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더럽히는 우리 삶 (54) 컬러풀
[우리 말에 마음쓰기 481] ‘미니멀’과 ‘앙증맞음-아기자기’
ㄱ. 미니멀(minimal)
.. 깔끔하면서도 미니멀한 디자인이 마치 일본의 문화잡지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 《이상은-삶은… 여행, 이상은 in Berlin》(북노마드,2008) 40쪽
‘디자인(design)’은 그대로 두어도 나쁘지 않을 테지만, ‘꾸밈새’나 ‘엮음새’나 ‘모양새’로 다듬으면 한결 낫습니다. “일본의 문화잡지”는 “일본 문화잡지”나 “일본에서 펴내는 문화잡지”로 손보고, “인상(印象)을 준다”는 “느낌이다”로 손봅니다.
┌ minimal
│ 1 최소(한도)의, 극소의(opp. maximal)
│ 2 minimal art의
│ ━ n. 【수학】 최소[극소]값
│ 2 = MINIMAL ART
├ 미니멀 아트(minimal art) : 196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일어난 회화의 경향.
│ 표현 수단을 최소한 소극적으로 사용하여 추상 회화나 조각을 제작하였다.
│ ‘최소 미술’, ‘단순 미술’로 순화
│
├ 미니멀한 디자인이
│→ 아기자기한 꾸밈새가
│→ 앙증맞은 엮음새가
│→ 꼼꼼한 모양새가
└ …
영어사전을 뒤적여 찾아보는 ‘minimal’은 ‘최소의’나 ‘극소의’를 뜻한다고 되어 있는데, 글쓴이가 말하는 “미니멀한 디자인”에서는 무엇을 가리키려고 넣었을까 궁금합니다. 어쩌면, 이 글을 쓴 분은 ‘미니멀’이 어떻게 쓰는 낱말인지 제대로 모르면서 넣었을지 모릅니다.
영어사전에서 찾아본 ‘미니멀’은 ‘미니멀 아트’를 뜻하기도 한답니다. 다시 한 번 영어사전을 뒤적여 ‘미니멀 아트’를 찾아봅니다. ‘최소 미술’이나 ‘단순 미술’을 가리키는 낱말이라고 합니다.
그런가. 그렇군요. 글쓴이는 196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그림흐름을 가리키는 말을 빌어서 ‘일본에서 내는 문화잡지에서 엿볼 수 있는 아기자기함을 나타내려는 마음’이었구나 싶습니다.
┌ 깔끔하면서도 투박한
├ 깔끔하면서도 가벼운
├ 깔끔하면서도 단출한
├ 깔끔하면서도 꾸밈없는
└ …
‘미니멀’이 가리키는 다른 뜻을 살피니, 이런 영어 낱말을 왜 넣었는가를 알 만합니다. 그렇지만 구태여 이런 낱말을 넣었어야 했느냐는 생각, 또 이런 영어 낱말이 아니고는 제 마음과 뜻과 생각과 얼과 넋을 실어서 보여주지 못할까 싶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들은 우리 생각을 우리 말로는 나타내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ㄴ. 컬러풀(colorful)
.. 다들 컬러풀해서 보는 맛이 있어! 게다가 싸고, 먹기도 좋고 .. 《테라사와 다이수케/서현아 옮김-미스터 초밥왕 (13)》(학산문화사,2003) 145쪽
한국이나 일본이나 ‘서양바라기’입니다. 제 나라말을 알맞게 살려서 쓰기보다는 서양말을 곳곳에 끼워넣어서 어떤 느낌을 나타내거나 꾸미기를 좋아합니다.
┌ colorful
│ 1 색채가 풍부한, 다채로운
│ 2 화려한;생기 있는(vivid)
│
├ 다들 컬러풀해서
│→ 다들 빛깔이 눈부셔서
│→ 다들 빛깔이 고와서
│→ 다들 온갖 빛깔이 아름다와서
└ …
우리도 우리지만, 일본도 참 얄궂다고 느낍니다. 제가 일본사람이었다면 “다들 컬러풀해서”라고 말하는 이웃 일본사람을 보고 참 딱하다고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니, 저도 이웃과 똑같이 커러풀 원더풀 뷰티풀을 외쳤을는지 모르지요. 왜 우리가 손쉽고 알맞게 쓰는 우리 말을 버리고 이런 말을 쓰느냐고 따지기보다는, 그이와 똑같이 얄딱구리하게 제 껍데기를 들씌우는 말에 젖은 채 살지 않았으랴 싶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컬러풀’이란 낱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함부로 끼워넣어 쓰는데, 미국말을 쓰는 나라에서는 ‘컬러풀’을 뜻하는 한국말이나 일본말을 쓰겠느냐고. 미국말 쓰는 사람이 한국에 와서 ‘컬러풀’을 뜻하는 한국말은 무엇이지요, 하고 한국사람한테 묻는다면, 이 나라 지식인들은 무어라고 이야기를 해 줄까 하고.
