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패션의 세계, 검은 정장만큼이나 암담하다
[알뜰한 옷 잘 입는 남자가 되자! 1]
한국 남자들은 패션에 관심이 없다?
이런 말은 어찌보면 남성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전반적으로 맞는 말이다.
옷 입는 것, 즉 자신의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남성은 매우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네 남자들의 삶의 구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어릴 때 어머니가 사다준 옷을 입고 자란다. 어머니가 사다준 옷에 대해 반발이라도 하게 되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으로 시작되는 호된 꾸지람을 듣게 된다. 남자가 뽐내는 것은 학업에 집중하지 않는 것이라는 어머니의 사고관에 의해 패션에 소극적인 남자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구두를 손질하고 격식에 맞춰 옷 입는 법을 배우는 서양의 어린이들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러다가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교복을 입게 되면서 천편일률적인 복장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물론 하교 후나 주말에 사복을 입음으로써 자신을 꾸미는 시간이 많다. 그러나 어머니는 거울을 보며 뽐내는 아들을 고운 눈길로 바라보지 않으며, 야간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은 그런 자유시간을 최대한 빼앗아간다.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2년의 시간은 암흑의 공백기라고 간주할 수 있겠다.
입시지옥을 치르고 대학교를 다니면서 자유와 금전적인 여유로 인해 옷차림에 제법 신경을 쓰게 된다. 동대문, 명동, 인터넷 쇼핑 등 트렌드의 폭풍 속에서 패션에 대한 아무런 기본이 안 갖춰진 남자들은 연예인들이 제시하는 코드에 맞추거나 명품 이미테이션에 휘둘리게 된다.
결국 동대문과 명동의 거리로 나가면 또래의 남자들은 거의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다. 그래도 자신을 꾸민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여전히 많은 남자들은 어머니가 사주는 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를 1~2년 다니다 보면 군대에 가게 되고 군복으로 '단련'이 된다. 여기서 우스운 점은 군대에서 남자들은 군복이라는 단일 아이템으로 최대한 멋을 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3줄을 잡느니 5줄을 잡느니 하는 말은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알 것이다. 이때 만큼은 정말 패션의 차별성과 권위성을 잘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 후에는 취업에 골머리를 앓으며 도서관의 붙박이 인생으로 변한다. 졸업이라는 행사는 많은 남성들에게 정장을 갖추게 되는 큰 기회가 된다. 고등학교 때 교복이 아닌 정장을 입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학교의 졸업식에 견줄 만한 건 아니다.
놀랍게 졸업식은 상갓집을 연상케 하는 검은 무리로 가득하다. 졸업 동기 여학생들의 화사하고 쉬크하거나 엘레강스한 모습과 달리 칠흑의 남학생들은 블랙타이 모임에라도 나온 듯 한 모습이다. 간간히 광택이 어우러진 소위 갈치 정장이라고 불리는 광택 소재의 슈트도 눈에 띈다.
이런 모습은 직장생활에서도 이어지는데 이런 모습들은 개인적인 무관심과 사회의 획일성에 기인한다. 검은 색 또는 회색의 슈트는 정말 코디하기가 쉽다. 단지 그 이유다. 검은 색은 격식이 있고 깔끔하며 대한민국 남성이 가장 애용하는 검정색 구두에 완벽하게 매치된다. 개중에도 엉뚱하게 검은색 타이를 메어 초상집을 연출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의 많은 직장은 남성들에게 정장을 강요한다. 최근에야 대기업 중심으로 비즈니스 캐주얼의 바람이 불어 많이 완화되었지만 영업직이나 중소기업의 남자직원들은 정장의 테두리에 갇혀있다. 세퍼레이트 코디마저 용납되지 않고 검은 정장만을 고집하는 회사도 많다. 즉, 남자들에는 30살이 되도록 자신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리고 남자는 결혼을 한다. 남편은 아내가 골라주는 옷을 입는다.
이렇게 대한민국 남성들의 삶을 통해 살펴본 남성패션의 세계는 검은 정장만큼이나 암담하다.
물론 놀라울 만큼 패션에 관해 해박하고 멋진 스타일을 연출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소수의 반발을 묵인할 수 있을 정도로 통상적인 적용이 되는 남성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의견에 대한 변명 중의 대표적인 예가 '멋진 옷은 비싸다. 그런 비싼 옷에 투자할 형편이 안 되는 걸 어떡해야 하나?'다. 에르메르질도 제냐나 발렌시아가의 정장에 페라가모 구두를 신고 발리 가방을 메라는 게 아니다. 자신의 체형과 스타일을 잘 간파하고 격식에 맞는 착장, 스타일의 연출에 관심을 가지라는 말이다.
