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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김정일과 맞붙어 얘기하면 통할 것"

DJ,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출연..."풍선으로 삐라 돌린 것이 직접 자극"

등록|2008.10.23 21:13 수정|2008.10.24 09:30

▲ MBC 라디오 표준FM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진행중인 김미화는 방송 5주년을 맞아 23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대담을 가졌다. ⓒ MBC


김대중 전 대통령은 최근의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 "풍선으로 삐라를 돌린 것이 직접적인 자극이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이명박 대통령이 북측에 먼저 몇 가지 '성의 표시'를 한 뒤에 정상회담을 제안해 "김정일 위원장과 맞붙어서 얘기를 하면 얘기가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23일 방송된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프로그램에서 "찌라시가 날아가니까 거기에 김정일에 대한 비난도 있고 사생활도 있고 하니까 엄청난 충격을 준 것 같다"면서 "그것이 (이번에 북쪽에서 막 나온) 제일 큰 직접적 원인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6·15와 10·4에 대해서 정부가 딱 떨어지게 지킨다는 말을 안 하고 있다"면서 "그 문제에 더해 최근에 풍선으로 말하자면 삐라를 돌린 것이 아마 상당히 직접적인 자극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6·15와 10·4 인정해야"

김 전 대통령은 코미디언 겸 방송인 김미화씨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의 5주년 특별대담에 출연해 "최근에 북한이 남북관계 전면차단, 이런 걸 언급을 했는데 이러다가 남북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들이 많이 있다"는 김씨의 지적에 "상당히 우려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문제는 서로 불신이다"면서 불신 해소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해야 할일'을 ▲ 6·15와 10·4를 인정하는 것 ▲ 인도적 입장에서 쌀을 빨리 주는 것 ▲ 개성공단에 노동자 숙소 지어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는 것 ▲ 금강산 관광을 재개한 뒤에 ▲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적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맞붙어서 얘기를 하면 얘기가 통할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지금 북한도 우리하고 잘 지내면 이익이고 못 지내면 손해지 우리만 아쉬운 거 아니에요"라면서 "북한이 우리하고 관계가 안 좋은데 미국하고 관계만 어디까지나 좋아질 수 없고 한계가 있다"면서 북한측에도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도 아쉬운 점이 있고 또 우리도 북한하고 관계가 나쁘면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이 아주 약해지고 또 어려운 문제가 생긴다"면서 "그래서 난 지금 우리 정부가 그러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경제부총리 신설하고 불신 경제관료 교체해야"

▲ 김대중 전 대통령 ⓒ 유성호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에 비춰서 현재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정부는 어떤 노력들을 해야 되냐는 질문에 "나는 분명히 그때 우리가 국민의 덕택으로 성공했고 또 우리가 잘 국민의 힘을 활용했다고 생각해요"라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예요"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나는 현재도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믿음이요. 국민이 믿으면 자발적으로 달러가지고 나오기 시작할 것이고, 그런데 믿으려면 난 두 가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 경제부총리 제도의 부활과 ▲ 국민이 불신하는 경제관료의 교체를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IMF 극복과정에서 구조조정과 관련 "나는 원칙만 얘기해 주고 일체 개입 안 했어요. 전문가들이 알아서 하고. 그때 내가 재무장관이나 금융위원장을 아주 잘 만나서 그 사람들이 잘해요. 그렇게 해 갖고 경제를 살린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무슨 책을 읽고 있냐는 질문에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이 쓴 <피스메이커>를 읽고 있다"면서 "아주 좋은 책이에요. 아마 역사에 남을 거예요"라고 극찬했다.

5년째 MBC 라디오 표준FM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진행중인 김미화씨는 방송 5주년을 맞아 이날 오전 서울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에서 대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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