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학 분위기 흐린다'... 교사, 공고전학생 폭행
[제보 취재] 서울 O고 교사, 재단 징계위에 회부... 피해 학생은 등교 거부
▲ 폭행 사건이 일어난 서울 O고등학교 ⓒ 오마이뉴스 김영균
서울 강북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전학온 한 학생에게 지나친 체벌을 가해 물의를 일으키고있다.
해당 학교 재단은 이 교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으며, 폭행 당한 학생은 현재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는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다"며 전학을 요구하고 있지만 학교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면학 분위기 흐린다'... 교사, 공고전학생 폭행
G공고를 다니던 K(17)군은 지난 9월 5일 O고로 전학왔다. K군은 기술을 배우는 공고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부모를 설득해 이 학교로 옮겨왔다.
K군은 지난 달 17일 교내 계단에서 담임인 김교사에게 수차례 뺨을 맞고 배를 걷어차이는 등 폭행을 당했다. K군과 학교측에 따르면 이날 김 교사는 K군에게 "2층에서 기다리라"고 했지만 서로 길이 엇갈려 만나지 못했다.
잠시 뒤 K군을 만난 김 교사는 갑자기 화를 내며 손과 발로 때렸다. K군은 "왜 맞는지도 모르면서 신나게 맞기만 했다"고 말했다.
처음 K군은 이런 사실을 부모에게 숨기고 말하지 않았다. 며칠 동안 불면증에 시달린 K군은 부모에게 편지를 써 담임교사의 폭행을 알리고 등교를 거부했다. 결국 K군 가족들은 학교를 찾아가 강하게 항의했다.
담임교사 "때린 것은 잘못... 인격적 모욕은 안 했다"
담임인 김 교사는 3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학생을 때린 것은 크게 잘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학부모와 통화해서도 잘못했다고 했고, 치료비 등에 쓰라고 60만원을 드렸다"며 "지금이라도 용서를 빌라면 빌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K군이 전학 온 뒤 전교 1등이던 반이 2등으로 떨어져 분위기를 흐트린 것 아니냐'는 생각이 있었고, 우발적인 폭행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K군의 잘못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폭행 전날 K군이 교내 3층 화장실에서 흡연하다가 적발됐고, 전학을 온 뒤 계속해서 지각을 했다"고 밝혔다.
K군과 가족에 따르면, 이번 폭행 사건 이전에도 담임인 김아무개 교사는 동급생들 앞에서 K군에게 심한 모욕과 수치심을 줬다. K군은 "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김 교사가)'양아치'라고 부르고, 이동수업을 할 때도 '우리 반에 오염물질이 들어왔다'는 등의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사는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K군을 비롯한 몇몇 학생이 똑같은 모양의 손목시계를 차고 있길래 '양아치 시계를 찬 사람'이라는 말은 한 적이 있지만, 오염물질이니 하는 말은 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O고 관계자는 "학부모가 찾아와 교장 면담을 하면서 파악해 보니 체벌에 과한 점이 있었다"며 "'양아치'니 하는 발언 등 인격적으로 수차례 걸쳐서 모욕했다는 얘기도 학부모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교사는 따로 사건조사를 해서 징계위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폭행 사건 뒤 전학 준비 들어간 K군
K군은 이번 사건 뒤 다시 전학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측은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서는 전학 갈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K군의 어머니 유아무개씨는 "같은 학교에 있다면 김 교사와 아들이 언제라도 만나지 않겠느냐"며 "학교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전학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O고 관계자는 "어떻게든 K군을 설득해 학교에 다시 나오게 하려고 담임교사를 바꾸는 등 조치를 취해주겠다고 했으나, 가족들 반대가 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미대선] 민주 "축하파티 준비"... 공화 "여론조사 못믿어"
☞ 내가 조계사서 나와 "잠행농성"하는 까닭
☞ 페일린은 웃겨도 MB는 안 웃긴다
☞ [블로그] 인순이의 욕망을 재단하지 마라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