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과거시험 과목에 훈민정음이 있었다?
[서평]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이조에 전지하기를, "금후로는 이과(吏科)와 이전(吏典)의 취재(取才)때에는 훈민정음도 아울러 시험에 뽑게 하되, 비록 의리(義理)는 통하지 못하더라도 능히 합자(合字)하는 사람을 뽑게 하라"하였다.-<조선왕조실록>세종28년(1446) 12월 26일
이런 교지에 앞서 10월 10일에 대간(臺諫)의 죄를 훈민정음으로 써서 의금부와 승정원에 보이게 한다. 이로써 공식적 용도에 훈민정음을 적극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종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후 한글을 정착시키려는 실질적인 조치들을 취한다. 그 중 하나가 위와 같이 관리시험에 훈민정음을 시험과목으로 정해 입신양명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훈민정음의 기본만이라도 반드시 알게 하자는 것이었다.
위에서 말하는 합자란 '초성·중성·종성으로 나누어 합한 연후에야 글자를 이루었다'는 훈민정음의 원리에 따른 것. 즉 뜻과 이치(의리)는 제대로 알지 못하더라도 자모를 합해 글자를 제대로 쓰는 것만이라도 과거시험을 보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게 하자는 뜻이다.
이전은 각 관청의 문서처리나 등사, 연락사무 등을 보는 하급관원이다. 그러니 우리들이 과거시험 하면 흔히 떠올리는, 고급관료를 뽑는 그런 시험은 아니다. 그러나 이전이 사회적 위치는 낮지만, 공식적인 문서를 수행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세종의 이런 조치는 꽤 실질적이랄 수 있다.
옛날, 과거시험 과목에 훈민정음이 있었다?
세종은 이후에도 훈민정음을 과거시험에 계속 활용한다. 이듬해인 1447년, 즉 세종 29년 4월 20일에는 "이과의 관리를 선발할 때 여섯 가지 과목에 다 합격한 자만을 뽑지 말고 전체 점수가 높은 자를 뽑도록 하고, 함길도 자제의 경우에는 <훈민정음>을 시험하여 합격한 사람에게만 다른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부여, 이를 다른 관아의 아전을 선발할 때에도 반드시 적용하라"는 교지를 내리기도 한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비록 하급 관원을 뽑는 시험이지만 실질적인 문서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훈민정음>의 기본만이라도 알아야만 관리가 될 수 있게 하자는 것, 즉 한글을 공식 문자로 삼겠다는 세종의 적극적인 의지라고 볼 수 있다.rhk
그러나 <훈민정음>을 중시한 세종이 세상을 떠나자, 그 뒤를 이은 문종 때에는 관리 선발 시험에 훈민정음이 채택되지 않는다. 물론, 단종 때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세조가 왕위에 오른 후 6년이 경과하자 예조에서 <훈민정음>을 관리 선발 시험 과목으로 채택하자는 보고를 올린다.(<조선왕조실록> 세조 6년(1460) 5월 28일)-책속에서
그리하여 세조 때에는 세종 때처럼 하급 관리의 시험이 아닌 문과에 훈민정음이 공식과목으로 채택된다. 양반의 도를 중시하던 예조의 주청으로 명실상부 고급 관리 시험과목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세조 6년 9월 17일과 세조 10년 9월 21일에도 예조의 보고는 계속된다.
한편 연산군은 재위 12년 5월 29일에 "언문을 아는 여자를 각 원(院)에서 두 사람씩 뽑아 들이라"는 지시까지 하게 된다. 우리에게 연산군은 한글사용을 탄압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글쎄 과연 그럴까? 이 책에서도 물론 이 내용을 다룬다.
썩 흥미롭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시험과목에 넣으라고 이조에 전지했던 것에 비해 세조 때에는 예조에서 자발적으로 훈민정음을 시험과목에 넣자고 한 것이다. 우리들이 이제까지 알고 있기를 '조선시대 양반들에게 무시당한 글자 언문'이 <훈민정음> 아니던가!
