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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로 집회라 우기는 경찰들?

['널 기다릴께 무한도전x2'] 18일 512명 미션 성공... 경찰 200여 명 배치

등록|2008.12.19 09:36 수정|2008.12.19 09:56

▲ 명동성당 앞에 배치 된 경찰 ⓒ 최지용



'널 기다릴께 무한도전x2'의 18일 행사 장소로 공지됐던 명동성당은 200여 명의 전투경찰과 사복경찰이 먼저 점거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경찰도 참가하러 온 거냐", "경찰이 많이 와서 오늘은 금방 목표달성 하겠다"며 경찰의 과잉대응을 조롱했다.

대규모 사복경찰들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와 "불법 집회다, 사람이 모이면 연행하겠다"고 위협하며 행사를 무산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의연하게 대처했고 기지를 발휘해, 모인 인원을 10개 팀으로 나눠 명동거리로 흩어졌다.

인천에서 온 한 참가자는 "집회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경찰은 막을 수 없다, 그것이 이 행사가 집회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사람들은 '널 기다릴께 무한도전x2'의 대표 퍼포먼스가 된 '기차놀이'를 하며 명동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여기에 시민들이 참여하며 열차행렬은 길어졌다. '앞으로 앞으로', '남행열차', '부산갈매기'를 부르며 명동을 휘젔고 다닌 기차들은 중간중간 자리에 서서 인간 도미노를 하며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명동 한복판에서 진행된 인간 도미노 ⓒ 최지용



▲ 지나가던 시민들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 최지용



8일째인 16일에 처음 참가했다 이날 다시 나온 한 참가자는 "주말 즈음에 다시 나오려 했는데 어제 경찰들이 행사를 막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오늘 나오게 됐다"며 "오늘은 친구 3명도 데리고 나왔다, 꼭 성공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긴다"고 말하며 기차 행렬을 따라갔다.

참가자들은 '즉석 거리공연'과 'MB OUT 프리허그'등 새로운 퍼포먼스를 준비해 왔고 이명박 탄핵 카페에서도 현수막을 만들어 와 행사에 참여했다. 누리꾼들의 참여가 확실히 눈에 띄게 많아졌다.

▲ 참가자들이 준비한 거리공연 ⓒ 최지용


▲ 이명박 탄핵카페도 이날 함께했다. ⓒ 최지용



긴 행렬을 이룬 '인간기차'들이 속속 명동 중앙거리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명동 한복판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자 경찰들은 또 다시 병력을 투입해 참가자들을 둘러쌌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불편해하면서도 집회도 아닌데 너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거 아니냐며 경찰의 과잉대응을 질타했다.

▲ 참가자들이 모이자 경찰이 방패벽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 나오고 있다. ⓒ 최지용



참가자들은 경찰의 해산 종용 방송에도 개의치 않았다. 이들은 일명 '람보'놀이를 하며 모두 한바탕 크게 웃고 번호표를 접어 만든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이날 일정을 마쳤다.

▲ 참가자들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최지용



경찰이 '널 기다릴께 무한도전x2' 행사를 진압하거나 참가자들을 연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찰도 집회라고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경찰의 행태를 볼 때 충분히 진압을 하고도 남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널 기다릴께 무한도전x2'는 집시법을 아무리 찾아봐도 집회로 볼 수 없다.

정치적 문구가 있는 피켓이나 정치적인 구호, 참가자를 선동하는 연설도 없는 행사를 집회라 할 수 있을까? 사람이 모이는 것만으로 집회라 한다면 미팅이나 반상회도 집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인들의 영업과 통행을 방해하는 것은 오히려 경찰의 무리한 태도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 지하철역 주변에서는 경찰들의 불심검문이 이어졌다 ⓒ 최지용



행사가 끝난 후에도 경찰은 거리와 지하철역 입구에서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참가자들을 검문하려 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저항하자 피켓을 빼앗고 실랑이를 할 뿐이었다. 검문과 연행할 명분이 없었기 때문.

내일은 또 어디서 어떻게 1024명이 모이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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