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극은 애들용? 편견을 버려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인형극 '곱단이' 눈길
▲ 주인 해자와 주인공 강아지 곱단이강아지 곱단이와 그 주인 해자의 일상 이야기. ⓒ 김용한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 한울림 소극장(대명동 계명대 정문 앞)에서 인형으로 옛적을 그려보는 손인형극 <곱단이>가 펼쳐졌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손인형극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은 부담을 덜 느껴도 된다. 한 마리의 강아지 곱단이와 주인 해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이야기를 다룬 것.
언제나 주인 해자 옆에서 길동무처럼 지켜주던 곱단이가 수의사로부터 예방주사를 맞지 않으려고 해프닝을 벌이는 장면은 코믹하고도 정겨움이 절로 넘친다.
어린 시절 아름다운 기억들을 되살려주고 관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인도해 주는 곱단이. 개도둑에게 끌려갔다가 어렵게 탈출하여 주인에게 되돌아가는 곱단이에 귀향까지 국악실내악단 ‘신도둠’ 장단의 독특한 음악이 관객들의 귓가를 한층 즐겁게 해준다.
▲ 어릴 적 동심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한 할머니의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 김용한
강아지 곱단이, 개도둑, 수의사,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1인 다역을 서해자 대표(인형극단 누렁소)가 맡았다. 시종일관 대사라곤 한 마디도 없다.
심심하거나 지루할 것 같지만, 그 상상력은 의외로 예상을 빗나갈 수 있다. 한 아이가 열심히 킥킥거리며 웃는다. 말도 못하는 어린 꼬마의 웃음보가 터지자 어른들도 덩달아 웃는 모습이 우습기만 하다.
무대 뒤편에서는 인형을 준비하고 음향부터 여러 장치까지 배우 아닌 배우가 열심이다. 그는 바로 서해자 대표의 남편 우현씨이다.
그는 음악감상실 DJ, 청주KBS 라디오 음악프로그램 진행자, 음향엔지니어, 팝 칼럼리스트 직함이 다양하다. 자신은 음향담당을 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모양이다.
“저는 배우가 아닙니다. 저는 음향만 담당할 뿐입니다”라며 손사래를 친다. 마치 서해자 대표가 “저는 주인공이 아니고 이곳에 나오는 곱단이가 주인공입니다”며 자신의 공을 인형에게 돌리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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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을 위한 동화 '곱단이'강아지 곱단이와 주인 해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곱단이' ⓒ 인형극단 누렁소
서 대표는 “저희 공연을 보시면 특별히 얻어가는 것은 없을 수 있지만 행복을 얻어갈 수는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번 작품은 '할머니', '바보신랑 인사배우기', '금도끼 은도끼' 등에 이어진 작품이다.
또 주인공 곱단이는 서해자 대표가 어릴 적 기르던 강아지의 이름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회상하며 만든 것이는 점. 서 대표 그는 “일상에서 무시해버리는 것 그런 것을 버리지 않고 무시하지 않고 소중하게 생각하여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 그가 꿈꾸는 것이다.
이번 공연을 본 양미순(검단동) 주부는 “학교 갈 때 곱단이가 따라오려고 하고 주인 해자가 못 오게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옛날 동심을 그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 곱단이를 갖고 싶다는 한 어린 아이연극을 이해한 듯 한 어린 꼬마는 곱단이를 키우겠다며 떼를 쓰자 서해자 대표가 아이를 달래려고 다가서 있는 모습 ⓒ 김용한
엄마와 함께 인형극을 처음 본다고 말한 박영신(대학생)씨는 “사람들이 연극하는 것보다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직접 와서 보니 인상 깊고 재미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인형극을 본 (회사원)씨는 “인형극이 짜임새 있고 섬세하게 표현된 것이 가장 보기 좋았다”고 평을 해주었다.
한 어린아이는 마지막까지 엄마에게 인형극 주인공인 곱단이를 자신에게 달라며 떼를 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아이는 결국 엄마의 설득으로 곱단이와 볼에 뽀뽀를 하는 것으로 편하게 이별을 했다.
인형극을 마친 뒤 인형극단 누렁소에서는 관객과 함께 인형을 만드는 방법을 희망자에 한해 직접 현장에서 가르쳐주는 센스도 발휘했다.
▲ 인형극으로 하면 "사랑한다는 말은 쉬운데......" 누렁소 서해자 대표와 그의 남편 우현씨의 모습 ⓒ 김용한
인형극단 누렁소는 인형극 ‘곱단이’는 어린 시절 별을 헤며 꿈을 노래하던 어른들을 위한 손으로 그리는 동화라고 말한다.
인형극단 누렁소에서는 24일 솔로데이를 위한 솔로들만의 파티를 비롯해 아름다운 동창회 50% 할인(전화예약 필수/ 639-0399), 따스한 차 한 잔의 여유까지 즐길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오는 28일까지 한울림 소극장(대명동 계명대 정문 앞)에서 평일 오후 4시, 7시 30분 2차례 공연이 이어지며 주말에는 오후 3시, 5시(2회) 공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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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처는 티켓링크(예매시 10%할인)에서 구매하며 현장 구매는 성인 20,000원, 청소년 15,000이고 어린이 10,000이다. 가족은 40,000(65세 이상과 7세 이하 무료, 보호자동반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