한글만 잘 사용해도 이 땅에서 아무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한글은 누가 만들었나? ▲한글 창제 당시 집현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한글 창제 후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세종은 한글이 한자를 대신할 문자라고 생각했을까? ▲양반들은 한글을 배울 필요가 있었을까? ▲ 실학자들은 한글을 어떻게 봤을까? ▲연산군은 한글 사용을 탄압했다? ▲한글로 쓰인 현존하는 최초의 책은? ▲왜 불교 서적을 한글로 번역했을까? ▲백성들은 한글을 어떻게 배웠을까? ▲한글 보급의 일등공신은 소설이다? ▲한글 규범화 정책은 조선총독부가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한글을 배울 수 없었다? ▲글자의 이름은 어떻게 정해졌나? ▲글자의 순서는 어떻게 정해졌나? ▲왜 한글은 네모꼴이 되었을까? ▲세종 때에도 통일된 맞춤법이 있었을까? ▲한글은 ‘대한제국의 글자’라는 뜻이다?▲ 한글날은 왜 10월 9일일까? -목차중에서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책과 함께 펴냄)의 목차 일부이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이제까지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한글을 만든 사람은 세종대왕이요, 당시 양반들은 훈민정음을 무시해 언문, 혹은 '암클'이라고까지 불렀다'는 흔하고 당연한 상식부터 태클(?)을 걸고 있다.
당연히 무책임한 태클이 아니다. 저자들은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과 당시의 상황을 조목조목 제시, 그에 명확하게 답하고 있다. 하급관리 선발시험 과목이었으며 세조 때 고급관리 선발 과목이 될 정도였다면 우리들의 이런 상식-세종대왕=한글창제-은 애초부터 잘못된 건지도 모른다.
저자들은 책 전반에 걸쳐 이처럼 이미 상식화된 것들부터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을 묻고 답한다. 그리고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동안 한글에 대해 우리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중점으로 쓴 책들이 심심찮게 출판되었기에 나 역시 몇 권은 읽었던 터, 이 책은 이런 점, 즉 한글의 창제과정과 원리나 우수성을 말하는 이전에 읽었던 책들과는 많이 달랐다.
"우리는 이 책에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담고자 했다. 그러나 우리가 많은 사실을 담는 데만 열중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들을 알아내는 데, 그리고 알아야 하는데도 모르고 있는 사실을 찾아내는 데 관심을 쏟았다. 한글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역사적 맥락을 설명했으며, 되도록 쉽고 정확하게 문자의 원리와 기능을 설명하려 했다. …많은 역사적 사실을 통해 '한글은 우리의 생활에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에 만들어졌고, 우리의 생활에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새롭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깨달음이 '한글만 잘 사용해도 이 땅에서 아무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권리의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저자 서문 중에서
한글이 우리글이라 우수하다는 것은 자기도취, 잘난 이유 분명하게 알자
이 책은 모두 4부. 1부 '한글 누가 왜 만들었나?'는 훈민정음 창제를 둘러싼 이야기들이다.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 <대왕세종>(KBS-2TV)에 보면 조선의 문자창제를 압박하는 중국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숨 걸고(?) 문자창제를 끝내 해내고야 말겠다는 세종의 굳은 의지가 보인다. 사극은 100% 사실이 아니다. 이 책(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우리말 전문 학자 세 분의 연구 결과이다.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
문자와 한글과 관련된 대외적인 이야기들을 부록으로 실었는데, 특히 흥미로운 글은 두 꼭지. '일본에 한글을 닮은 글자가 있다는데?'란 글은 일본이 한글의 원형이라고 주장하는, 한글과 너무 닮은 '신대 문자'를 다뤘다. '가림토 문자란 무엇인가?'는 '단군조선시대 제3대 가륵단군이 경자2년(기원전 2181)에 만들었다'는 <환단고기> 가림토 문자에 대한 기록을 근거로 한, 한글과 가림토 문자와의 연관성 이야기이다.
우리에게 한글은 당연히 우수한 글자일 수밖에 없다. 내 뜻을 전할 수 있는, 우리글이라 내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냉정하게 따져보아 한글이 우수한 글일까? 한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한글이 과연 우수한 글일 수 있는 걸까? 다른 나라사람의 입장에서 한글은 어떤 글자일까? 이 평범하고 쉬운 질문을 진지하게 해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이런 물음들과 함께, 한글이 단지 내게 익숙하기 때문에 우수하다는 것은 자기도취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우리의 글 한글이 정말 '잘난 이유(우수한 이유)'를 명확하고 쉽게 제시하고 있다. 우리들이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하는 이유다.
