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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뒤돌아 보면? 살짝 주변을 둘러보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행복해집니다!

등록|2008.11.28 15:23 수정|2008.11.28 15:23
 참 바쁜 세상입니다. 참 힘든 세상입니다. 경제도 어렵고, 날씨도 춥고, 삶도 고달프고...서민들 삶은 아랑곳 않은채 자기들 잇속 차리기에만 여념없는 일부 부자들, 정치인들, 마나님들! 그저 한심할 따름입니다. 쳐다보고 있으면 서글픔마져 밀려옵니다.

뒤돌아 보는 길저 멀리 산기슭에서부터 걸어온 길입니다. 뒤돌아보면 예쁜 길입니다. ⓒ 윤병렬


어느새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었습니다.  보일러 기름 걱정 때문에 '지구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졌다'는 뉴스가 오히려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벽에 걸린 달력도 딱 한장 남았습니다. 2008년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이제 지나온 날들을 살짝 돌아보는 때가 다가왔습니다. 어렵고 힘들던 순간도 돌아보면 한 때였단 생각이 듭니다.  먼 옛날의 아픈 기억도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면 추억이 됩니다.

감나무와 논감나무와 논이 한데 어우러져 포근함이 느껴지는 시골 풍경입니다. ⓒ 윤병렬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 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또다시 그리움이 되리니.

가을 논멀리서 바라보면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 윤병렬


청년 시절 푸시킨의 시를 되뇌이며 마음을 달랬던 기억이 납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슬프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은 오리니.'

그땐 지금 보다 더 어려운 삶이었습니다. 창문도 없는 자취방에 쭈그리고 앉아 꺼져 나자빠진 연탄을 원망하며 '곤로'에 라면 끓여먹던 시절입니다. 1980년대 중반.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가을 논길과 둠벙푸른 하늘 빛 아래 풍성한 논과 둠벙이 보입니다. ⓒ 윤병렬


그래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가 참 좋았습니다. 자취방에 친구들 우르르 몰려와 밤새 얘기 나누며 토론하던 시절입니다. 라면 국물에 쓴 소주만 있어도 행복했던 시절입니다.

걸어온 길, 살아온 삶을 살짝 뒤돌아 보는 여유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억새와 단풍 사이로 난 길억새와 단풍 사이로 난 예쁜길이 산으로 이어집니다. ⓒ 윤병렬


살짝 뒤돌아보면? 살짝 주변을 둘러보면? 행복해집니다!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가까이에 있습니다. 지나온 한해,  걸어온 길, 살아온 삶을 살짝 뒤돌아 보는 여유! 그 여유 속에 행복이 가득 존재합니다.

수확하는 논주변을 둘러보면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진한 아름다움을 느낄때가 많습니다. ⓒ 윤병렬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인터넷신문 뉴스사천(NEWS4000.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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