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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노래로 한판 놀다

등록|2008.11.10 16:22 수정|2008.11.10 16:22
돛단배를 타 본 사람이 얼마될까? 어릴 때 돛단배를 타 보았다. 돛단배로 아버지와 형님들께서 고기잡이를 나가면 한 번씩 따라갔다. 바람만 불면 돛단배는 생각보다 빠르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노를 저어가면서 고기잡이를 했다.

돛단배를 타고 고기잡이 할 때 <뱃노래>를 불렀다. 초등학교 2-3학년 때까지는 돛단배를 탔을 것이다. 이후 뱃노래를 부르지 않아 기억 속에서 지워졌다. 어렴풋이 남아 있는 노랫말은 "어야디야" 정도이다.

요즘도 한 번씩 죽방림에서 고기잡이를 하고, 낚시를 하지만 돛단배와 노젖는 배가 아니라 'FRP'(유리 섬유를 보강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배)를 타기 때문에 죽방림까지 2-3분이면 간다. 뱃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

▲ 죽방림 고기잡이는 가장 옛날 방식이지만 정겨움이 물씬 풍긴다. ⓒ 김동수


칠흑같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면서 불렀던 뱃노래, 노랫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감흥은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다. 다시 기억나지 않을 뱃노래를 우연히 듣게 되어 아이들과 함께 불렀다.

<뱃노래> 한 번 듣고 나서 한복을 입고 부르고 싶다고 했다. 정말 한 판 제대로 놀아 보고 싶은 모양이다. 지난 한가위 때 입고, 장롱 깊이 들어갔던 한복이 뱃노래 때문에 다시 나왔다.

▲ 뱃노래를 부르는데 어깨 춤이 저절로 나온다. ⓒ 김동수



▲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아이들 ⓒ 김동수


“어기야 디여차 어어야 디야아 여차 뱃놀이 가잔다 부딪히는 파도소리 잠을 깨우니 들려오는 노소리도 처량하다”

아이들은 어깨 춤이 절로 나온다. 어기야 디여차가 무슨 말인지, 파도소리가 왜 잠을 깨우는지, 왜 노소리가 처량한지 모르지만 아이들 어깨 춤이 절로 나온다. 이런 흥이 어디서 나왔을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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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노래 부르는 아이들어릴 때 돛단배와 노젓는 배를 타면서 불렀던 뱃노래 생각이 나서 아이들과 함께 불렀습니다. ⓒ 김동수



뱃노래를 부른 아이들은 <강강수월래>도 부르고 싶다고 했다. 강강수월래의 정확한 내력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아이들이지만 부르고 싶다니 부르자고 했다. 뱃노래와 강강수월래를 불러 한 판 제대로 놀았다. 돛단배도 없고, 아버지도 계시지 않지만 아이들과 부른 뱃노래는 옛 추억을 조금이나마 떠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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