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앞 성탄미사 "슬픔 쫓고 구원하시네"
[현장] 성공회 신도들, 25일 해직교사 위로하는 이색 예배
▲ 성탄절인 25일 오전, 성공회 소속 신도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성탄미사를 열었다. ⓒ 윤근혁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아라.…죄와 슬픔 몰아내고 다 구원하시네.”
성탄절인 25일 오전 11시 15분, 서울시교육청 정문 왼편 길섶에서는 ‘기쁘다 구주 오셨네’란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민숙희(마가렛), 양만호(애단) 사제 등 서울 성공회 ‘성북나눔의집’ 소속 신부와 신도 등 40여 명이 성탄미사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양편에 커다란 양초 두 개와 성수, 성찬을 올려놓은 탁자 앞에서 양만호 신부가 마이크를 잡았다. ‘세상을 위한 기도의 말씀’을 하기 위해서다.
“기쁜 성탄일에 우리는 일제고사 문제로 해직된 7명의 선생님을 기억하면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어둠이 단 한 번도 빛을 이긴 적이 없으니 이제 우리는 부드러운 입술로 외쳐야 할 것을 외쳐야 한다. 어둠 속에서 싸우는 분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
‘부정과 부패를 멀리하고 공동선을 이루게 하여 주소서’란 기도소리도 들렸다.
▲ 이날 성탄미사에서 한 아이가 성찬을 받고 있다. ⓒ 윤근혁
아스팔트 위에 앉은 신도들 중에는 3살 어린아이부터 70세로 보이는 노인들까지 끼어 있었다. 영하의 온도 속에서 찬송가가 적힌 종이를 든 이들의 손은 벌벌 떨고 있었다. 이 모습을 서울시교육청 직원들과 경찰들이 신기하다는 듯 지켜봤다.
오전 11시 40분쯤 ‘옳은 길 따르라 의의 길을’이란 제목의 찬송가가 서울시교육청 주변에 울려 퍼졌다.
“옳은 길 따르라 의의 길을, 고난 길 헤치고 찾아온 길… 어둔 밤 지나서 동 튼다 환한 빛, 보아라 저 빛….”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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