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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곡을 부르는 노래일꾼 김성만권명희 조합원49제 ⓒ 이상경
희망의 목소리가 되고 싶다며 눈물의 쟁의 현장 곳곳을 누비며 웃음을 선사하는 시인이자 노래일꾼 김성만씨가 지난 12일 기륭전자 옛 공장 정문 앞에서 49제를 맞는 고 권명희 조합원의 영전에 추모곡을 불렀다.
쟁의에 참여했던 기륭전자 조합원들이 하나 둘 씩 생활고로 다른 일 자리를 얻으러 떠나고 살기 위해 선택한 각자의 길에서 동지들조차 곁을 살피지 못하고 말았다. 권명희씨의 과묵한 성격과 남에게 짐이 되기 싫어하던 마음 씀씀이로 인하여 기륭전자 조합원 동지들 모두는 몹쓸 사람이 되고야 말았다.
김성만씨는 지난달 '이용석 노동자상'을 받아 쥐고 "이 것은 바로 동지들 것입니다"라고 하여 연대 속의 무수한 동지들에게 찬사를 돌려준 바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의 목소리에는 한과 희망이 함께 어우러져 언제나 눈물나는 웃음을 선사한다. 권명희 조합원의 영전에 울리는 그의 목소리가 망자에겐 천국으로 가는 차편의 인정이요, 희망 세상으로 가는 길에 마주친 사막 어디쯤에서 단비를 준다.
한편 이날 민속춤 연구가 이삼헌씨의 추모굿도 펼쳐졌다. 이삼헌씨는 권씨의 영결식에서도 진혼 굿을 선보인 봐 있었다.
춤꾼 이삼헌씨는 마치 권씨의 넋을 불러 들인듯 한마리 학을 형상화한 듯한 춤을 추었다. 그 학의 발걸음이 멈춰 주저 앉은 곳이 있었다. 고인의 남편 최동철씨와 아들 기석이와 딸 수경이가 앉은 자리 앞에서 날개죽지를 접고 쉬었다가 아쉬운듯 하늘로 날아갔다.
저승의 삶도 언제나 죽은 이의 혼처럼 자유롭기를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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