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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의 '굴욕'... 업무수행 꼴찌-교체 1순위

경제·경영학자 대상 경실련 설문조사, 경제부처 장관 평균학점 'F'

등록|2008.12.29 00:03 수정|2008.12.29 14:09

▲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 남소연


'업무수행 F학점, 교체 1순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지난 10개월간의 성적표다. 경제·경영 학자들은 강만수 장관에 대한 업무수행 능력 평가에서 5점 만점에 1.39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게다가 강 장관은 '반드시 교체되어야 할 인물'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수모를 당했다. '사퇴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강 장관으로서는 '최악의 연말'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또 강 장관을 포함해 전체 이명박 정부 경제부처 장관 6인에 대한 업무수행 능력 평가에서도 평균 1.92로 낙제점인 'F'를 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15일부터 닷새간 경제·경영 전공 대학교수 등 전문가 82명을 상대로 경제팀 수장 6명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등 총 7명의 업무수행 능력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8일 밝혔다.

이명박 경제팀 6인 'F'학점...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사고"


지난 10개월간의 업무수행 능력 평가에서 강만수 장관이 꼴찌를 차지한 데 이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1.69점,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1.92점,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1.99점으로 모두 낙제 평가를 받았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각각 2.40점, 2.17점으로 겨우 낙제를 면했지만, 사실상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셈이다. 반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3.0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인 'C'학점을 받았다.

이명박 경제팀 6인과 한국은행 총재에 대한 업무 수행 평가 ⓒ 경실련


경실련은 "현 경제팀 장관들에 대한 경제 전문가들의 가혹한 평가는 정부의 경제정책과 이를 추진하는 인물 모두 총체적인 문제에 휩싸여 있고, 인적교체 없이 새로운 출발은 어렵다는 사실을 드러내 준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만수 장관이 업무수행 능력 평가에서 '꼴찌'를 차지한 가장 큰 이유는 '낡은 사고, 시대착오적 상황 인식과 발상'(58.75%)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또 '잘못된 정책추진'(28.75%), '시장참여자들의 신뢰상실'(20%), '철학과 희망, 비전 부재'(18.75%), '권위주의적 행태, 국민·시장과의 소통 부족'(16.25%) 등을 부정적인 평가의 사유로 꼽았다.

경실련은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사고로 잘못된 경제 상황인식과 잘못된 정책을 추진한 것이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된 원인이 된 것 같다"며 "고환율 정책, 관치적 물가대책, 국제경제 상황에 대한 무지와 이에 따른 정책대응 실패 등이 이러한 가혹한 평가를 뒤받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점수를 받은 정종환 장관은 '잘못된 정책 추진'(47.5%)이 부정적 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또한 '낡은 사고·시대착오적인 상황인식과 발상'(38.8%), '철학과 희망·비전 부재'(21.3%), '권위주의적인 행태, 국민·시장과의 소통부족'(15%), '개혁의지 부족'(12.5%) 순으로 지적됐다.

정종환 장관이 추진한 무분별한 부동산투기 규제완화, 한반도대운하 정책 등에 대한 평가가 그대로 부정적인 평가에 반영된 셈이다.

이 밖에 박병원 경제수석과 이윤호 장관은 '철학과 희망·비전이 없다'(각각 31.3%, 29.87%),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위기 대처 능력 부족'(30%),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개혁 의지 부족'(34.67%) 등이 부정적 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이성태 한은 총재가 경제부처 장관에 비해 그나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현 강만수 경제팀의 요구와 개입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금융통화 정책에 있어 독립적인 태도를 견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체 1순위' 강만수... '차기 1순위' 이헌재

또한 "반드시 교체되어야 할 인물"을 꼽으라는 설문에서도 강만수 장관과 정종환 장관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강 장관은 219점을 받아 81점을 받은 정 장관을 제치고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뒤를 이어 전광우 금융위원장과 박병원 경제수석(각각 54점), 이윤호 지경부 장관(26점) 순으로 교체대상으로 지목됐다(우선순위로 3순위까지 적시토록 함).
   
한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가장 적격이라고 생각하는 인물'로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31.71%)가 꼽혔다. 이어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26.25%), 김종인 전 국회의원(15%)의 순으로 추천을 받았다.

이헌재 전 부총리나 정운찬 전 총장, 김종인 전 의원은 과거 정부에 참여했거나 혹은 현 정부 경제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경실련은 "향후 경제팀은 정파를 고려하지 말고 기존에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개혁적 인사들을 선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실련은 또 "실물경기 등 날로 악화되고 있는 우리 경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업무 능력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현재의 경제팀으로 경제 위기를 헤쳐 나가길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이번 평가 결과에서 드러난 대로 이명박 대통령은 강만수 장관을 비롯한 경제팀에 대한 전면적인 인사 쇄신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의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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