해외여행과 모범공무원 산업시찰이 전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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