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사진] 겨울맞이 앞둔 끝자락 남도의 가을

전남 영암 월출산 산자락에 남아있는 고운 단풍들

등록|2008.11.27 14:57 수정|2008.11.27 14:57

▲ 곱게 물든 단풍나무 밑에서 지난 가을의 추억을 줍는 여인 ⓒ 이승철


“저 단풍들 좀 봐? 여긴 아직 가을이네”
“어머머! 정말! 저 고운 단풍! 이곳엔 아직도 가을이 머물고 있었네.”

산에서 내려오던 일행들이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어제(11월 26일) 석양 무렵, 전남 영암군에 있는 월출산 산행을 마치고 내려선 곳이 천황사 쪽 산자락이었습니다.

‘영암 아리랑’ 노래비가 있는 지역에서 조금 더 내려서자 단풍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빨갛게 물든 단풍은 그 빛깔이 정말 고왔습니다. 서울엔 늦은 단풍도 이미 시들어버려서 푸석푸석 낙엽으로 짓밟히고 있는 요즘입니다.

▲ 대나무숲과 단풍터널 ⓒ 이승철


▲ 곱게 물든 빨간 단풍 ⓒ 이승철


▲ 물들기 시작한 단풍 ⓒ 이승철


그런데 고운 단풍이라니, 산길에서 내려와 조각공원과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은 단풍터널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길 한쪽은 푸른 대나무 숲이어서 붉은 단풍 빛깔이 더욱 선명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었지요.

길에서 만난 몇 사람의 관광객은 광주에서 내려온 신사들이었습니다. 광주만 해도 이미 단풍이 모두 져버렸는데 이곳에 오니 고운 단풍이 많다며 여간 즐거운 표정들이 아니었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던 등산객들도 서울과 북쪽지방에선 이미 져버린 단풍을 다시 보게 된 것이 반갑고 신기한 듯 모두들 감탄사를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 ⓒ 이승철


▲ 진분홍 단풍나무 ⓒ 이승철


▲ 단풍이 지는 풍경 ⓒ 이승철


참 곱구나. 네 얼굴
시린 손 호호 불며
보고 또 봐도

눈부시구나. 네 빛깔
대관령엔 눈꽃이
두 번씩이나 피었다는데

지난 가을
몰래 몰래 풋사랑에 빠진
곱디고운 내숭쟁이 영암 가시내

월출산 산마루에
달 떠오르면
혹여 다시 그님을 볼 수 있을까

까치밥 감나무 아래
멈칫거리다
찬바람에 빨간 볼 더욱 붉어졌구나.

-이승철의 시 ‘월출산 초겨울 단풍. 모두

▲ 단풍터널을 걷는 신사들 ⓒ 이승철


▲ 노랗고 빨간 단풍 ⓒ 이승철


▲ 주차장가의 단풍과 낙엽 ⓒ 이승철


등산객들과 멀리 대구에서 온 관광객들은 곱디고운 단풍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초겨울까지 남아있는 가을이야기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북쪽지방들은 거의 대부분 초겨울 찬바람에 썰렁한 풍경인데 이곳 남도지방엔 아직도 고운 단풍이 남아 가을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