.. 깔끔하면서도 미니멀한 디자인이 마치 일본의 문화잡지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 《이상은-삶은… 여행, 이상은 in Berlin》(북노마드,2008) 40쪽
┌ minimal
│ 1 최소(한도)의, 극소의(opp. maximal)
│ 2 minimal art의
│ ━ n. 【수학】 최소[극소]값
│ 2 = MINIMAL ART
├ 미니멀 아트(minimal art) : 196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일어난 회화의 경향.
│ 표현 수단을 최소한 소극적으로 사용하여 추상 회화나 조각을 제작하였다.
│ ‘최소 미술’, ‘단순 미술’로 순화
│
├ 미니멀한 디자인이
│→ 아기자기한 꾸밈새가
│→ 앙증맞은 엮음새가
│→ 꼼꼼한 모양새가
└ …
영어사전을 뒤적여 찾아보는 ‘minimal’은 ‘최소의’나 ‘극소의’를 뜻한다고 되어 있는데, 글쓴이가 말하는 “미니멀한 디자인”에서는 무엇을 가리키려고 넣었을까 궁금합니다. 어쩌면, 이 글을 쓴 분은 ‘미니멀’이 어떻게 쓰는 낱말인지 제대로 모르면서 넣었을지 모릅니다.
영어사전에서 찾아본 ‘미니멀’은 ‘미니멀 아트’를 뜻하기도 한답니다. 다시 한 번 영어사전을 뒤적여 ‘미니멀 아트’를 찾아봅니다. ‘최소 미술’이나 ‘단순 미술’을 가리키는 낱말이라고 합니다.
그런가. 그렇군요. 글쓴이는 196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그림흐름을 가리키는 말을 빌어서 ‘일본에서 내는 문화잡지에서 엿볼 수 있는 아기자기함을 나타내려는 마음’이었구나 싶습니다.
┌ 깔끔하면서도 투박한
├ 깔끔하면서도 가벼운
├ 깔끔하면서도 단출한
├ 깔끔하면서도 꾸밈없는
└ …
‘미니멀’이 가리키는 다른 뜻을 살피니, 이런 영어 낱말을 왜 넣었는가를 알 만합니다. 그렇지만 구태여 이런 낱말을 넣었어야 했느냐는 생각, 또 이런 영어 낱말이 아니고는 제 마음과 뜻과 생각과 얼과 넋을 실어서 보여주지 못할까 싶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들은 우리 생각을 우리 말로는 나타내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ㄴ. 컬러풀(colorful)
.. 다들 컬러풀해서 보는 맛이 있어! 게다가 싸고, 먹기도 좋고 .. 《테라사와 다이수케/서현아 옮김-미스터 초밥왕 (13)》(학산문화사,2003) 145쪽
한국이나 일본이나 ‘서양바라기’입니다. 제 나라말을 알맞게 살려서 쓰기보다는 서양말을 곳곳에 끼워넣어서 어떤 느낌을 나타내거나 꾸미기를 좋아합니다.
┌ colorful
│ 1 색채가 풍부한, 다채로운
│ 2 화려한;생기 있는(vivid)
│
├ 다들 컬러풀해서
│→ 다들 빛깔이 눈부셔서
│→ 다들 빛깔이 고와서
│→ 다들 온갖 빛깔이 아름다와서
└ …
우리도 우리지만, 일본도 참 얄궂다고 느낍니다. 제가 일본사람이었다면 “다들 컬러풀해서”라고 말하는 이웃 일본사람을 보고 참 딱하다고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니, 저도 이웃과 똑같이 커러풀 원더풀 뷰티풀을 외쳤을는지 모르지요. 왜 우리가 손쉽고 알맞게 쓰는 우리 말을 버리고 이런 말을 쓰느냐고 따지기보다는, 그이와 똑같이 얄딱구리하게 제 껍데기를 들씌우는 말에 젖은 채 살지 않았으랴 싶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컬러풀’이란 낱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함부로 끼워넣어 쓰는데, 미국말을 쓰는 나라에서는 ‘컬러풀’을 뜻하는 한국말이나 일본말을 쓰겠느냐고. 미국말 쓰는 사람이 한국에 와서 ‘컬러풀’을 뜻하는 한국말은 무엇이지요, 하고 한국사람한테 묻는다면, 이 나라 지식인들은 무어라고 이야기를 해 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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