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별 거 아니라고 느껴야"
방문객과 대화하는 이유 "말이 아니라 현장이 중요하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22일 오후 봉하마을 만남의광장에서 방문객과 대화하는 도중에 한 방문객이 선물로 전달한 감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 노무현 공식 홈페이지
"말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장이 중요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밝힌 '방문객과 대화하는 이유'다. 노 전 대통령은 22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들과 대화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23일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www.knowhow.or.kr)는 이 날 노 전 대통령이 방문객들과 나눈 대화를 소개해놓았다.
노 전 대통령은 최근 거의 매일 오후 3시경 만남의광장에서 방문객과 대화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전에는 하루 3~4회, 많을 때는 11회까지 이곳에서 대화했지만, 최근에는 하루 1회 이상 방문객과 만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사람의 도리로서 손님이 오면 만나서 인사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떤 때는 2시간이 넘도록 정성들여 많은 말을 하지만, 그 말의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현장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은 권력자가 아니지만 시민과 가까이 있는 모습이 보통의 (권력자) 모습이라는 걸 특히 아이들이 기억하면, 뒷날 이 아이들이 자라서 민주주의를 할 때 민주주의와 지도자에 대한 느낌을 다르게 갖는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 홈페이지 관리자는 "대통령은 권력·카리스마·거리·신비·특별함 등 지도자에 대한 인식의 '벽'을 허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권력자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고 인식할수록 민주주의가 실생활과 멀어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인사만 하고 들어가도 되지만 대통령이 굳이 '정성들여 많은 말을 하는' 이유다"고 소개해 놓았다.
"지금 제 모습을 보고 '대통령 별 거 아니더라, 우리 부모와 악수도 하고 보통 사람들처럼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느껴야 나중에 커서 대통령 하고 맞장도 뜨고 할 것 아닙니까? 여기 초·중·고등학생들 많이 오는데 이론으로서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것도 있지만 정서와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있거든요."
또 노 전 대통령은 어린이들을 가리키며 "너희들이 지도자가 됐을 땐 높은 자리에서 홀로 있는, 그리고 특별한 권력을 갖고 특별한 재주를 갖고 특별한 대우를 받는 그런 사람이 아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홈페이지 관리자는 "대통령은 지금보다도 더 일반 시민들, 아이들과 가깝게 만나길 바란다"며 "2002년 대통령 후보 시절 ‘친구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며 스스로를 낮췄던 사람이 바로 '낮은 사람 노무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11월, 퇴임 대통령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는 봉하마을에서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그를 만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요즘 거의 매일 오후 3시경 만남의광장에서 방문객과 대화하고 있다. ⓒ 노무현공식홈페이지
봉하마을은 올해 김해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집계되었다.
최근 김해시가 관광지 방문객 숫자를 파악한 결과, 봉하마을은 그동안 김해지역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았던 가야문화 유적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김해시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집계한 결과, 김해지역을 찾은 전체 관광객은 253만여명이었다. 이중 70만1000여명이 봉하마을을 찾았고, 2위는 31만 3000여명이 찾은 장유 대청계곡으로 조사됐다.
▲ 봉하마을은 김해지역 관광지 가운데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명소다. 사진은 22일 봉하마을 만남의광장을 찾은 방문객의 모습. ⓒ 노무현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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