우리말 관련 전문 학자들인 저자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팀을 이뤄 <우리말의 수수께끼>(2002년) <한국어가 사라진다면>(2003년) <역사가 새겨진 우리말 이야기>(2007년)처럼 꽤나 많이 알려진 우리말 대중서를 낸 바 있다.
이런 교지에 앞서 10월 10일에 대간(臺諫)의 죄를 훈민정음으로 써서 의금부와 승정원에 보이게 한다. 이로써 공식적 용도에 훈민정음을 적극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겉그림 ⓒ 책과함께
위에서 말하는 합자란 '초성·중성·종성으로 나누어 합한 연후에야 글자를 이루었다'는 훈민정음의 원리에 따른 것. 즉 뜻과 이치(의리)는 제대로 알지 못하더라도 자모를 합해 글자를 제대로 쓰는 것만이라도 과거시험을 보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게 하자는 뜻이다.
이전은 각 관청의 문서처리나 등사, 연락사무 등을 보는 하급관원이다. 그러니 우리들이 과거시험 하면 흔히 떠올리는, 고급관료를 뽑는 그런 시험은 아니다. 그러나 이전이 사회적 위치는 낮지만, 공식적인 문서를 수행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세종의 이런 조치는 꽤 실질적이랄 수 있다.
옛날, 과거시험 과목에 훈민정음이 있었다?
세종은 이후에도 훈민정음을 과거시험에 계속 활용한다. 이듬해인 1447년, 즉 세종 29년 4월 20일에는 "이과의 관리를 선발할 때 여섯 가지 과목에 다 합격한 자만을 뽑지 말고 전체 점수가 높은 자를 뽑도록 하고, 함길도 자제의 경우에는 <훈민정음>을 시험하여 합격한 사람에게만 다른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부여, 이를 다른 관아의 아전을 선발할 때에도 반드시 적용하라"는 교지를 내리기도 한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비록 하급 관원을 뽑는 시험이지만 실질적인 문서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훈민정음>의 기본만이라도 알아야만 관리가 될 수 있게 하자는 것, 즉 한글을 공식 문자로 삼겠다는 세종의 적극적인 의지라고 볼 수 있다.rhk
그러나 <훈민정음>을 중시한 세종이 세상을 떠나자, 그 뒤를 이은 문종 때에는 관리 선발 시험에 훈민정음이 채택되지 않는다. 물론, 단종 때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세조가 왕위에 오른 후 6년이 경과하자 예조에서 <훈민정음>을 관리 선발 시험 과목으로 채택하자는 보고를 올린다.(<조선왕조실록> 세조 6년(1460) 5월 28일)-책속에서
그리하여 세조 때에는 세종 때처럼 하급 관리의 시험이 아닌 문과에 훈민정음이 공식과목으로 채택된다. 양반의 도를 중시하던 예조의 주청으로 명실상부 고급 관리 시험과목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세조 6년 9월 17일과 세조 10년 9월 21일에도 예조의 보고는 계속된다.
한편 연산군은 재위 12년 5월 29일에 "언문을 아는 여자를 각 원(院)에서 두 사람씩 뽑아 들이라"는 지시까지 하게 된다. 우리에게 연산군은 한글사용을 탄압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글쎄 과연 그럴까? 이 책에서도 물론 이 내용을 다룬다.
썩 흥미롭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시험과목에 넣으라고 이조에 전지했던 것에 비해 세조 때에는 예조에서 자발적으로 훈민정음을 시험과목에 넣자고 한 것이다. 우리들이 이제까지 알고 있기를 '조선시대 양반들에게 무시당한 글자 언문'이 <훈민정음> 아니던가!
한글만 잘 사용해도 이 땅에서 아무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한글은 누가 만들었나? ▲한글 창제 당시 집현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한글 창제 후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세종은 한글이 한자를 대신할 문자라고 생각했을까? ▲양반들은 한글을 배울 필요가 있었을까? ▲ 실학자들은 한글을 어떻게 봤을까? ▲연산군은 한글 사용을 탄압했다? ▲한글로 쓰인 현존하는 최초의 책은? ▲왜 불교 서적을 한글로 번역했을까? ▲백성들은 한글을 어떻게 배웠을까? ▲한글 보급의 일등공신은 소설이다? ▲한글 규범화 정책은 조선총독부가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한글을 배울 수 없었다? ▲글자의 이름은 어떻게 정해졌나? ▲글자의 순서는 어떻게 정해졌나? ▲왜 한글은 네모꼴이 되었을까? ▲세종 때에도 통일된 맞춤법이 있었을까? ▲한글은 ‘대한제국의 글자’라는 뜻이다?▲ 한글날은 왜 10월 9일일까? -목차중에서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책과 함께 펴냄)의 목차 일부이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이제까지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한글을 만든 사람은 세종대왕이요, 당시 양반들은 훈민정음을 무시해 언문, 혹은 '암클'이라고까지 불렀다'는 흔하고 당연한 상식부터 태클(?)을 걸고 있다.
