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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촛불 타오른다

교사 '파면·해임' 계기 11일 첫발... 23일 일제고사 앞두고 주목

등록|2008.12.12 13:49 수정|2008.12.12 13:49

▲ 11일 밤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촛불 시위 ⓒ 교육희망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날마다 촛불이 타오른다. 특히 이번 촛불 시위는 23일 전국 중학생 1, 2학년 일제고사를 앞둔 예민한 시점에 열려 주목된다.

계기가 된 것은 일제고사 관련 중징계를 받은 한 초등학교 교사의 글이 인터넷을 달구면서부터다.

중징계 교사 글 인터넷 퍼지면서...

최혜원 교사는 11일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 올린 '현직 교사입니다. 해임을 앞둔 마지막 글'이라는 제목의 학부모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시험 점수 잘못 나올까 늘 작아지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우리 서로 짓밟고 경쟁하지 말자고 말해주고 싶었다"라고 썼다.

이 글은 순식간에 인터넷에 퍼졌고 아고라에서만 12일 오전 12시 30분 현재 조회수 11만1010, 댓글 5567개를 기록했다.

이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촛불을 들자'라는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부당징계와 일제고사, 국제중 개교, 역사교과서 수정 등에 반대하는 주장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다.

11일 오후 6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첫 촛불 시위가 시작됐다. 교사와 학생, 시민 등 100여 명이 한 손에 촛불을 들고 참석했다. 오후 7시쯤까지는 징계를 당한 교사와 전교조 소속 교사 60여 명이 촛불을 들었다. 일부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도 눈에 들어왔다.

참석 교사들이 든 손팻말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뇌물 교장은 경고, 성추행은 정직인데 담임 편지 보냈다고 해임?'
'아이들에게 졸업장을 나누어주고 싶어요.'

서울시교육청 앞 촛불, 매일 저녁 7시부터

▲ 11일 밤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한 시민이 촛불을 들고 서 있다. ⓒ 교육희망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오늘 이 자리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징계에 반대하는 분들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면서 "내일은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저녁 8시쯤부터 촛불을 든 일반 시민 40여 명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YTN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합세한 것이다. 이들은 밤 10시 30분까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촛불을 들었다.

사회공공성연대회의, 범국민교육연대,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교육시민단체들도 이번 시위에 합세하기로 했다고 전교조 서울지부는 밝혔다.

시교육청 앞 촛불시위는 당분간 저녁 7시에 시작할 예정이다.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린 '히페리온'이란 아이디의 누리꾼은 다음처럼 밝혔다.

해임 통보를 받은 선생님의 글을 읽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촛불의 마지막 1인이 될지라도 당당하게 거룩한 분노를 표출하면서 촛불을 들고 서 있겠습니다. 양심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나라를 우리의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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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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