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잔에 220만 원?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부글부글'
돌아서 눈 감아도 안 잊히는 '음주단속'에 걸리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소도 없는데 뭐 하러 돈 들여 외양간을 고쳐. 추락하는 건 날개가 없다? 당근이지 날개가 있으면 추락하겠어? 말 같잖은 소리 고마 해라.
나 원참 무슨 소리를 하려고 사설이 이리 길어? 세상 살아가면서 말 같잖은 거 가지고 말 많은 놈이 있는데 내가 그 말을 하려고 미리 밑밥을 뿌리는 거다. 왜냐고? 해서는 안되는 일을 저질러 놓고도 입이 근질근질할 때가 있거들랑요.
어이쿠, 오늘 제대로 걸렸다
술자리에서 남자들이 모여 밤새 지지 않고 이바구 깔 수 있는 재료가 뭐게? 군대와 종교 이야기다. 거기다가 하나 더 붙인다면 바로 교통(운전) 사고일 것이다. 뭐 딱지 한두 번 안 끊겨 본 사람 드물 테고 거기다가 사람이 죽고 사는 큰 사고만 아니라면 적당히 간 맞춰 '람보'를 능가하는 무용담 한 두 개쯤은 다 가지고 있을터.
"아이구 선생님 약주 많이 하셨군요, 자, 차 세우시고 내리시죠."
'으… 이거 미치겠네. 아니 이 길은 단속 안했는데 뭐야 오늘….'
"음주측정 경험 있으시죠. 입 헹구시고 그만 할 때까지 부시면 됩니다."
그렇습니다. 걸렸습니다.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마는 그 놈의 친구가 그날(10월 24일) 호프집 개업만 안했더라면, 그리고 그 놈의 대리기사가 일찍 온다고만 그랬으면, 그것도 아니면 차라리 택시를 타고 가라고 친구들 중 한 놈만 나를 말렸더라면 걸리지는 않았을 텐데.
"자, 여기 보시고요. 0.065 면허정지 100일입니다. 그래도 선생님은 다행이네요. 선생님 앞에 일곱명은 몽땅 취소입니다."
순간 머리가 하얗게 돼버린다. 정말 다행인가. 하지만 이 일을 어쩐다. 영업하는 놈이 운전을 100일씩이나 못 하면 뭐 먹고 살지? 마누라한테는 또 무슨 말을 하고. 면허정지뿐만이 아니고 벌금도 있다는데 이거 환장하겠네.
친구놈 가게에서는 20~30분 걸려서 온다던 대리기사가 음주단속 현장에는 1분도 안 돼 왔다.
"오늘 제대로 똥 밟았군. 무슨 놈의 단속을 새벽 3시까지 하느냐 이 말이다. 언제부터 우리 공무원들이 이리 날밤 새면서 일을 열심히 했냐고. 연말 가까워 오니까 또 난리들 치는군. 에이 열여덟 열여덟…."
소주 한잔에 날아간 220만원
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실시하는 소양교육(10시~오후 3시)을 받으면 20일을 감해준다기에 비싼 기름 써가면서 일산에서 의정부에 있는 교육장까지 갔다. 구렁이 알같은 1만6000원 교육비까지 내고 강의장에 들어가 보니 아이고, 170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교육을 받으러 오셨다. 다들 말이 없다. 나 역시 창피스러워 구석 의자에 조용히 앉았다. 여자 분들도 10% 정도 되는 것 같다.
2005년 통계청 음주지표에 의하면 19세 이상 1인당 연간 술소비량이 소주 71.1병, 맥주 140병, 탁주는 15병이라고 한다. 한달로 치면 소주는 약 6병, 맥주는 12병, 막걸리는 1병 반정도 되는 것 같다. 양으로 보니 딱 내 평균 소비량이다. 들고는 못 가도 먹고는 가고, 오줌은 버려도 술은 버릴 수 없다. 참으로 명언(?)이다.
하지만 오줌을 누고 고성방가를 하더라도 음주 후 해서는 안 되는 게 바로 운전이다. 안 되는 줄 알면서 너는 왜 했는데? 할 말 없음.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로 겪어야 하는 손실을 재차 말해 뭐하겠나.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전치 4주의 인명피해 교통사고를 냈다면 최소 1500만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상대방은 차치하고 본인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소주 한 병이면 혈중알콜농도가 평균 0.14로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200~300만 원의 벌금, 자차 수리비, 변호사 선임비, 인사사고 면책금 200만 원, 피해자 형사합의금 1주당 70만 원씩 280만 원, 운전면허 재취득비 100만 원, 보험할증료 등 기타 비용이 들어 갑니다. 그런데도 요즘처럼 어려울 때 소주 1잔 값으로 220만 원을 들이면서 운전하실 겁니까?"
