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안양 대표 전통음식 '홍어삼합' 선정
전통음식 맛 자랑 요리경연 대상... 홍어사랑 10년 홍어 닮은 정효진씨
▲ 경연대회 요리를 평가하는 심사위원들 ⓒ 최병렬
안양시가 전통음식 발굴.육성에 발벗고 나서 지난 6일 안양문예회관에서 안양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찾기 '제1회 전통음식 맛자랑 요리경연대회'를 개최한 결과 홍어삼합 요리를 출품한 흑산도홍어(대표 정효진)가 대상을 차지, 2008 안양 대표음식으로 선정됐다.
"홍어는 톡 쏘는 맛이 나도록 삭혀서 막걸리를 곁들여 먹는 홍탁(洪濁)이 가장 유명하고, 전남 서남해안 지방에서는 잔치 음식에 삭힌 홍어가 거의 빠지지 않아요. 이른 봄에 나는 보리싹과 홍어 내장을 넣어 '홍어 앳국'을 끓이기도 하고 회, 구이, 찜, 포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들죠. 홍어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40가지가 넘습니다."
대상을 차지한 '흑산도 홍어' 정효진 대표는 상복도 많고, 매스컴에도 단골출연자다. 시쳇말로 '가방끈이 짧다'는 그지만 "홍어만큼은 제대로 공부했다"고 말한다. 실제 그는 홍어를 넘어 상어고기를 삭혀 '홍어는 저리가라'할 정도로 엄청 쏘는 요리를 만들어 낸다.
홍어 요리를 배우기 위해 지난 1995년부터 4년간 홍어요리를 잘 한다는 전국 곳곳의 내노라는 요리사들을 찾아다녔다. '흑산도 홍어' 집을 내기 전에는 농수산물 센터에서 4년간 홍어를 만졌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홍어요리' 한 가지만을 파고들은 것이다.
그 결과 찰지고 톡 소는 알싸한 맛의 홍어찜과 홍어삼합은 기본이고 눈물을 찔끔 나오게 하는 홍어만두에 튀김, 어린이를 위한 홍어강정, 홍어 샤브샤브, 홍어묵에 무침, 보린순을 넣고 끓이는 홍어탕, 웰빙 매생이국 등 다양한 홍어요리에 코스요리까지 만들어 낸다.
▲ 홍어 요리에 나선 정효진 사장 ⓒ 최병렬
홍어요리로 대학 특강에 방송 출연까지
그는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과 맛대맛, SBS VJ 특공대, 화제집중, 팔방미인, MBC 공감, 특별한 세상에 출연해 요리대결을 펼치고 맛을 선보였으며 '경기저널'의 경기도의 맛있는 집에 소개됐으며 지난 가을 서울국제음식박람회에서는 홍어요리로 상을 받았다.
특히 그는 요즈음 안양과학대 호텔 조리학과 초청으로 특강을 하느라 더욱 바빠졌다. 가방 끈이 짧다는 그의 말과 달리 대학생들 앞에서 위축되기는 커녕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이론과 실제를 넘나드는 구수한 입담과 강의를 통해 학생들을 사로잡고 있다.
"홍태탕 맛이 어때요? 괜찮죠? 홍태탕이 별다른 건가, 홍어뼈에 생태 넣으면 홍태탕이지. 이렇게 음식은 만들기 나름, 이름 붙이기 나름이에요."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부터 그리스 신화까지 거론하며 술술 나오는 그의 홍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홍어를 맛보지 않아도 알싸하고 톡 쏘는 홍어 맛이 입에 착 붙는 듯한 느낌이다. 그의 입담은 민예총 등 지역 행사에 초청까지 받는다.
▲ 안양 일번가 문화행사에서의 홍어요리 강연 ⓒ 최병렬
"홍어사랑 10년 얼굴도 홍어를 닮아 천생연분이예요"
제1회 전통음식 맛자랑 요리경연대회 |
'제1회 전통음식 맛자랑 요리경연대회'는 전통 음식 발굴과 지역 브랜드화 및 현대화를 통하여 내 고장 대표 음식으로 발굴.육성하기 위해 안양시가 주최하고 안양시 요리경연대회추진위원회가 주관으로 개최되어 업소부문과 일반부분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안양시에 따르면 맛과 영양, 창의성, 모양, 위생상태 등의 솜씨를 겨룬 결과 대상1팀, 최우수상 2팀(음식점1, 일반1), 우수상 12팀(음식점9, 일반3) 등이 각각 선정됐다. 업소부문 '대상'으로는 홍어삼합 요리를 출품한 안양시 안양4동의 흑산도홍어(대표 정효진)가 차지했다. 또 최우수상에는 안양1동의 홍가네돌솔밥(매생이해천탕)과 일반부에 출품한 비산동 레미안아파트에 거주하는 김혜숙(호박새우탕)씨 등이 각각 선정됐다. 이번 제1회 맛자랑 요리경연대회는 우리 농산물과 수입농산물 비교전시회 및 친환경상품 전시회, 무료시식코너, 좋은식단 및 식품안전 홍보가 부대행사로 마련돼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더불어 바른 먹거리 정보를 제공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안양시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이번 경진대회에서 선정된 음식은 안양시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발전시켜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며 음식문화 육성 사업일환으로 경연대회 수상 요리를 홍보책자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홍어 요리로 최고가 되겠다"며 눈물이 쏙 빠지게 만드는 알싸한 암모니아 향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그는 '식객'의 허영만 화백이 다음 주제로 내 이야기를 그릴것 같다"고 쑥스러워 하며 말을 꺼낼만큼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알아주는 ‘홍어 달인’이다.
그가 어렵게 공개한 인근의 한 골목 '홍어보물창고'에는 흑산도에서 직송받은 홍어에 삭힌상어, 묵은김치 등이 가득 들어차 있고, 손님에게 맛으로 보답하고 정직과 신용을 지킨다는 그의 자그마한 업소는 '홍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장소이자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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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흑산도홍어(홍어삼합)
업소 부문: 홍가네돌솔밥(매생이해천탕)
일반 부문: 김혜숙(호박새우탕)
우수상
업소 부문: 낙지마을(산낙지낙곱전골), 옛집(꽃쌈밥), 진성민술장어(장어구이.강정), 고등어섬푸랭이(묵은지고등어조림), 뽕잎사랑사브(스페셜뽕잎모듬샤브), 전덕순묵은지(묵은지찜), 동원중화요리(면보햐), 유진참치(참치회.초밥.머리), 정호해물탕(해물모듬찌게)
일반부문: 정영실(전복3코스), 남순화(구절판), 박현자(삼색불고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