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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벽화사업, 용역 따로 시행 따로

등록|2008.11.25 11:33 수정|2008.11.25 11:33

▲ 양산시가 벽화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1천만원을 들여 디자인용역을 실시해놓고도 정작 사업 시행은 다른 벽화디자인을 활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시청 뒤 후문 입구 측벽에 최근 작업을 마친 벽화(위)와 시의회에 보고된 디자인(아래)이 전혀 다른 형태로 시행돼 용역비만 낭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이현희


도시 경관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양산시가 시행해온 벽화사업이 일관성 없는 시행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양산시는 최근 시청 뒤 후문 입구 벽면 60여m에 300여만원을 들여 벽화사업을 시행했다. 이곳은 올해 양산시가 벽화사업을 계획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디자인용역을 실시한 곳이지만 시행한 결과는 양산시의회에 보고한 디자인용역과도 맞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산시가 양산시의회에 보고한 디자인용역 결과에 따르면 이곳에는 청색과 연두색을 배치한 동심원 형태의 벽화가 그려져야 하지만 정작 사업이 마친 뒤 이곳에는 사슴, 소나무, 학 등을 배치한 벽화가 그려진 것.

이에 대해 양산시는 처음 디자인용역 이후 추가로 용역 결과물을 받아 벽화를 완성했다고 밝혔지만 추가로 용역업체가 제시한 디자인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은 벽화사업이 시행된 이후 시민들의 여론 수렴이나 양산 특성에 맞는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채 벽화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벽화사업의 경우 대부분 사업이 2천만원 이하로 수의계약을 일삼고 있어 특정업체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지난해 양산시는 모두 11곳에 대해 2억3천만원을 들여 벽화사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양산시의회는 지난해 2차 추경에 심의한 1억5천만원 외에 주민편익사업비 8천만원을 시의회 승인도 거치지 않은 채 예산을 집행한 것과 이들 사업이 수의계약이 가능한 2천만원에 모두 집행되었다는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양산시의회는 추경 예산 심의에서 3천만원으로 모두 5곳을 집행할 예정이었던 벽화사업이 수의계약이 가능한 2천만원으로 7곳에 집행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이들 사업 가운데 3곳이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었다며 특정 업체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올해 당초예산에 편성된 예산 7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한편 양산시는 올해 도시디자인계를 신설하고 벽화사업을 비롯한 각종 도시경관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겠다며 1차 추경에 디자인용역비 1억600만원, 사업비 7억1200만원을 편성했고, 시의회는 디자인용역비 5600만원, 사업비 4억1200만원을 승인했다.

또한 2차 추경에서도 양산시는 사업비 6억원을 편성했지만 시의회는 3억원만을 승인했다. 따라서 올해 벽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양산시가 예산에 반영한 예산은 디자인용역비 5600만원, 사업비 7억1200만원이지만 11월 현재 사업이 진행된 곳은 양산나들목 고가도로 벽면(사업비 2천만원), 시청 뒤 후문 입구 측벽(사업비 300만원) 등 2건에 불과하다. 게다가 디자인용역 역시 5곳에 대해 1천만원을 들여 실시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어 7억여원이 되는 사업비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셈이다.

따라서 예산을 이월하지 않을 경우 올해 사업기간을 불과 1달 남긴 상황에서 벽화사업이 시간에 쫓겨 졸속으로 무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는 법”이라며 “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www.ys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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