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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그 기도를 받아주실까?

등록|2008.12.23 17:59 수정|2008.12.23 17:59
 국어 시간이었다. 수업이 거의 끝날 때 쯤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애들아, 솔숲 공부방 하는 사람들 중에 연세대학교 가고 싶은 사람 손 좀 들어봐"

국어 선생님에 말씀에 나는 손을 번쩍 들었다. 왜냐하면  연세대학교를 꼭 한번 쯤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세대학교를 가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같이 갈 사람도 없어서 그 동안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시야를 넓히기 위해 간 연세대

우리 학교에서는 솔숲 공부방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솔숲 공부방이란 학교에서  공부방을 마련하여 학교에 더 남아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나도 내 친구들과 함께 솔숲 공부방을 하는데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이번에 연세 대학교를 가는 것 같이 시골에 살고 있어서 시야가 좁은 학생들을 위해서 유명한 대학교에 가서 시야를 넓혀 주는 일 등을 매년 마다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좋은점을 많이 제공해 주고 있는 것 같다.

 드디어 연세대학교를 가는 날 나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학교에 도착했다. 그리고 버스에 올라탔다. 평소 같았으면 멀미가 나서 조용히 잠을 잤겠지만, 들뜬 마음에 친구들과 계속 이야기를 했다.

친구들 과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연세대학교에 도착했다. 조금 창피하지만 나는 대학교가 그냥 하나의 건물로 만들어져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연세 대학교에 직접 와 보니 들어오는 길도 차가 다닐 수 있게 크고 곧게 뻗어 있었다. 그리고 큰 건물들도 네 다섯 채 쯤 되어 보였다.

우리는 강사님에게 설명을 듣고 열심히 구경을 다녔다. 구경을 하던 도중  나와 친구들은  좀 이상한 상황을 보게 되었다. 어떤 대학생 오빠들이 학교 건물로 들어가는 계단 앞에서 종이 한 장을 깔고 무릎을 꿇고 소리 내서 울며 기도를 하고 있었다. 등 뒤에 붙인 종이에는 이런 내용이 쓰여 있었다.

 '하나님 저는 죄인입니다.'

나는 그 대학생 오빠들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도 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보통 믿음이 좋으신 분들은 매일 매일 예배에 빠지지 않고 나오셔서 조용히 자기가 할 기도를 하시고 돌아가신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생각하지 않고 기도를 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그 오빠들은 꼭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가 창피함 속에서도 회계를 하고 있다고 자랑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하나님이 그 오빠의 기도를 받으실까?

2시간 정도 구경을 한 후 우리는 다시 온수리로 왔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를 하다가 문뜩 기도를 하던 오빠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그 일을 엄마께 말씀 드렸다. 

"엄마, 오늘 연세대에서 어떤 오빠들을 봤는데 학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기도하고 있더라 그거 보고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엄마도 누구에게 보여 지기 위한 기도는 좋지 않을 것 같아."

 성경 말씀 중에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라는 말이 있다. 유명 연예인인 문근영은 오랫동안 이름을 밝히지 않고 많은 기부를 해 왔다. 착한 일도 남에게 드러내지 않고 혼자 조용히 하고 있는 것 이다.그런데  연세대에서 모든 것을 남에게 드러내고 기도를 하고 있던 그 오빠들에 기도는 별로 하나님도 기뻐하시지 않으실 것 같았다.
덧붙이는 글 유설아 기자는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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