알고 먹을 사람이야 누가 있겠는가, 먹다 보니 그리 된 거고 재수없이 걸렸으니 억울한 거지. 강사의 사례 강의에 미국에서는 길만 똑바로 걸어가면 안 잡는데 우리는 뭐냐, 너무 하는 거 아니냐 소리치는 분도 계시다.
20일을 감경받을 수 있는 4시간의 교통 소양 교육을 마치자마자 나는 집 가까운 경찰서 사이트에 접속했다. 교통현장 참여교육(교통안전캠페인 같은 거)을 받으면 30일을 더 감경해 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매주 화, 목요일 한번에 10명 정도만 신청을 할 수 있다 보니 서울 근교 가까운 경찰서는 12월 중에는 거의 예약이 끝난 상태다. 아이고, 머리야. 어떻게 해야 하나. 할 수 없이 고향에라도 몰래 내려가서 교육을 받고 와야 할 것 같다.
괜찮겠지 하고 까불다가 뒤통수 제대로 맞아
돌아서 눈 감아도 잊을 수 없는 이번 음주운전 경험. 입동이 지나 이제 서서히 날씨도 추워지는데 꼼짝없이 된서리 그냥 맞게 생겼다. 불행 중 다행이라지만 경제적, 시간적인 피해(뭐 당연한 거라지만)도 가만 생각하니 매우 크다.
날개가 없으니 추락은 했다. 술 먹고 당구 한 게임 치고 노래방에서 한 시간 정도 놀았으니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까불다가 뒤통수 제대로 맞았다. 하지만 정신이 어리한 가운데서도 정신을 차려야 할 것 아닌가. 소 잃고라도 외양간은 고쳐야겠다.
그렇지 않고 두번, 세번 소 잃어 먹으며 서까래가 주저앉을 것 아닌가. 두 번 세 번 음주 걸리면? 삼진아웃에 이 또한 집구석 주저앉을 것이 뻔하다. 요 며칠 난 수업료 치고 비싼 수업료 내고 안 해도 될 인생공부 톡톡히 하고 있다. 그래 잘났다 인간아!
P.S 아참, 이제 곧 연말연시 술먹을 자리 많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음주운전은 하지 맙시다. 저야 뭐 어차피 차가 없으니 운전도 못 하겠지만요. 단속에 걸려 후회해도 그때는 소용 없습니다. 여러분, 정말 음주운전하지 마세요, 꼭이요! 아이고, 니나 잘하시지 그랬어요. 잘났다 이 인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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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참 무슨 소리를 하려고 사설이 이리 길어? 세상 살아가면서 말 같잖은 거 가지고 말 많은 놈이 있는데 내가 그 말을 하려고 미리 밑밥을 뿌리는 거다. 왜냐고? 해서는 안되는 일을 저질러 놓고도 입이 근질근질할 때가 있거들랑요.
어이쿠, 오늘 제대로 걸렸다
▲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 하지만 한잔쯤이야 하는 생각은 가계에도 해롭다. ⓒ 권우성
술자리에서 남자들이 모여 밤새 지지 않고 이바구 깔 수 있는 재료가 뭐게? 군대와 종교 이야기다. 거기다가 하나 더 붙인다면 바로 교통(운전) 사고일 것이다. 뭐 딱지 한두 번 안 끊겨 본 사람 드물 테고 거기다가 사람이 죽고 사는 큰 사고만 아니라면 적당히 간 맞춰 '람보'를 능가하는 무용담 한 두 개쯤은 다 가지고 있을터.
"아이구 선생님 약주 많이 하셨군요, 자, 차 세우시고 내리시죠."
'으… 이거 미치겠네. 아니 이 길은 단속 안했는데 뭐야 오늘….'
"음주측정 경험 있으시죠. 입 헹구시고 그만 할 때까지 부시면 됩니다."
그렇습니다. 걸렸습니다.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마는 그 놈의 친구가 그날(10월 24일) 호프집 개업만 안했더라면, 그리고 그 놈의 대리기사가 일찍 온다고만 그랬으면, 그것도 아니면 차라리 택시를 타고 가라고 친구들 중 한 놈만 나를 말렸더라면 걸리지는 않았을 텐데.
"자, 여기 보시고요. 0.065 면허정지 100일입니다. 그래도 선생님은 다행이네요. 선생님 앞에 일곱명은 몽땅 취소입니다."
순간 머리가 하얗게 돼버린다. 정말 다행인가. 하지만 이 일을 어쩐다. 영업하는 놈이 운전을 100일씩이나 못 하면 뭐 먹고 살지? 마누라한테는 또 무슨 말을 하고. 면허정지뿐만이 아니고 벌금도 있다는데 이거 환장하겠네.
친구놈 가게에서는 20~30분 걸려서 온다던 대리기사가 음주단속 현장에는 1분도 안 돼 왔다.
