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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동생의 도리... 사과하기도 어렵다"

등록|2008.12.05 16:36 수정|2008.12.05 18:38

▲ 노무현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봉하마을 만남의광장에서 방문객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 사람사는세상


세종증권 비리에 연루되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가 구속되자 노 전 대통령은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전직 대통령의 도리도 있고 동생의 도리도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5일 오후 봉하마을 사저 앞 만남의광장에서 방문객들과 인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강원도와 청주·울산 등지에서 온 방문객들과 함께 언론사 취재진들이 모인 가운데 인사했다.

기자들이 여러 질문을 던지자 노 전 대통령은 "무슨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싶은 거죠?"라고 물은 뒤 대답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도리도 있겠지만, 형님의 동생으로서의 도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형님이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하는데 여기서 사과하게 되면 형님의 피의 사실을 인정하는 게 되어서 국민들에게 그런 서비스를 하기가 어렵다, 여기 오신 분들한테도 같은 거다,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해야 할 도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사람으로서 가족의 동생으로서의 도리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실이 다 확정될 때까지는 형님의 말을 부정하는 앞지른 판단을 말하거나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년 봄까지 방문객 앞에서 인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12월 들어 매주 월·목요일을 제외한 날짜에만 방문객들을 만나왔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은 "오늘은 손님보다 취재진이 많은 것 같다"면서 "오늘 제가 인사하러 나오고 싶지 않았다, 나온다고 게시하지 않았는데 인터넷에 공지되어 있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체로 오늘 인사로 금년 인사는 마감하겠다, 이 자리에서 오늘 인사는 마지막 인사로 한다, 내년에 날씨 따뜻해지면 다시 인사 드리러 나올 것이다, 그렇게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멀리서 왔는데 미안하다"고 한 뒤 "사저에 계속 있을 것이다"면서 "올해 안에는 (만남의광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노건평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느냐는 질문에, "형님과 그것은 사적인 문제로 덮어두면 좋겠다, 궁금하겠지만 그만 우리끼리 문제로 덮어두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 지난 2002년 1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투표를 마친 뒤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내려가 부모님 선영에 참배한 뒤 형님인 건평씨 집을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주간사진공동취재단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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