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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국가별 영화 상영편수 점유율 독과점 더욱 심화

할리우드(미국) 및 한국영화 국가별 극장 상영편수 점유율 더 높여....

등록|2008.12.13 18:50 수정|2008.12.13 18:50

참고자료2007, 2008 국가별 극장상영편수 1~5위까지 ⓒ 무비조이



영화진흥위원회 종합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12월 11일까지 상영된 영화 중 국가별 상영편수는 2007년과 비교했을 때 할리우드(미국) 영화의 약진이 돋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리우드 영화는 지난 2007년 131편이 상영되었지만 올해 12월 11일을 기준으로 135편이 극장에서 상영되어 이미 작년의 상영편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영화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상영편수를 보였다.

할리우드 영화가 약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3·4·5위를 기록한 일본·프랑스·영국 영화 상영편수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61편이 상영되어 2006년 55편보다 증가세를 보였던 일본 영화의 경우 올해 상당한 감소를 보였다. 일본영화가 한국영화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2006년부터 감소세를 보인 프랑스와 영국영화 상영편수는 3년 연속 감소할 것이 확실하다. 프랑스의 경우 2006년 30편, 2007년 25편, 2008년 현재 19편을 기록하며 영화 상영편수 점유율이 한국 시장에서 4%대로 떨어졌다. 지난 2년간 6%의 상영편수 점유율을 유지한 프랑스영화의 추락은 유럽영화가 한국에서 구축하고 있던 작은 시장마저 자리를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영화 역시 지난 4%대의 영화 상영편수 점유율이 3%대로 떨어져 계속해서 힘을 잃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상위 1·2·3위를 독식해왔던 할리우드, 한국, 일본 영화가 여전히 전체 상영편수의 74%에 해당하는 숫자를 자랑하며 앞으로 다른 국가 영화들은 한국극장가에서 제대로 보기 더욱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할리우드 영화가 계속해서 상영편수 점유율 %를 높여가고 있는 부분이다. 한국 영화가 예전만큼 관객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서 내년 할리우드 영화 상영편수는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한국영화 위기론이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극장상영편수 점유율을 보면 실제 할리우드, 한국 영화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영화들은 거의 고사위기에 빠져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영화산업 발전을 위해서 좋지 않다.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극장에서 선택할 수 없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영화산업의 위기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한국영화산업이 양질의 발전을 이루기위해서 다양한 시선을 가진 관객들이 필요하다. 다양한 시선을 가진 관객들은 작은 영화가 생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 이런 관객들이 양산되기 위해서는 할리우드와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좋은 영화들이 한국영화시장에서 작은 지분이라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위 1·2·3위 국가를 제외한 다른 나라 영화들 역시 개봉할 수 있는 여건이 지속적으로 마련되어야한다. 그래야 다양한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이 나올 수 있다.

결국 이런 식으로 극장상영편수 점유율이 특정 국가들이 독식해가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현상이 몇 년 계속 되풀이 되면 결국 관객들의 기호에 맞고 극장의 수입을 두둑하게 할 수 있는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영화 외에 다른 나라 영화들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 가까운 미래 한국 극장가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를 제외하면 띄엄띄엄 나오는 한국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는 자본주의 논리로 움직이는 대중예술이다. 특히 다른 부분은 다 제쳐두더라도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은 상당한 자본이 투자되지 않으면 만들 수도 존재할 수도 없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 관객들의 수입을 통해 생존할 수밖에 없는 극장들이 어떤 영화를 취사선택해 극장에 걸 것인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만약 이런 걱정이 현실이 된다면 한국 영화관객들이 실제 극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은 지금보다 더 선택의 폭이 좁아질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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