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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가장 먼저 들어온 곳...지금은 돌담마을

성주 한개마을, 푸근함과 고향의 옛 정취가 묻어 나는 곳

등록|2008.12.15 09:58 수정|2008.12.15 09:58
전국에는 잘 알려진 전통 마을이 많다. 대구 옻골마을, 경북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포항 덕동 마을, 충남 아산 외암마을, 강원도 고성 왕곡마을, 제주도 성읍마을 등을 찾으면 어느새 그리운 고향의 옛 추억과 기억으로 다들 돌아간다. 그 중 아직 유명세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성주의 한개마을을 찾았다.

한개마을한개마을에는 아직 담장길과 돌담길이 옛 정취 그대로이다. ⓒ 김환대


성산이씨가 집성촌으로 조선 세종 때 진주 목사를 지낸 이우가 처음 자리 잡은 후 대를 이어 살아왔으며 현재 100여 채의 전통 고가가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영남 최고 길지로 꼽히며, 사도세자(장헌세자)의 호위무관이었던 이석문이 터를 잡은 곳으로서 사도세자 참사 후 세자를 사모하여 사립문을 북쪽으로 내고 은거한 북비고택을 비롯하여 한주종택 등 많은 가옥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다.

3시간도 부족한 전통마을

한개마을을 가볍게 둘러 보려고 하면 적어도 3시간은 넘게 둘러 보아야 한다. 하루 반 나절을 보내야만 어느 정도 마을을 이해하고 보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집들이 그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마을에 들어서면 돈재 이공 신도비가 있다.

대산동 교리댁

교리댁은 안채·사랑채·대문채· 중문채·사당·서재로 이루어져 있다. 1760년경 이석구가 지었으며, 사당,·사랑채· 서재는 1870년(고종 7)에 후손들이 중수하였다.

교리댁교리댁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아늑한 느낌이다. ⓒ 김환대


이석구는 조선 영조 때 영해부사를 거쳐 사간원 사간, 사헌부 집의, 홍문관 교리 등을 역임하였으며, 교리댁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귀상이 홍문관 교리를 역임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교리댁 입구교리댁으로 들어가는 길 샛길로 마치 대문채만 드러내고 내부는 보이지 않게 되어 있다. ⓒ 김환대


들어가는 돌 담길이 아주 정겨운 집이며 한 개마을 답사에서 가장 먼저 찾아가는 집이 대부분은 이 집이다. 집안을 둘러 보는 중 오래된 추억의 텔레비전도 발견하였다. 이제 이런 것은 골동품이 되어 버린지 오래인데 그 곳에 버려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추억의 텔레비전문을 열고 닫는 이런 형식의 텔리베전은 이제 골동품 취급을 받는 추억의 물건이다. ⓒ 김환대


사당은 높은 기단에 위치해 대문채보다 오히려 키가 더 크다. 부엌은 판벽으로 되어 있어 조금은 디자인이 독특했다. 집안 어르신은 겨울철이라 불을 지피고 계셨다.

교리댁 사당교리댁의 사당은 다소 높은 위치에 있다. ⓒ 김환대


그 옆에는 월곡댁이 위치해 있는데, 한개마을의 지형을 그대로 이용해서 지은 집이라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아래 기와집 능선이 다 보인다.

월곡댁높은 위치에 한개마을 지형을 그대로 살린 집이라 한다. ⓒ 김환대


별당은 안채 영역과 샛길을 사이에 두고 있는데 건물이 관리가 다소 되지 않은 듯하여 보였다.

별당영역월곡댁 별당은 안채 영역과 샛길을 두고 있다. ⓒ 김환대



가장 많이 찾는 곳 한주종택

한개마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집이 바로 한주종택일 것이다. 책자에도 가장 많이 소개되었고 그 가옥의 한주정사는 분위기가 있어 한개마을에서 꼭 찾아 가고 싶어 하는 집이다. 이 집은 이진상의 호가 한주이므로 한주종택이라고 불린다. 주변이 다소 소박하면서도 선비의 풍성이 엿보이는 집으로 주변은 정원을 정비하여 다소 옛스러움이 예전과 달라 보였다.

한주정사한주정택의 정사건물 한주정사 ⓒ 김환대


어디에선가 옮겨진 석물들과 최근 석물들이 조화를 이루어 넓은 조경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이 마을 민가 배체의 표준 양식이 되는 집이며 최근 한주의 학문에 대한 연구를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한다.

주변 정비한주 정사는 주변이 다소 넓어져 있다. ⓒ 김환대


부분 개조는 있으나 잘 보존된 하회댁은 일부 부분적인 개조는 있으나 잘 보존되어 있다. 디딤돌이 마당에 깔려 있고, 특이하게 고방은 냉장고 역할을 하듯 시원하게 잘 보존되어 있다.

하회댁넓은 땅에 잘 지어진 건물이다. ⓒ 김환대


하회댁 고방벽체가 아주 두터운 느낌이어서인지 내부는 시원하다. ⓒ 김환대


안길 맨 끝 우측에 서남향을 한 극와고택과 월봉정 첨경재, 서륜재, 일관정, 여동서당 등 재실(齋室) 건물들도 있다.

첨경재마을에 있는 재실 첨경재 ⓒ 김환대


한개마을은 당시 성주군 일대에서 전기 시설이 가장 먼저 들어온 곳이라 한다. 3km에 달하는 마을 돌담길은 이제 명물이 되어 마을을 찾는 이들에게 좋은 구경 거리가 되고 있다. 다른 전통 마을에 비해 너무나도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랄까? 아직은 손때 묻지 않은 고향 그대로의 푸근함이 그대로 남아 있는 그런 마을로 따뜻한 봄이 오고 여름이 되면 겨울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개마을을 찾으면 문화유산 해설을 들을 수 있는데, 현재 이 마을에 살고 계시면서, 태실을 비롯하여 많은 지역문화 연구를 하시는 전 초전초등학교 교장이신 이덕주 선생님을 찾으면 이 마을의 구석 구석을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성주하면 참외의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태실과 전통마을 그리고 다양한 문화유적이 많은 전통 문화의 고장이 바로 성주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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