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을 준비하는 용신 ⓒ 김대갑
암울하고 허망하고 억울한 무자년이 물러가고 새 희망의 기축년이 다가오는 밤, 부산 용두산 제야의 밤 행사를 찾았다. 밤 11시부터 개최된 음악회를 시작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찬 시민들. 그들의 얼굴에선 저마다 새해에 대한 희망과 설렘이 묻어 있었다. 가족과 함께 온 사람, 연인과 다정히 손을 잡은 아베크족,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새해를 다짐하는 효자·효부, 그리고 그들의 혼란을 잠재울 경찰의 모습까지.
▲ 부산타워를 휘도는 용신 ⓒ 김대갑
▲ 영차, 날아오르자 ⓒ 김대갑
타종식이 열리는 무대 앞에선 초청 가수들의 노래와 공연이 연신 진행되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길이 30m의 용신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부산타워를 맴도는 이 용신의 자태이다.
그 풍선에는 묵은해의 모든 구원과 새해의 희망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곧 이어 울러 펴지는 폭죽 소리. 맞은 편 건물 이편 저편에서 희망의 폭죽이 칠흑의 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곧 이어 등장한 오늘의 하이라이트, 거대한 용신의 움직임. 오색으로 변하는 부산 타워를 배경으로 거대한 용 한 마리가 꿈틀거리며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었다. 용의 몸은 거대한 불꽃이었다. 사람들의 입에선 저마다 탄성이 흘러나오고, 용은 그런 사람들을 내려다 보며 유유히 밤하늘을 날고 있었다. 부산 타워와 용신의 오묘한 결합! 용의 머리가 있는 산, 용두산에서 용이 하늘로 날아다니는 장면이라니!
기축년의 새해가 밝았다. 저 힘차게 오르는 용처럼, 기축년에는 엉터리 논리와 악법, 쥐와 범죄가 없는 희망의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 너를 삼키겠다 ⓒ 김대갑
▲ 레이저를 맞는 용신 ⓒ 김대갑
▲ 피날레는 불꽃놀이로 ⓒ 김대갑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BS 유포터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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