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사유화된 영상언어 특성과 매력 느끼게 하는 사진전

전성균 개인전 리뷰

등록|2008.11.27 16:52 수정|2008.12.03 09:50
전성균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사적인 시각에 의존하는 사진 찍기를 한다.
그리고 명확하고 분명한 컨셉트를 바탕으로 한 사진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개인적인 감수성과 직관에 의존하여 일상적이거나 사적인 공간에서 만난 특정한 사물과 장면을 자유롭고 감각적인 카메라워크로 재구성하여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생산한다.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도 프랑스에서 사진공부를 하기위해서 머물던 시절에 만난 특정한 공간과 사물 그리고 사건들 중에서 자신의 감성에 진한 자국을 남기는 평범한 사물과 사건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것이다. 작가는 선상에서 만난 풍경 ,길거리 쇼 윈도우 이미지, 아스팔트 바닥에 그려져 있는 도로교통 표시 등 너무나도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포괄적인 관심을 영상화하여 보여준다.

전통적인 사진 찍기는 사진가가 산책을 하듯이 거리를 거닐면서 이미지를 수집하여 사진적인 프로세스를 통하여 재구성 하는 것이다. 전성균의 사진적인 표현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 정적사유 ⓒ 전성균



▲ 정적사유 ⓒ 전성균



작가는 전시작품을 ‘Stillness thinking_정적사유’와 ‘Passing by_지나다가’로 분류하여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전시하였다. 그런데 두 시리즈가 작품의 분위기나 작품을 제작하는 태도 또는 표현방식에서 조금은 차이점이 있지만, 작가가 순간적인 느낌을 소중하게 여겨서 그것에 뿌리를 두고서 최종 결과물을 생산하였다는 점에서는 별 다른 변별점이 없다. 그래서 작품을 제작하는 태도나 전시방식 자체가 작가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일상적인 삶 속에서 우연히 만나는 특정한 상황이나 풍경들 중에는 마치 한 장의 사진을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장면이 있다. 혹은 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때는 별 느낌이 없지만 사진으로 남겼을 때 그 결과물이 감성을 자극할 때도 있다. 어느 누구나 일상에서 사진적인 풍경을 느끼지는 않는다. 사진적인 사고와 사진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만이 세상과 사물이 사진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사진으로 재현 할 수 있다.

사진가는 세상과 사물에 대한 느낌을 카메라의 메커니즘적인 과정을 이용하여 사진으로 재현하는 사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성적인 감성과 사고가 필요하다. 작가로서의 감성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지만 후천적으로 키울 수도 있다. 폭 넓고 다양한 문화적 체험이 그것을 가능 하게 한다. 작가로서의 사고력은 체계적인 학습과 직. 간접적인 다양한 체험을 필요로 한다. 순간적인 느낌도 후천적인 학습과 훈련된 감성이 바탕이 되어야만 사진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작가 전성균의 작품에서는 그러한 작가적 재능과 사진적인 표현능력이 잘 느껴지고 있다.

▲ 정적사유 ⓒ 전성균



작가는 시시콜콜하게 느껴지거나 너무나도 평범한 사물과 공간을 감각적인 프레이밍을 통하여 재구성하여 자신의 미적인 주관과 철학적 사유체계를 드러내고 있는데, 외형적으로 감각적인 표현대상을 소재로 삼거나 특별한 표현방식을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작가의 사진적인 사고와 시각이 작품의 내부구조를 이루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여 보는 이들의 의식체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작가가 표현대상으로 삼은 소재나 주제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과 특정한시각적 체험이다. 그것을 개성적인 미적 관점과 사진적인 표현력을 바탕으로 영상언어화 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전시장에서 디스플레이하는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구성하여 자신이 전달하고자하는 주제를 명료하게 표현하고 있다.

▲ 지나다가 ⓒ 전성균



▲ 지나다가 ⓒ 전성균



국어나 영어 등 언어에 문법이 있는 것처럼 사진작품에는 문법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영원불변 하는 것도 아니고 보편적인 것도 아니다. 언제든지 새로운 가치관과 질서에 의해서 교체될 수 있다.모든 사진이 사진작품이 될 수 없는 것은 사용목적이 다른 이유도 있지만 그 목적에 따라 표현방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한 장 의 사진 혹은 여러 장의 사진이 작품이 되려면 그것에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하고 그것이 효과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사진적 메시지를 제대로 드러내려면 표현방법을 잘 선택해야 한다. 그것을 제대로 선택하고 표현하는 것이 사진적 어법 이다. 프레임, 앵글, 카메라 거리, 콘트라스트. 톤. 셔터찬스, 광선의 밝기 등이 제대로 선택되어져 최종 결과물에서 주제가 잘 드러나야 사진적 어법이 잘 지켜진 것 이다.

▲ 지나다가 ⓒ 전성균



사진작업을 할 때 표현대상이 특정한 공간 혹은 사물 일 때 그 대상의 전체를 표현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지만, 사진은 사물의 부분이 표현대상이 될 때 사진적 표현의 묘미를 느끼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진가는 특정한 상황 또는 사물의 전체 와 부분을 모두 볼 줄 알아야 한다. 전체를 통해서 부분을 느끼게 할 수 도 있고 부분을 통해서 전체를 느끼게 할 수 도 있다. 시각적으로 존재는 하나 육안으로는 느낄 수 없는 느낌을 사진 적으로 표현 할 때 호소력이 생긴다. 대상 그 자체만으로도 큰 감동을 줄 수 있지만,카메라 거리. 프레임. 앵글 그리고 톤의 변화에 의해서 보는 이에게 느낌을 전달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것 이다. 그것이 사진적 표현이다.

이번에 매우 절제된 감정표현으로 사유적인 이미지를 생산하여 전시하는 젊은 사진가 전성균은 이와 같은 사진적인 어법과 사진적인 표현이 효과적으로 작용하여 완성도 높은 최종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사유화된 영상언어의 특성과 매력을 느끼게 하는 전시회였다.
덧붙이는 글 1부 Stillness thinking
일시: 2008. 11.14 ~ 11.
2부 Passing by_지나
일시: 2008. 11. 21 ~11. 27
장소: 갤러리 브레송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