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영어시수 확대? "사교육 대란 올 것"
교과부 18일 발표 앞두고 전교조 등 16일 긴급 토론회
▲ 지난 16일 토론회 모습. ⓒ 윤근혁
교과부가 오는 18일 초등 영어수업시수 확대 등을 담은 영어교육정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16일 한 토론회에서 "영어수업시수 확대는 국제중 입시와 맞물려 사교육 대란의 계기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교과부는 초등학교 3-6학년의 영어시간을 주당 한두 시간씩 늘려 3시간으로 확대하고, 국가 영어능력평가시험과 영어회화 전문 강사제 신설 방안을 18일 내놓을 예정이다.
조자룡 전국영어교사모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전교조와 권영길 국회의원실이 함께 연 'MB정부 초등영어확대정책 사교육 조장할까'란 주제의 긴급 영어교육정책 토론회에서 "예민한 시기에 정부가 자칫 잘못하면 제2의 영어몰입교육 파동처럼 사교육을 크게 증폭시키게 될 것"이라면서 섣부른 초등영어수업시수 확대정책에 대해 경고했다.
▲ 조자룡 전국영어교사모임 사무총장. ⓒ 윤근혁
올해 10월 교과부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총 사교육비 20조400억원 가운데, 영어사교육비는 6조1283억원으로 가장 많은 액수를 차지했다.
교과부는 초등영어수업시수 확대가 이 같은 영어 사교육비를 잠재우는 데 보탬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전교조가 공개한 영어 연구학교 사교육비 비교 결과를 보면 대구 용계초는 영어수업시수를 확대한 뒤 오히려 영어 사교육이 늘어난 비율은 48.4%인 반면, 줄어든 비율은 16.7%였다.
주간 <교육희망>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5일 발표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초등학교 영어수업시간 확대 명목으로 교과부가 내세우고 있는 '사교육비 절감'에 대해 61.1%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공감 의견을 나타낸 응답자는 35.3%였다.
영어시수확대 연구학교, 영어 사교육 '늘었네'
이날 토론회에서 '초등학교 영어교육 현실에 대한 경험적 비판'이란 제목의 발제를 한 한희정 교사(서울 삼양초)는 "4년 동안 원어민과 함께 영어교과 전담교사를 해본 결과 학생들의 영어격차는 사교육비 격차에 정직하게 정비례했다"면서 "정부의 영어수업시수 확대는 영어교육을 주도하는 사교육시장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박거용 교수(상명대 영어교육과)도 "교육학적으로 효과가 없고 사교육비 부담만 늘릴 뿐인 초등학교 영어수업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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