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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해맞이..."올해도 힘들겠구나"

여수 돌산도 용월사 해맞이 풍경

등록|2009.01.02 12:00 수정|2009.01.02 12:00

▲ 추위를 이겨가며 해를 기다리는 사람들 ⓒ 전용호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일찍 해맞이를 나갔다. 돌산대교를 지나 용월사로 향했다. 해맞이 인파로 차가 밀릴 것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한산하다. 고개 마루를 넘어서자 차는 더 갈 수가 없다. 내가 너무 늦었나 보다. 차를 주차하고 서서히 절로 걸어서 내려가니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난간에 서있다.

날씨가 너무나 춥다. 새로운 해, 처음 떠오르는 해를 쉽게 보여주기 싫은가 보다. 바다에는 커다란 화물선들이 밤새 잘 지냈는지 노란 등을 켜고서 아침인사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피워 논 불 주위로 모여 추위를 덜고 있다. 연인들끼리는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꼭 껴안고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날은 서서히 밝아오는데 동쪽 바다에는 구름이 진하게 아래로 깔렸다. 불길한 예감이 스친다. 해 뜨는 예정시간은 이미 지났다. 그래도 사람들은 모두들 긴장하고 있다. 새해 처음으로 떠오르는 해의 붉은 기운을 느껴보려고….

서울에서 매년 용월사로 해맞이를 오신다는 60대 중반의 아저씨는 구름 속에 숨어있는 해를 보며 "올해도 힘들겠구나" 한다. 새해 소망을 빌어보려는 많은 사람들의 기분도 못 맞춰 주는 해님이 얄밉다.

해는 구름 속에서 살며시 미소를 머금으며 얼굴을 내민다. 새로운 해를 여는 해는 힘들게 모습을 보여준다. 경제가 어렵고 정치현실이 암울하지만 나를 보고 웃어보라는 듯….

▲ 해돋이 전 새벽 여명. 커다란 화물선들이 불을 켠채 정박해 있다. ⓒ 전용호


▲ 대웅전에는 신년법회가 열리고, 신도들은 새해 소망을 기원한다. ⓒ 전용호


▲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해를 기다리는 사람들 ⓒ 전용호


▲ 해수관음상 아래서 해를 맞는 사람들 ⓒ 전용호


▲ 모닥불 주위로 추위를 덜고 있는 사람들 ⓒ 전용호


▲ 해는 구름속에서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긴장속에서 해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 전용호


▲ 살며시 얼굴을 내민 해님. 그동안 서운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새해 소망을 빌어본다. ⓒ 전용호


▲ 아쉽지만 새해 처음 떠오르는 해는 이렇게 밝게 웃었다. ⓒ 전용호


▲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소원을 빌고 한해를 잘 보내기를 기원한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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