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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잘 사는 방법' 중 하나는 유언을 쓰는 일

유언학①-죽음을 보듬으면 삶이 새롭다(유언의 의의)

등록|2008.11.24 19:08 수정|2008.11.24 19:08
유언을 미리 마련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삶을 더 윤택하게 하고 사후 남은 이들의 삶과 사회에 도움을 주기 위한 현명한 배려로 평가된다. 자서전학교(www.mystoryschool.com)가 마련하는 '유언학' 시리즈는 유언과 관련한 몇 가지 사항을 꼼꼼히 살핀다. 

누가 죽음을 피할 수 있을까? 죽음은 삶과 함께 '생명'이라는 동전의 양면 중 하나다. 생명을 인식하는 때부터 '죽음을 잘 사는 방법'을 연구하여야 할 이유다. 이는 지성을 가진 인간만의 특권이기도 할 것이다.

잘 사는 것이 잘 죽기 위한 방편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죽음을 대비하는 가장 구체적인 행위는 유언(遺言)을 준비하는 것이다. 유언을 가리키는 영어 낱말 윌(will)은 '의지(意志)'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후세에 남기는 말'이지만 사람의 진취적인 뜻을 함축하고 있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유언을 그래서 '위대한 채비'라고도 한다.

내가 죽고 난 뒤의 재산의 처분이나 신분관계 등에 관한 사항을 미리 결정하고 이를 스스로 문서 등의 형태로 작성한 것이 유언이다. 유서 유언장 유언서등은 '유언을 적은 글'이라는 뜻으로 유언과 같은 의미이다. 다만 법률에서는, 유언이 법률적인 효과를 가지도록 정리한 문서 따위를 유언서(遺言書)라고 특정한다.

유언은 유가족 등 살아있는 사람들이나, 그가 살면서 겪었던 사람과 조직 등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법률은 유언서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항들을 따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상속에 관한 사항 ▲상속 이외의 유산의 처분에 관한 사항 ▲신분상의 사항 ▲유언의 집행에 관한 사항

자신의 죽음을 예상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노환(老患)이나 숙환(宿患)에 의한 사망이라 할지라도 정작 죽음의 순간은 급박하게 오는 것이고, 미련(未練) 없을 만큼 이에 대한 채비를 스스로 하는 현명한 사람은 거의 없다. 더구나 사고사(事故死)나 범죄에 의한 사망의 경우는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유언은 건강할 때 미리 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 피치 못할 '죽음'을 경원시(敬遠視)할 이유는 없다. 유언을 마련한 이들은 "내 삶을 제3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점과 어떤 불의(不意)의 사태를 만난다 해도 내 가족과 남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도리는 마련했다는 안도감에 마음 든든하다"고 말한다.

최근 들어 유언서를 미리 마련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웰빙(well-being)'과 짝을 이루는 '웰다잉(well-dying)' 개념이 퍼져 가는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아름답게 살다 죽는 것에 대한 의지의 집단적 표현이겠다.

유언은 인간의 깊은 지성의 발현(發現)이면서 매우 실질적인 의미와 용도(用途)를 갖는다. 유언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를 충족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자서전학교(www.mystoryschool.com)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자서전학교 에디터이며 시민사회신문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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