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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 넘치는 사람들이 펼치는 신나는 놀이 한판

제11회 강북청소년문화축제 추秋락樂 현장…“온동네씨 같이 놀아요”

등록|2008.10.30 14:05 수정|2008.10.30 14:05
올해도 강북구에서는 청소년문화축제 ‘추락’이 열렸다. 10월 25일 오전 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날아올랐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행사에 강북구에 ‘끼’있는 사람들 모두 모였다.

강북구청소년문화축제'추락'현장 01강북구청 앞 도로에 펼쳐진 놀이마당에서 청소년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 고영준


강북구청에서 마당과 도로를 청소년들이 마음껏 놀 수 있도록 내주었다. 흥겨운 노랫소리와 웃음소리로 지나가는 주민들이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유역에 놀러왔다가 노래 소리 듣고 왔어요.”

김초희 양(수유중1)은 "무대에 올라간 친구들이 행복해보여요"라면서 "나도 참여하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전문가’만 보던 눈이라면 친구들 공연이 조금씩 어설프기도 하겠지만, 꿈꾸던 일을 할 때 나타나는 좋은 기운이 흘러넘쳐 부족한 점을 충분하게 매웠다.

메인 무대에서는 쉬지 않고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졌다. 무대 뒤쪽에서 공연을 준비하는 밴드 ‘홀릭’을 만났다. 홀릭은 6번째 참가하는 단골손님이다. 창국중학교 3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참가했다. “이렇게 공연할 수 있는 무대가 있어서 좋고, 친구들과 함께 열정을 쏟아 해나갈 수 있어서 느낌이 좋다.”

초등학생 친구들도 무대에 올랐다. 난나방과후학교에서 만나 랩동아리를 만들었다는 초등학교 5학년생 김규백‧김명진‧고성현 어린이가 신나는 공연을 펼치고 내려왔다. 제법이네 싶었는데, 하루에 1~2시간 랩을 연습하면서 무대를 준비했다고 한다.

강북구청소년문화축제'추락'현장 02온동네 장기자랑 무대에서 난나학교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댄스동아리 '레인보우걸스'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 고영준


이들의 라이벌도 있다. 난나학교에서 만난 친구들(홍진희‧유지선‧황영지‧신유미‧이희빈)이 소녀 댄스동아리를 만들었다. 이름은 레인보우걸스. “새로운 춤을 출 수 있고, 무대에 설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하고 참가 소회를 밝혔다.

추락이 알려지면서 지방에서도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생겼다. 충남 당진에서 온 이종광 군은 후배 두 명과 함께 먹을거리마당에서 쿠키를 만들고 있었다. 쿠키 만드는 솜씨가 제법이라서 어떻게 배웠느냐고 물었다.

“‘무엇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독학으로 집에서 쿠키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친구가 소개해 여기 왔고요.”

그래도 그렇지 쿠키 만들어 팔려고 이 먼 길을 오나 싶었다. 이 군은 “다른 축제에 가면 구경만 해야 하는데, 여기는 누구나 마음껏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돼요’라고 말했다.

강북구청소년문화축제'추락'현장 03공연무대 앞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 고영준


도봉구에 사는 고윤희(30)씨는 작년부터 이곳을 찾고 있다. “재밌어요. 조금 멀긴 하지만 매번 행사 때마다 오게 되더라고요.” 김수미․성정아 씨도(청소년공부방 교사)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것 같다”고 평했다. 친구 공연을 보러 온 박상욱‧김윤채(용문고1) 군도 “열정을 다해 공연하는 친구가 달리 보인다”고 말했다.  

강북청소년문화축제'추락'현장 04메인 스테이지에서 청소년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 고영준


중앙 무대 주변으로는 동네의 숨은 기인들이 펼치는 세상, 전시 마당, 온동네 장기자랑, 놀이 마당, 먹을거리 마당 등 다양한 판이 벌어졌다. 마당 곳곳에는 봉사자들 30~40명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번동중학교 3학년생 이유미‧전가영‧박송이 양은 “학교에서 포스터를 보고 왔어요. 이번에는 봉사자로 참여하지만, 다음엔 기획에 뛰어들고 싶다”고 입을 모아 포부를 밝혔다. 작년부터 봉사자로 참여한 고은영 양(번동중3)은 “축제라고 다 신나는 건 아니다. 축제도 재미있고 사람들도 생기 넘쳐 계속 참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소년이 문화의 참 주인인 세상, 청소년문화공동체 ‘품’
청소년문화공동체 ‘품’은 1992년부터 청소년과 함께 하는 놀이문화 운동에 앞장서는 단체다. 상업주의적 놀이문화(PC방, 노래방 등)에만 젖어 살다가는 청소년만의 색깔 있는 놀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품은 이들이 ‘품’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청소년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고 즐기고 나누도록 돕고 있다.

‘품’에 가보면, 스스로 문화를 생각하고 현실로 이뤄내고 놀이를 이웃과 함께 즐기는 청소년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청소년들은 문화 상품을 팔아주는 역할만 하는 ‘소비자’에서 이제는 생산자로, 문화의 참 주인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렇게 뭔가 해보려는 청소년 동아리들이 각자 활동하는 것을 ‘품’은 한 곳으로 결집하는 일을 맡았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내서 강북청소년문화축제 ‘추락’에서 이웃과 나누고 즐긴다. ‘추락’은 지역을 기반으로 해서 지역주민, 청소년 기획단, 다양한 단체 네트워크, 지역 내 활동 동아리 이 모두가 협력해서 행사를 펼친다. 특히 강북지역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품’과 함께 신명나게 놀고 싶다면, 주저함 없이 접속해보자!!
○ 전화 | 02-999-9887
○ 홈페이지 | www.pumdongi.net
○ 강북 청소년 문화 놀이터 |     http://club.cyworld.com/CultureNoriter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생명평화연대가 발행하는 인수동 마을신문 <아름다운마을>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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