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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1)

― ‘너의 의무’, ‘너의 꿈’, ‘너의 교실’ 다듬기

등록|2008.11.03 18:59 수정|2008.11.03 18:59
ㄱ. 너의 의무

.. 세상 사람의 칭찬이나 비난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너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일을 해라 ..  <마하트마 간디/진영상, 함석헌 옮김-날마다 한 생각>(호미,2001) 174쪽

"세상 사람의 칭찬이나 비난(非難)"은 "세상 사람들 칭찬이나 헐뜯음"으로 고쳐 볼 수 있습니다.

 ┌ 너의 의무라고
 │
 │→ 네 의무라고
 │→ 너한테(네게) 의무라고
 │→ 자기한테 의무라고
 │→ 자기가 의무라고
 │→ 스스로 의무라고
 └ …

'나의'와 함께 잘못 쓰는 말이 '너의'입니다. 우리 말은 '내'와 '네'거든요. "내 의무"이고 "네 의무"이지, "나의 의무"나 "너의 의무"는 아닙니다. 보기글에서는 "스스로 의무라고 생각하는"이나 "자기가 느끼는 의무라고"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ㄴ. 너의 꿈을

.. 수가야, 그럼 건강하고 너의 꿈을 부지런히 키우며, 열심히 살자꾸나 ..  <최광호-사진으로 생활하기>(소동,2008) 66쪽

'건강(健康)하고'는 '아프지 말고'나 '몸 튼튼히'나 '잘 지내고'로 손봅니다. '열심(熱心)히'는 '부지런히'나 '힘껏'이나 '다부지게'로 손질합니다.

 ┌ 너의 꿈
 │
 │→ 네 꿈
 │→ 네가 품은 꿈
 │→ 네가 이루고픈 꿈
 └ …

꿈을 꾸는 사람이 나이면 "내 꿈"입니다. 꿈을 꿀 사람이 너이면 "네 꿈"입니다. 또는, "내가 품은 꿈"이요, "네가 품은 꿈"입니다. "내가 꾸는 꿈"이나 "네가 꾸는 꿈"입니다. "내가 이루고픈 꿈"이요, "네가 이루고픈 꿈"인 한편, "내 마음에 간직한 꿈"이나, "네 마음에 간직한 꿈"입니다.

ㄷ. 너의 교실

.. "저 녀석, 지난 학기 중에 말썽이다 뭐다 해서 교무실 출입을 제 집 드나들듯 하더니, 여기가 자기 교실인 줄 아나 봐. 저기 복도 끝이 너의 교실이야." ..  <김수정-홍실이>(서울문화사,1990) 130쪽

"학기 중(中)에"는 "학기 동안"으로 다듬습니다. "교무실 출입(出入)"은 "교무실 나들이"로 손보거나 "교무실 드나들기"로 손봅니다.

 ┌ 너의 교실이야
 │
 │→ 네 교실이야
 │→ 너네 교실이야
 │→ 너희 교실이야
 │→ 네가 갈 교실이야
 │→ 네가 배우는 교실이야
 └ …

여름방학을 마치고 졸린 몸으로 학교에 간 아이가 제 교실을 못 찾고 헤맵니다. "여기가 우리 교실인가? 저기가 우리 교실인가?" 그러다가 교무실로 들어가더니 "여긴 노인학교잖아?" 하고 어리둥절해 합니다. 그러니 이 모습을 보던 나이든 교사 한 사람이 "인석아, 너네 교실은 저기야." 하고 가르쳐 줍니다.

 ┌ 우리 교실 / 내 교실 / 네 교실 (o)
 └ 우리의 교실 / 나의 교실 / 너의 교실 (x)

내가 다니는 교실입니다. 네가 다니는 교실입니다. 우리가 다니는 교실입니다. 내가 배우고 네가 배우며 우리가 배우는 교실입니다. 내가 깃들고 네가 깃들며 우리가 깃드는 교실입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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