"오늘 제대로 똥 밟았군. 무슨 놈의 단속을 새벽 3시까지 하느냐 이 말이다. 언제부터 우리 공무원들이 이리 날밤 새면서 일을 열심히 했냐고. 연말 가까워 오니까 또 난리들 치는군. 에이 열여덟 열여덟…."
소주 한잔에 날아간 220만원
▲ 음주단속 현장 ⓒ 경남지방경찰청
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실시하는 소양교육(10시~오후 3시)을 받으면 20일을 감해준다기에 비싼 기름 써가면서 일산에서 의정부에 있는 교육장까지 갔다. 구렁이 알같은 1만6000원 교육비까지 내고 강의장에 들어가 보니 아이고, 170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교육을 받으러 오셨다. 다들 말이 없다. 나 역시 창피스러워 구석 의자에 조용히 앉았다. 여자 분들도 10% 정도 되는 것 같다.
2005년 통계청 음주지표에 의하면 19세 이상 1인당 연간 술소비량이 소주 71.1병, 맥주 140병, 탁주는 15병이라고 한다. 한달로 치면 소주는 약 6병, 맥주는 12병, 막걸리는 1병 반정도 되는 것 같다. 양으로 보니 딱 내 평균 소비량이다. 들고는 못 가도 먹고는 가고, 오줌은 버려도 술은 버릴 수 없다. 참으로 명언(?)이다.
하지만 오줌을 누고 고성방가를 하더라도 음주 후 해서는 안 되는 게 바로 운전이다. 안 되는 줄 알면서 너는 왜 했는데? 할 말 없음.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로 겪어야 하는 손실을 재차 말해 뭐하겠나.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전치 4주의 인명피해 교통사고를 냈다면 최소 1500만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상대방은 차치하고 본인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소주 한 병이면 혈중알콜농도가 평균 0.14로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200~300만 원의 벌금, 자차 수리비, 변호사 선임비, 인사사고 면책금 200만 원, 피해자 형사합의금 1주당 70만 원씩 280만 원, 운전면허 재취득비 100만 원, 보험할증료 등 기타 비용이 들어 갑니다. 그런데도 요즘처럼 어려울 때 소주 1잔 값으로 220만 원을 들이면서 운전하실 겁니까?"
알고 먹을 사람이야 누가 있겠는가, 먹다 보니 그리 된 거고 재수없이 걸렸으니 억울한 거지. 강사의 사례 강의에 미국에서는 길만 똑바로 걸어가면 안 잡는데 우리는 뭐냐, 너무 하는 거 아니냐 소리치는 분도 계시다.
20일을 감경받을 수 있는 4시간의 교통 소양 교육을 마치자마자 나는 집 가까운 경찰서 사이트에 접속했다. 교통현장 참여교육(교통안전캠페인 같은 거)을 받으면 30일을 더 감경해 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매주 화, 목요일 한번에 10명 정도만 신청을 할 수 있다 보니 서울 근교 가까운 경찰서는 12월 중에는 거의 예약이 끝난 상태다. 아이고, 머리야. 어떻게 해야 하나. 할 수 없이 고향에라도 몰래 내려가서 교육을 받고 와야 할 것 같다.
괜찮겠지 하고 까불다가 뒤통수 제대로 맞아
돌아서 눈 감아도 잊을 수 없는 이번 음주운전 경험. 입동이 지나 이제 서서히 날씨도 추워지는데 꼼짝없이 된서리 그냥 맞게 생겼다. 불행 중 다행이라지만 경제적, 시간적인 피해(뭐 당연한 거라지만)도 가만 생각하니 매우 크다.
날개가 없으니 추락은 했다. 술 먹고 당구 한 게임 치고 노래방에서 한 시간 정도 놀았으니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까불다가 뒤통수 제대로 맞았다. 하지만 정신이 어리한 가운데서도 정신을 차려야 할 것 아닌가. 소 잃고라도 외양간은 고쳐야겠다.
그렇지 않고 두번, 세번 소 잃어 먹으며 서까래가 주저앉을 것 아닌가. 두 번 세 번 음주 걸리면? 삼진아웃에 이 또한 집구석 주저앉을 것이 뻔하다. 요 며칠 난 수업료 치고 비싼 수업료 내고 안 해도 될 인생공부 톡톡히 하고 있다. 그래 잘났다 인간아!
P.S 아참, 이제 곧 연말연시 술먹을 자리 많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음주운전은 하지 맙시다. 저야 뭐 어차피 차가 없으니 운전도 못 하겠지만요. 단속에 걸려 후회해도 그때는 소용 없습니다. 여러분, 정말 음주운전하지 마세요, 꼭이요! 아이고, 니나 잘하시지 그랬어요. 잘났다 이 인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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