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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보전 모범국' 된다더니, 새만금은 빼고?

람사르협약 사무국 "연안습지 매립시 생태영향 보고" 요구.

등록|2008.11.03 19:37 수정|2008.11.03 19:37

▲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속에 결의안 내용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환경단체들이 람사르총회장 앞에서 연안습지 매립에 반대하며 상징의식을 하는 모습. ⓒ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람사르협약 사무국이 우리 정부에 '연안습지를 매립할 경우 람사르협약 사무국에 생태영향보고를 하도록 하는 항목'을 요청했지만, 우리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람사르협약 사무국과 당사국들은총회 마지막날인 4일 채택할 결의문과 '창원선언문' 등에 들어갈 내용을 놓고 막바지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람사르협약 사무국은 환경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국 정부에 "한국의 새만금 간척사업이 이동성 물새에 미칠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 내용을 람사르협약 사무국에 계속 보고하고, 한국에서 추가로 추진하고자 하는 연안습지 매립이 미칠 생태적 영향에 대해 사무국에 보고한다"는 내용을 항목에 넣을 것을 요구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람사르 습지 목록에 등록되지 않았던 새만금도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

또한 추가로 연안습지를 매립하고자 할 경우, 한국 정부는 생태 영향을 람사르협약 사무국에 보고해야 된다. 람사르 습지에 등록하게 되면 해당 국가는 습지 보호법률에 따라 해당 습지를 보호해야 한다. 람사르협약 사무국이 우리 정부에 이같은 요청을 한 것은 연안습지 매립에 반대하고 있는 환경단체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 대표단은 "모든 연안습지 매립에 대해 람사르협약 사무국에 생태영향보고를 하는 것은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람사르한국NGO네트워크와 경남환경연합은 3일 오후 "한국 정부는 연안습지 매립에 대한 생태변화 보고 요청에 응하라"는 제목의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람사르협약은 동아시아-호주 철새 이동경로상의 중간 기착지로 새만금을 비롯한 한국의 연안습지에 대하여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보전되길 바라고 있다"며 "한국정부의 입장은 국제사회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람사르 모범국가가 되겠다'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람사르 개막식 축사 이행을 위해서라도 람사르협약 사무국의 입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개최국이 취해야 할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 단체는 "한국정부는 람사르협약 사무국의 간섭이 싫다면 연안매립 정책을 즉각 포기하여 습지보전정책의 의지를 보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담당 사무관은 "결의안에 넣겠다는 것은 특별하게 문제가 있다는 의미여서, 새만금을 람사르협약 사무국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추가로 매립할 연안습지에 대해서도 정보를 제공하라고 했는데, 람사르 등록 습지도 아니고, 다른 나라(지역)에는 요청하지도 않으면서 우리 나라에만 요청하는 것은 람사르협약 체계상 맞지 않는 문제"라고 삭제요청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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