그런 관심이 없으면 소매가 손등을 덥고 바지 기장이 바닥을 끄는, 폴 스미스를 입은 꼴불견이 되고, 많은 관심으로 코디를 연출하면 노튼이나 지오다노같은 캐쥬얼을 입어도 세련된 멋쟁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말은 어찌보면 남성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전반적으로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어릴 때 어머니가 사다준 옷을 입고 자란다. 어머니가 사다준 옷에 대해 반발이라도 하게 되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으로 시작되는 호된 꾸지람을 듣게 된다. 남자가 뽐내는 것은 학업에 집중하지 않는 것이라는 어머니의 사고관에 의해 패션에 소극적인 남자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구두를 손질하고 격식에 맞춰 옷 입는 법을 배우는 서양의 어린이들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러다가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교복을 입게 되면서 천편일률적인 복장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물론 하교 후나 주말에 사복을 입음으로써 자신을 꾸미는 시간이 많다. 그러나 어머니는 거울을 보며 뽐내는 아들을 고운 눈길로 바라보지 않으며, 야간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은 그런 자유시간을 최대한 빼앗아간다.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2년의 시간은 암흑의 공백기라고 간주할 수 있겠다.
입시지옥을 치르고 대학교를 다니면서 자유와 금전적인 여유로 인해 옷차림에 제법 신경을 쓰게 된다. 동대문, 명동, 인터넷 쇼핑 등 트렌드의 폭풍 속에서 패션에 대한 아무런 기본이 안 갖춰진 남자들은 연예인들이 제시하는 코드에 맞추거나 명품 이미테이션에 휘둘리게 된다.
결국 동대문과 명동의 거리로 나가면 또래의 남자들은 거의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다. 그래도 자신을 꾸민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여전히 많은 남자들은 어머니가 사주는 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를 1~2년 다니다 보면 군대에 가게 되고 군복으로 '단련'이 된다. 여기서 우스운 점은 군대에서 남자들은 군복이라는 단일 아이템으로 최대한 멋을 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3줄을 잡느니 5줄을 잡느니 하는 말은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알 것이다. 이때 만큼은 정말 패션의 차별성과 권위성을 잘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 후에는 취업에 골머리를 앓으며 도서관의 붙박이 인생으로 변한다. 졸업이라는 행사는 많은 남성들에게 정장을 갖추게 되는 큰 기회가 된다. 고등학교 때 교복이 아닌 정장을 입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학교의 졸업식에 견줄 만한 건 아니다.
놀랍게 졸업식은 상갓집을 연상케 하는 검은 무리로 가득하다. 졸업 동기 여학생들의 화사하고 쉬크하거나 엘레강스한 모습과 달리 칠흑의 남학생들은 블랙타이 모임에라도 나온 듯 한 모습이다. 간간히 광택이 어우러진 소위 갈치 정장이라고 불리는 광택 소재의 슈트도 눈에 띈다.
이런 모습은 직장생활에서도 이어지는데 이런 모습들은 개인적인 무관심과 사회의 획일성에 기인한다. 검은 색 또는 회색의 슈트는 정말 코디하기가 쉽다. 단지 그 이유다. 검은 색은 격식이 있고 깔끔하며 대한민국 남성이 가장 애용하는 검정색 구두에 완벽하게 매치된다. 개중에도 엉뚱하게 검은색 타이를 메어 초상집을 연출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의 많은 직장은 남성들에게 정장을 강요한다. 최근에야 대기업 중심으로 비즈니스 캐주얼의 바람이 불어 많이 완화되었지만 영업직이나 중소기업의 남자직원들은 정장의 테두리에 갇혀있다. 세퍼레이트 코디마저 용납되지 않고 검은 정장만을 고집하는 회사도 많다. 즉, 남자들에는 30살이 되도록 자신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리고 남자는 결혼을 한다. 남편은 아내가 골라주는 옷을 입는다.
이렇게 대한민국 남성들의 삶을 통해 살펴본 남성패션의 세계는 검은 정장만큼이나 암담하다.
물론 놀라울 만큼 패션에 관해 해박하고 멋진 스타일을 연출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소수의 반발을 묵인할 수 있을 정도로 통상적인 적용이 되는 남성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의견에 대한 변명 중의 대표적인 예가 '멋진 옷은 비싸다. 그런 비싼 옷에 투자할 형편이 안 되는 걸 어떡해야 하나?'다. 에르메르질도 제냐나 발렌시아가의 정장에 페라가모 구두를 신고 발리 가방을 메라는 게 아니다. 자신의 체형과 스타일을 잘 간파하고 격식에 맞는 착장, 스타일의 연출에 관심을 가지라는 말이다.
그런 관심이 없으면 소매가 손등을 덥고 바지 기장이 바닥을 끄는, 폴 스미스를 입은 꼴불견이 되고, 많은 관심으로 코디를 연출하면 노튼이나 지오다노같은 캐쥬얼을 입어도 세련된 멋쟁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