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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캠퍼스에서 만난 만추(晩秋)

등록|2008.11.16 10:27 수정|2008.11.16 10:27

▲ 만추의 풍경. ⓒ 이돈삼


▲ 만추의 풍경. ⓒ 이돈삼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 장관이다. 한낮의 햇살도 만추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다. 야외로 단풍구경이라도 가고 싶은데 사정이 녹록치 않다. 늦잠을 잔 탓이다. 밀린 집안일까지 하다 보니 중천에 있던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집에서 가까운 대학 캠퍼스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캠퍼스는 완연한 가을색으로 물들었다. 단풍나무는 빨갛게, 은행나무는 노랗게…. 안간힘을 다해 부여잡고 있던 나뭇가지를 놓친 이파리는 힘없이 도로 위를 뒹굴더니 잔디밭에 머문다.

▲ 만추의 풍경. ⓒ 이돈삼


▲ 만추의 풍경. ⓒ 이돈삼


아이들이 은행잎 수북한 길을 걷는다. 예슬이가 은행잎을 한 움큼 쥐어 허공으로 날려본다. 그 코끝으로 가을이 스친다. 지난 봄 하얀 꽃을 피웠던 벚나무의 단풍도 아름답다. 내 마음도 어느새 황홀해진다.

두세 명씩 어우러진 학생들도 만추의 서정을 만끽한다. 맞잡은 손으로 사랑을 노래한다. 마음의 여유도 묻어난다. 빠알간 단풍잎 하나 주워 손에 든 얼굴은 행복한 미소를 머금는다.

반나절도 아닌, 반의 반나절쯤 됐을까. 온몸으로 늦가을을 호흡할 수 있었다. 자동차에 막혀 도로에서 시간을 보내지도 않았다. 사람의 발길에 채이지도 않았다. 만추의 느긋함까지 즐길 수 있었다. 멀리 가지 않고, 집 가까운 곳에서 횡재를 한 것 같다. 젊음의 활기 가득한 대학 캠퍼스 가까운 곳에 사는 행복 가운데 하나다.

▲ 자동차 뒷유리에 비친 늦가을 풍경. ⓒ 이돈삼


▲ 사색(?). 예슬이가 뭔가를 응시하고 있다. ⓒ 이돈삼


▲ 만추의 풍경.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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