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화학조미료 가장 큰 해악은 바로 이것!

나쁜 식재료로 만든 음식도 맛있게 만든다

등록|2008.11.27 13:21 수정|2008.11.27 13:21
그제(25일) 저녁, 야탑역 인근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 선생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맛객입니다.” 라는 나의 인사에 “우리가 진작에 만났어야 했는데...”라며 반갑게 손을 내민다.

당대를 대표하는 맛칼럼리스트와 맛블로거가 만났으니, 대화의 소재로 온갖 산해진미가 펼쳐졌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음식이 아니라 그 집의 주방을 봐야 합니다.” 황교익 선생의 말이다. “이제는 음식의 맛보다 재료의 안전성을 먼저 따질 수밖에 없게 되고 있습니다.” 2007년 8월에 내 블로그에 올린 내용이다.

두 사람은 이렇게 음식의 맛 못지않게 식재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당연히 대화의 화두도 올바른 식재와 안전성에 모아졌다.

“어떤 식재가 사용되는지 알면 식당 밥 못 먹습니다. 관세를 낮추기 위해 콩을 가루내서 들여오는데, 산패와 부패가 없을 수가 없죠. 콩가루가 굳어서 발로 차도 딱딱해요. 이것들이 두부공장으로 들어갑니다.”

적어도 두부만큼은 몸에 좋을 것이란 믿음이 깨지는 순간이다. 심지어는 사료용으로 들어오는 콩가루가 두부공장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식당에 납품되는 식자재 중에서 가장 해로운 것 3가지만 말씀해 주세요.”
“된장, 고추장... 그리고 화학조미료죠.”

된장, 고추장이라니 의외다. 하지만 질 낮은 저가의 원재료로 만든 제품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한식당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양념이기도 하니 말이다. 참고로 식당에 납품되는 쌈장이나 고추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낮다. 물론 괜찮은 제품도 있지만. 그런데 맛있는 음식은 웬만큼 섭렵한 두사람이 가장 맛없는 음식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맛객(左)과 황교익(맛칼럼리스트) ⓒ 맛객


화학조미료 문제는 맛객이 끈임 없이 문제 제기를 하는 부분이다. 가끔 화학조미료가 그렇게 몸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도 듣는다. 나 역시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말자는 주의는 아니다.

맛을 위해 소량 사용하는 건 인정한다. 특히 미각이 많이 떨어진 어르신들이 MSG 도움으로 입맛을 되찾는다면 그건 순기능이라 할 수 있다. 항상 문제는 과다사용이다.

조미료가 미각은 속일 수 있다. 하지만 느낌까지 속이지 못한다.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은 항상 내 기분을 찝찝하게 만든다. 황교익 선생은 조미료 음식은 뒷골이 땡기기까지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조미료의 가장 대표적인 해악은 따로 있었다.

“화학조미료가 가장 나쁜 점은 질 낮은 식재를 맛있게 만드는데 있죠.”

놀랍지 않은가? 음식의 맛을 위해 첨가한다고 믿는 조미료가 실상은 식재의 질을 감추는 속임수의 도구로 이용된다는 이 사실이. 우리나라 사람의 조미료 섭취량은 일본의 2배가 넘는다. 질 좋은 중국산 식재는 일본으로 가고 쓰레기 같은 식재는 한국으로 온다. 국민들 조미료 섭취량과 무관해보이지는 않는다. 앞으로는 식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조미료음식에 대해 민감해질 필요가 있어야겠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