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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진압 3년후 낙산사를 다시 찾다

등록|2008.12.18 17:35 수정|2008.12.19 11:18
얼마 전 우리 일행은 낙산사를 찾게 되었다. 이곳 강릉 산림항공관리소의 학습동아리인 '산불항공진화연구회'의 연구를 위한 발길이었지만 나에겐 남달리 감회가 새로웠다. 지난 2005년 4월 5일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낙산사가 화마에 휩싸여 있을 때 그 현장에서 초대형헬기를 조종하면서 돌풍을 동반한 강풍과 시꺼먼 연기와 화염 속에서 불길을 잡고 진화를 하기위해 사투를 벌이던 그 현장이었기에 더더욱 그렇다.

의상대와 소나무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의상대와 화마를 극복하고 아직도 치유중인 소나무 ⓒ 김창만


화마가 지나간 의상대와 주변 소나무들산불 후 검게 그을린 의상대와 주변 소나무들이 애처롭다 ⓒ 김창만



돌풍에 요동치던 헬기를 달래가면서 흐르는 땀방울이 눈시울을 적시고 연기가 시야를 가리는 틈사이로 희끗 희끗 보이는 산불현장의 타들어가는 사찰의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타 항공기와 충돌을 피해가면서 정신없이 물을 퍼다 부어대던 그 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등에 식은땀이 흐르고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해수관음상주변 나무가 제거된 조금은 황량해보이는 해수관음상 ⓒ 김창만



해수관음상과 검게 그을린 나무들산불 후 해수관음상을 휘감고 돌아간 화마의 발자국들 ⓒ 김창만



산불 후 4개월이 지난 그해 8월 산불진화연구회원들이 직접 낙산사 산불현장을 답사하여 화마가 할퀴고 지나간 처참한 흔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스님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산불진화헬기의 활약상에 고마움과 함께 여러 가지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기도 했으며 그 후 3년이 지난 현재 그 현장을 다시 한번 방문하여 산불이후의 복구의 몸부림과 산불의 피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가졌다.

민둥산으로 변해버린 동산푸르름을 꿈꾸며 정성스럽게 한그루 한그루 상처위에 심어지는 나무들 ⓒ 김창만


화마가 지나간 숲속산불 후 푸르름은 사라지고 화목으로 변해버린 숲속. 그래도 생명은 조금씩 피어오르고..... ⓒ 김창만



산불로부터 사찰 및 문화재 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요즈음 우리와 지근거리에 있는 유명 사찰 낙산사의 산불현장을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산불의 초동진화의 중요성과 방화선구축, 강풍에 비산되어 확산되는 산불지역의 대책과 산불로부터 문화재보호, 공중진화의 한계성과 지상진화의 중요성 등 우리가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서 발길을 돌렸다.

현재의 원통보전새로 복원된 원통보전 ⓒ 김창만


원통보전은 어디로...산불 후 원통보전은 화마에의해 소실되었고 낙산사 7층석탑(보물 499호)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뿐 주변의 나무마저 시꺼멓게 타버린 화재현장 ⓒ 김창만



옛 모습을 그리며 산림청의 지원 아래 수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건물을 복원하고 신축하는 가운데에서도 을씨년스런 분위기와는 달리 많은 방문객들이 현장을 보며 화재의 참상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에서 교훈을 얻는 느낌이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화마 속에서도 견디어온 노송의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낙산사 산불 4개월 후의 모습과 3년후 찾아갔을때의 변화된 모습을 비슷한 장소에서 찍은 사진으로 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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