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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수록 생각나는 '히레사케' 한잔

[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알배기 도루묵구이와 히레사케는 환상의 조합

등록|2009.01.01 13:22 수정|2009.01.01 13:22

▲ 기온이 떨어지면 따끈한 청주가 생각난다. 복 지느러미를 구워 띄운 히레사케는 더욱 풍미가 있다 ⓒ 맛객


자주 가는 단골집에서 가끔 기가 막히게 질 좋은 메까도로로 혀의 유희를 누리기도 합니다.

이날도 참 좋은 놈이 들어왔다며 몇점 올려놓습니다. 정말 꽃이 네송이나 폈네요. 보통 한송이 피기도 힘든데 말이죠. 이런 놈을 대할 땐 참다랑어 뱃살도 부럽지 않지요.

▲ 황새치 뱃살(메까도로)에 꽃송이가 그려졌다 ⓒ 맛객


일본에서 메까도로는 주로 조림이나 구이용이라지만 한국사람은 열광하는 횟감이죠. 속껍질 부분이 딱딱한 감이 있어 저작감이 좋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연어에 메까도로 같은 딱딱함이 있었다면, 지금보다 배는 가격이 오르지 않았을까요? 씹으면 씹을수록 흘러나오는 구수한 육즙에 까무러치지 않는 게 다행입니다.

계절이 추워지면 맛객은 히레사케를 찾는데요. 뜨거운 히레사케 한잔 마시고 나면 온 몸에 훈훈한 기운이 감돌아 겨울의 참맛을 즐기게 되죠.

술에는 어울리는 안주가 있기 마련인데요. 대체적으로 찬 술과 저도주는 차고 담백한 안주, 뜨거운 술과 독주는 따뜻하고 기름진 안주와 잘 어울리더군요.

▲ 알배기 도루묵구이와 데운 청주는 궁합이 절묘하다 ⓒ 맛객


히레사케는 생선구이가 잘 맞지 싶어요. 기름 자글자글 영글어있는 메까도로도 좋지만, 알이 삐져 나올 정도로 가득 찬 도루묵구이와는 정말이지 다른 안주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잘 맞았어요.

도루묵구이는 젓가락으로 발라먹으면 맛이 덜해요. 손으로 들고 대가리를 떼 낸 다음 뼈째 씹어 먹으면 어느새 히레사케 한잔이 바닥을 보여요. 이날도 두잔이나 더 마셨다니깐요.

차가운 겨울철에 여러분께 히레사케 한잔 권해드려요. 마음속까지 온기가 전해지길 바라면서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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