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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투성이 울주군수 선거, 치유가 과제

한나라당 신장열 후보 당선...쌀직불금 등 후유증 심각

등록|2008.10.30 12:23 수정|2008.10.30 12:23
30%를 못 넘길 것이라던 투표율이 예상을 깨고 34.13%를 기록한 29일의 울주군수 보궐선거, 그만큼 이번 선거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은 높았다.
투표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두 시간 연장한 점과 시의원 선거가 함게 치르진 점 등이 투표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소속 군수의 비리에 따른 도중 하자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이 '비리 제공=불공천' 당규를 어기면서까지 공천자를 내 논란이 일었고, 공천 과정에서도 무성한 잡음을 일으키며 뒷말을 남겼다.

지난 2006년 울주군수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나와 2위를 했던 박진구 전 울주군수가 한나라당 공천 마지막날 민주당을 전격 탈당, 공천을 신청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밀약 공천이라는 예상을 깨고 부군수 권한대행을 해온 신장열 후보를 공천함으로써 다시 한나라당의 고도의 전략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서진기 후보는 일전을 벼렀고, 한나라당 신장열 후보는 쌀 직불금 수령, 불법 후원금 블로그글 파문, 금품살포 사건 등 갖가지 의혹에 휩싸이며 불안한 유세전을 치렀다.

문제는 이같이 불거진 의혹들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 하는 점. 신 후보는 30일 오전 10시 가진 당선 기자회견에서 "제기된 명예훼손적 의혹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법적으로 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낙선한 다른 후보들이 수사 요구 등을 할지가 변수다.

당장 31일 발표될 쌀 직불금 불법 수령 공직자 명단에 그가 포함되느냐 하는 것과 불법 후원금 의혹을 낳은 블로그 글을 두고 "만일 사실이라면 이것은 정치자금"이라고까지 한 검찰이 수사를 어떻게 진행하느냐가 관심사다. 또한 선거 막판에 불거진 금품살포 의혹에 대한 경찰의 수사도 초미의 관심사다.

한나라당은 박희태 대표가 두 번이나 울산에 내려와 지원하고 울산에서 5선을 한 정몽준 최고위원과 울주군 강길부 의원, 울산 중구 정갑윤 의원 등이 총출동해 신 후보를 지원함으로써 이를 만회하려 했다.

결과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이번 선거는 결국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영남권 공식을 확인하며 1만 9718표(득표율 41.16%)를 얻은 한나라당 신장열 후보를 당선시켰다. 

29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개표 초반 신장열 후보에게 1000표나 앞서면서 기대에 부풀었던 무소속 서진기 후보는 결국 1만 6238표(33.90%)에 머물러 3480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강기갑 대표의 수 차례 지원 유세를 비롯해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 등이 나서면서 총력전을 펼친 민주노동당 홍정련 후보는 7728표(16.13%)를 얻는데 그쳐 3위를, 현 정부 행정안정부 국장을 지낸 무소속 배임태 후보는 2974표(6.20%)로 4위를, 1238표(2.58%)를 얻은 이형철 후보가 그 뒤를 이었다.

신장열 당선자는 30일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받고 곧바로 업무를 시작하면서 오는 2010년 6월 말까지 1년 8개월간 재직하게 된다. 지난 1년 4개월간 군수권한대행을 맡아온 점을 감안하면 3년 가까이 울주군의 수장을 지내는 셈이다.

이제 신장열 당선자가 자신의 공약대로 끊임없는 군정을 잘 해나갈지는 갖가지 의혹들에 대한 결과에 따라 판가름나게 됐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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