당연히 무책임한 태클이 아니다. 저자들은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과 당시의 상황을 조목조목 제시, 그에 명확하게 답하고 있다. 하급관리 선발시험 과목이었으며 세조 때 고급관리 선발 과목이 될 정도였다면 우리들의 이런 상식-세종대왕=한글창제-은 애초부터 잘못된 건지도 모른다.
저자들은 책 전반에 걸쳐 이처럼 이미 상식화된 것들부터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을 묻고 답한다. 그리고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동안 한글에 대해 우리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중점으로 쓴 책들이 심심찮게 출판되었기에 나 역시 몇 권은 읽었던 터, 이 책은 이런 점, 즉 한글의 창제과정과 원리나 우수성을 말하는 이전에 읽었던 책들과는 많이 달랐다.
"우리는 이 책에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담고자 했다. 그러나 우리가 많은 사실을 담는 데만 열중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들을 알아내는 데, 그리고 알아야 하는데도 모르고 있는 사실을 찾아내는 데 관심을 쏟았다. 한글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역사적 맥락을 설명했으며, 되도록 쉽고 정확하게 문자의 원리와 기능을 설명하려 했다. …많은 역사적 사실을 통해 '한글은 우리의 생활에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에 만들어졌고, 우리의 생활에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새롭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깨달음이 '한글만 잘 사용해도 이 땅에서 아무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권리의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저자 서문 중에서
한글이 우리글이라 우수하다는 것은 자기도취, 잘난 이유 분명하게 알자
▲ 신대문자(왼쪽)/<계간 한배달>에 수록된 가림토 문자 읽는 법(오른쪽) ⓒ 책과함께
이 책은 모두 4부. 1부 '한글 누가 왜 만들었나?'는 훈민정음 창제를 둘러싼 이야기들이다.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 <대왕세종>(KBS-2TV)에 보면 조선의 문자창제를 압박하는 중국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숨 걸고(?) 문자창제를 끝내 해내고야 말겠다는 세종의 굳은 의지가 보인다. 사극은 100% 사실이 아니다. 이 책(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우리말 전문 학자 세 분의 연구 결과이다.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
문자와 한글과 관련된 대외적인 이야기들을 부록으로 실었는데, 특히 흥미로운 글은 두 꼭지. '일본에 한글을 닮은 글자가 있다는데?'란 글은 일본이 한글의 원형이라고 주장하는, 한글과 너무 닮은 '신대 문자'를 다뤘다. '가림토 문자란 무엇인가?'는 '단군조선시대 제3대 가륵단군이 경자2년(기원전 2181)에 만들었다'는 <환단고기> 가림토 문자에 대한 기록을 근거로 한, 한글과 가림토 문자와의 연관성 이야기이다.
우리에게 한글은 당연히 우수한 글자일 수밖에 없다. 내 뜻을 전할 수 있는, 우리글이라 내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냉정하게 따져보아 한글이 우수한 글일까? 한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한글이 과연 우수한 글일 수 있는 걸까? 다른 나라사람의 입장에서 한글은 어떤 글자일까? 이 평범하고 쉬운 질문을 진지하게 해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이런 물음들과 함께, 한글이 단지 내게 익숙하기 때문에 우수하다는 것은 자기도취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우리의 글 한글이 정말 '잘난 이유(우수한 이유)'를 명확하고 쉽게 제시하고 있다. 우리들이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하는 이유다.
우리말 관련 전문 학자들인 저자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팀을 이뤄 <우리말의 수수께끼>(2002년) <한국어가 사라진다면>(2003년) <역사가 새겨진 우리말 이야기>(2007년)처럼 꽤나 많이 알려진 우리말 대중서를 낸 바 있다.
덧붙이는 글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최경봉,시정곤,박영준 공저/책과함께/2008.10.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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