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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떼쟁이 어린 조카의 강냉이 욕심!!

옥수수 껍질벗겨 옥수수쌀을 튀겨내니 참 부드럽다!!

등록|2008.11.23 14:59 수정|2008.11.23 14:59

▲ 우리집 옥수수 ⓒ 이장연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부모님은 여름내 탐스럽게 알찬 옥수수를 가을걷이 할 때 수수대를 잘라내며 거둬들였습니다. 거둬들인 단단한 옥수수는 우선 볕에 잘 말리거나, 당장 먹을 것과 씨앗 삼을 것을 나눠 2층에 부려놓았습니다.

그동안 싱싱한 옥수수를 쪄먹기도 했지만 뻘겋게 익은 수수까지 수확하고 나서, 어머니는 동생과 함께 강화도까지 가서 수수 방아를 찧어오는 길에 옥수수도 찧어 옥수수쌀을 만들어 오셨습니다. 예전에는 멧돌에 옥수수를 넣고 갈아 껍질을 벗겼는데, 수수 껍질을 벗기는 방앗간에서 껍질을 벗겨 내왔습니다.

▲ 옥수수쌀을 빻기 전에 알을 털어놨다. ⓒ 이장연


껍질을 벗겨낸 뽀얀 옥수수쌀은 밥을 지을 때 넣어도 거칠지 않고 부드러워 맛나지만, 어머니는 어느새 두 발로 서서 뛰다시피 온 집안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고, 부쩍 먹을거리 욕심을 부리는 어린 조카의 주전부리로 뻥튀기로 튀겨 내었습니다.

강냉이의 껍질을 벗겨내지 않고 옥수수알을 그대로 튀겨 겨우내 주전부리로 먹곤 했는데, 처음 맛 본 옥수수쌀 뻥튀기는 그것과 달리 참 부드러웠습니다. 이가 조금씩 나기 시작한 조카를 위해, 껍질을 벗겨내서 투박한 강냉이 뻥튀기의 껄끄러운 맛은 없앤 것입니다.

▲ 옥수수 껍질을 벗겨내 튀겨온 뻥튀기 ⓒ 이장연


▲ 강냉이 껍질의 껄끄러운 맛은 없지만, 어린 조카에게는 훌륭한 주전부리였다. ⓒ 이장연


그 강냉이 뻥튀기를 보자 어린 조카는 득달같이 달려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원숭이가 욕심을 부리듯 입안 가득 뻥튀기를 넣고도 작은 두 손에 뻥튀기를 쥐고 좋아라 했습니다. 밥은 안먹고 뻥튀기만 먹을정도여서 그릇을 치울라하면 "에에엥" 거리며 떼까지 썼습니다. 그런 조카에게 부모님은 "떼쟁이" "원숭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아참 뻥튀기를 먹을 때 떼쟁이 조카의 주특기는, 바로 뻥튀기 그릇 뒤엎기입니다.
그래서 둥근 뻥튀기 그릇을 꼭 붙잡지 않고 한눈을 팔거나 방심이라도 하면 순식간에 거실 바닥은 온통 뻥튀기 천지가 됩니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에서 하얀 뻥튀기 눈이 내리는 그 장면이 펼쳐지게 됩니다.

뭐가 좋은지 바닥에 나뒹구는 뻥튀기를 조카는 주워먹고 줄행랑을 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어린 조카나 가족들이 한동안 즐겨먹은 뻥튀기도 이제 다 먹었습니다.

어머니는 시간이 되면 다시 옥수수쌀을 방앗간에서 찧어 와야겠다고 하십니다.
어린 조카가 뻥튀기를 뒤집고 맛나게 강냉이를 먹는 모습이 또 보고 싶으신가 봅니다.

▲ 집안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는 어린 조카. 모든게 신기할 때다. ⓒ 이장연


▲ 그새 튀겨온 강냉이를 다 먹었다. ⓒ 이장연


▲ 강냉이 그릇을 놓치면 안된다. ⓒ 이장연


▲ 떼쟁이 조카를 위해 어머니는 다시 옥수수쌀로 뻥튀기를 해오시겠다고 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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