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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파병? 오바마와 코드 맞추기 끝이 안보인다

등록|2008.11.06 19:51 수정|2008.11.06 19:51
미국대선에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자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분주해지고 있다. 자신들과 정책과 비전이 전혀 다른 인물이 백악관의 주인이 되기 때문이다. 오바마 당선자는 알려진 바 와 같이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규제와 감세 반대, 노동자 등 소외계층 보호, 외교에 있어서는 일방주의가 아닌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는 인물이다. 북한, 이란 등 적대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당선자와 이 대통령의 경제문제나 대북관에 있어 전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음에도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자는 서로 닮은꼴이라는 등 낯 뜨거운 주장을 서슴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당선자와 이대통령은 정책 차이 뿐만 아니라 개인사에 있어서도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오바마 당선자는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으면서도 인권변호사가 되어 시카고지역 소외계층을 위해 헌신했고 공약도 그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에 비해 이대통령은 6.3사태 당시 잠깐의 수감생활 이후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건설족으로 경력을 쌓았고 신자유주의적 경제관을 바탕으로 이른바 강부자로 불리는 소수의 부유층을 위한 정책에 올인하고 있다. 

전혀 다른 정책과 개인사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모양새를 구겨가면서 오바마당선자와 코드 맞추기를 하면서 대북문제나 한미FTA를 해결해보려고 하고 있다. 심지어 한나라당 박진 의원(국화 통외통위 위원장)은  오바마가 아프칸사태에 관심 있으니 아프칸 파병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나 한나라당의  추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가 청와대의 요구대로 해줄 것 같진 않다. 오바마는 당면한 경제위기 해결과 외교적 딜레마 해결을 위해 한미FTA 재협상과 북한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자신의 공약대로 간다는 것이다.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에도 이명박정권이 미국에 반기를 들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지만 그런 상황은 절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정희, 김영삼 등 역대 정권이 대북문제나 기타 이슈와 관련해 미국과 다른 길을 걸었다가 불행한 결과를 맞이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바마 시대를 맞이해 이명박 정권이 선택할 길은 많지 않다. 국내문제야 알아서 한다고 해도 미국과 직접 부딪치는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의사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아프간 파병이라는 꼼수를 부리기보다는 먼저 북한과 관계개선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미FTA에 대해서도 파산위기에 처한 미국자동차산업과 노조의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오바마의 처지를 고려해 아예 폐기하거나 국회비준을 연기해 미국의 반응을 기다리는 것이 옳을 것이다. 우리가 먼저 비준하고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미국의회와 백악관을 자극해 손해를 자초하는 꼴이 된다.  

오바마시대를 맞이해 대외관계에 있어 위기를 맞은 이명박 정권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알 수 없지만 과거의 행태로 볼 때 가장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다. 이를 막기 위한 야당과 시민사회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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