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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되려면 군수선거운동이나 해야겠다"

문행주 의원, 화순군 공무원 특별채용 특혜 의혹 제기

등록|2008.11.25 11:26 수정|2008.11.25 11:34

▲ 문행주 화순군의회의원. ⓒ 박미경


화순군이 특별채용을 통해 선거공신들과 전현직 공무원들의 자녀 등을 대거 채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화순군의회 문행주 의원은 24일 열린 제155회 임시회 3차 정례회에서 5분자유발언을 통해 화순군 특별채용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정부의 공무원 정원감축 등으로 인해 전남도에서만 400여명이 지방직 공무원시험에 합격해놓고도 임용되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4천여명에 이른다.

화순군의 현행 정원은 683명, 현재 근무하고 있는 인원은 654명이다. 행안부의 정원감축안에 따라 화순군도 5%인 31명을 감축해 정원을 652명으로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화순군은 이번회기에  ‘화순군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처리, 정원을 652명으로 줄였다.

그런데 652명으로 정원감축을 추진하면서도 지난달 14일 특채를 통해 7명을 채용, 현원을 654명으로 만들었다.

이는 의회에서도 간과하지 않아 정원조례개정을 위해 지난 11일 열린 군의회 총무위원회 1차 회의에서 호된 질타를 받았다.

당시 의원들은 “공무원정원을 652명으로 줄여야 하고 현원이 647명인 상황에서 5명만을 채용하면 정원이 652명이 되는데 굳이 7명을 특채로 채용해 개정정원수를 넘긴 이유가 뭐냐”고 따졌고 집행부는 “상반기에 감축계획이 내려왔지만 갈수록 행정수요가 늘면서 각 실과소로부터 충원요청이 계속돼 와서 불가피하게 충원을 하게 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문행주 의원은 “이번 특채를 통해 채용된 일부 사회복지사들의 경우 현재 사회복지업무와 상관없는 일반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며 이는 화순군이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그에 맞는 기준을 정해놓고 채용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복지사가 필요해 시급하게 특채로 채용했다면 당연히 사회복지업무에 종사해야 하는데 일반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은 특채가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편법운용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 24일 열린 제155회 화순군의회 임시회 3차 본회의. ⓒ 박미경


문행주 의원은 5분발언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고 모두가 모른 체 하기에 본인도 모른 체 하려고 했지만 수년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한 젊은이의 울분을 듣고 용기를 내어 화순군공무원 채용상의 문제점에 대해 입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이의 말을 인용, “올해 화순군이 공무원 신규채용을 4번했는데 4번 모두 다 기술직은 특채를 했으며, 이미 합격할 사람을 정해놓고 특채의 일정한 기준을 만들어 놓고 응시생을 모집했다”고 주장했다.

그 젊은이는 “공채를 통해 정당하게 실력을 겨룰 기회가 제공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서 “자신도 이제는 군수 선거 운동이나 하러 다녀야겠다”고 울분을 토했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이후 확인한 결과 특채합격자들의 상당수가 “화순군청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사람의 자녀, 사회단체의 간부이거나 유력 인사의 자녀나 식구들, 심지어 지난번 군수 선거를 도운 사람들의 자녀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일정한 자격만 갖추면 주관적인 잣대로 면접관이 판단해 특별채용을 하다보니 당연하게 지역유지나 공무원, 선거꾼들의 자녀나 식구들이 합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문행주 의원은 “화순군이 특채를 통해 편법으로 제 식구 챙기기에 급급하고 있다”며 “군정의 정도를 지키라”고 촉구했다.

또 “특채가 단체장의 재선을 위한 위한 인맥관리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공채를 통해서도 충분한 인력수급이 가능한 만큼 정부차원에서 특채를 없애든가 공채와 마찬가지로 객관적으로 실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든가 임용대기자나 기간제근로자를 우선채용하는 등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의회에서 관행이라는 등의 이유로 집행부의 인사전횡을 막지 못한데 대해 의원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다”는 심경을 밝혔다.

한편 화순군은 2005년도에는 특채로 8명, 공채로 13명, 2006년도에는 특채로 1명, 공채로 10명을 신규채용하는 등 특채에 비해 공채로 채용된 인원이 더 많았다.

그런데 2007년부터는 특채 11명, 공채 10명으로 특채로 채용된 인원이 공채로 채용된 인원보다 많아지더니 올해는 특채 26명, 공채 3명 등 특채채용인원이 공채채용인원보다 무려 9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대해 화순군 관계자는 “올해 특채가 많은 것은 올해 20명이 명예퇴직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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