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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의회, 중동 해외연수 취소 결정

어려운 경제와 지역사회 따가운 여론 외유 발걸음 가로 막았다

등록|2008.10.23 10:12 수정|2008.10.23 10:12

▲ 군포시의회 전경 ⓒ 최병렬



군포시의회(의장 이경환)가 다음달 떠나려던 중동 외유를 22일 취소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금융위기 및 경제적 어려움과 경기도와 도의회의 '공무국외여행 자제' 권고 공문에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따가운 여론이 시의원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이경환 의장은 22일 저녁 전화통화에서 "당초 주목받는 두바이를 중심으로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올 계획이었으나 환율급등 금융위기와 경제악화, 어려운 서민경제 등을 고려하여 의원들과 조율을 통해 이번 해외연수를 취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시의원들이나 공무원들이 꼭 필요하지 않은 출장, 벤치마킹 해외연수, 자료수집·선진지 견학, 포상·공로 여행 등을 당분간 유보하거나 이를 취소하는 것이 시민들에게 신뢰를 받는 것 아니겠냐"며 외유 포기 이유를 밝혔다.

군포시의회는 당초 군포시의회 9명의 의원 전원과 수행하는 공무원 5명 등 모두 14명이 일부 경비의 자부담을 포함하여 4236만원 예산을 들여 오는 11월 3일부터 9일까지 6박 7일간의 일정으로 중동 2개국(아랍에미레트, 이집트) 해외연수를 다녀올 계획이었다.

특히 시의원들의 일정을 보면 이집트 룩소 고나광광진흥청, 카이로 시청, 뉴 카이로 건설현장, NAKHEEL시 팜 아일랜드, BURJ DUBAI, 비즈니스 베이 개발지역, 스키 두바이 등을 방문하고 기자지역의 7대 불가사의 유적지 등 일부 관광지들도 포함돼 있다.

▲ 군포시의회 의원 윤리강령 ⓒ 최병렬



앞서 시의원들의 외유를 비판했던 오아무개(51)씨는 "지난 군포시 공무원 해외연수 때도 두바이를 체계적 계획없이 다녀와 언론과 시민단체로부터 호되게 당하지 않았느냐"며 "경제도 어려운 시국에 이번에는 의원들이 외화를 낭비해 가며 떠난다는 소식에 열 받아 시민단체에 데모하지 않느냐 전화까지 했는데 취소했다니 뒤늦게나마 다행이다"고 말했다.

군포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도 "군포시의회가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며 "의회의 이번 결정은 지방자치단체나 타 지방의회에도 좋은 사례로 전달될 만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특히 군포경실련 관계자는 "군포시나 시의회가 해외연수를 떠나기전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향후 해외 방문시 반드시 시민사회단체 등 NGO들이 자비를 들여서라도 함께 동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환율급등과 심각한 경제난으로 서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 지속되자 지방의회들이 이미 계획된 해외연수 일정을 잠정유보 또는 취소하고, 각 지자체들도 장기근속 공무원 해외여행과 모범공무원 산업시찰, 해외출장을 중단하는 곳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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