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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풍경을 통하여 개인적인 감정을 시각화한 사진전

박진호 사진전 '어쩌다 느낀 작은 슬픔이 있을 때' 리뷰

등록|2009.01.02 13:47 수정|2009.01.02 13:47

▲ ‘어쩌다 느낀 작은 슬픔이 있을 때 ⓒ 박진호





박진호는 1990년대에 자신의 벗은 몸을 복사기로 복제하여 실험적인 결과물을 생산한 작가로서 유명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벽녘의 달과 하늘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서 감상적인 이미지를 전시하였다. 작가가 이번에 인사동에 있는 나우 갤러리에서 전시한 작품들은 달빛과 구름 낀 새벽하늘을 감성적인 느낌이 드는 결과물로 재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전시 작품마다 외형적으로 컬러가 자극적이고 전체적으로 톤도 어두워서 보는 이들을 감성적으로 동화시키는 표현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가 관심을 갖고 카메라 앵글에 담은 대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구름과 산봉우리 그리고 강변 풍경이다. 그런데 왠지 표현대상과 소재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고 너무나도 익숙하다. 왜 그런 것 일까?

그것은 작가가 표현대상으로 선택한 소재와 표현방식이 ‘일요 사진가’라고 일컬어지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흔히 찍는 탐미적인 사진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사진은 시각예술이다. 그러므로 작가가 표현하고자하는 주제와 관계없이 외형적으로 보여 지고 느껴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도 아쉽게도 이번에 박진호가 발표한 풍경사진들은 외형적으로 아마추어 작가들의 유미주의적이고 감상적인 작품과의 차별화에 실패하였다.

▲ ‘어쩌다 느낀 작은 슬픔이 있을 때 ⓒ 박진호




▲ ‘어쩌다 느낀 작은 슬픔이 있을 때 ⓒ 박진호




풍경사진이나 정물사진은 절제된 프레이밍과 세련된 컬러와 톤이 작품의 완성도를 보장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주제선택과 더불어서 외형적으로는 그것을 좀 더 염두에 두고 작업을 진행을 했다면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가 달라졌을 것이다.

이번에 작가가 발표한 작품들은 누구나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소재와 표현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보여주는 데는 소홀히 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여러 가지로 아쉬운 점이 많은 전시가 되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여 결과물을 생산 한 것은 분명하다. 특정한 풍경을 통하여 개인적인 감정을 시각화 전시이다.
덧붙이는 글 기간 2008-12-24~2009-01-06 장소 갤러리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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