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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 새해 열사묘역서 'MB악법' 저지 다짐

민주노총 경남본부, 시무식 겸해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 참배... 31명 열사 잠들어

등록|2009.01.05 16:43 수정|2009.01.05 16:44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009년도 시무식을 겸해 5일 오전 경남 양산 솥발산에 있는 노동(민주)열사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사진은 고 배달호 열사 묘역을 참배한 뒤 묵념하는 모습. ⓒ 윤성효



"투쟁의 심장으로 다시 살아."


노동자들이 노동열사 묘역을 찾아 'MB(이명박 대통령) 악법' 저지를 위한 힘찬 투쟁을 다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김천욱)는 5일 오전 경남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서 새해 시무식을 연 뒤, 묘역을 참배했다. 부산과 울산지역 노동단체 대표들도 이날 열사묘역을 참배했다.

이곳에는 노동·민주·여성운동·참교육운동을 벌이다 사망한 열사 31명이 묻혀 있다. 1991년 전교조 합법화 투쟁 중 운명한 고 신용길 선생을 비롯한 부산․경남․울산지역 31명의 열사들이 묻혀 있다.

김천욱 본부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먼저 간 선배들이 이 자리에 묻혀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반민중 정책으로 민중은 파탄에 이르고, 과거 독재정권보다 더한 독재시대를 맞고 있는데, 투쟁으로 막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누워 있는 열사들을 되돌아보고, 열사들과 약속을 하고 싶다"면서 "열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이명박정부의 반민중정책과 당차게 싸워 나갈 것을 결의하자"고 덧붙였다.

진선식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이명박 정부가 전교조를 탄압하고 있는데, 1989년 1500명이 해직될 때도 전교조는 지켜냈다"면서 "전교조는 결코 죽지 않으며, 투쟁의 길에 전교조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원 운수노조 경남본부(준) 의장은 "노동자들의 살 길이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2009년도 사업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김재명 일반노조위원장은 "비정규직 철폐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투쟁할 것"이라고, 정동길 화학섬유노조 경남지부장은 "말보다 행동으로 운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춘백 금속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올해는 소의 해인데, 소가 뒷발에도 쥐가 밟혀 죽는다고 한다"면서 "힘들어도 물러서지 않고 이명박정부의 악법에 맞서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무식과 참배에는 지역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과 손석형 경남도의원, 이종엽·정영주 창원시의원, 이흥석 전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박이제 전국민주공무원노조 경남본부장, 김석주 민주노총 김해지역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009년도 시무식을 겸해 5일 오전 경남 양산 솥발산에 있는 노동(민주)열사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여성운동가였돈 고 이경숙 선생의 묘역 참배 모습. ⓒ 윤성효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정치검찰은 강기갑 의원을 죽이려고 했지만, 당원과 국민 전체의 결집된 힘으로 막아냈다(강기갑 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벌금 80만원으로 의원직 유지)"면서 "이처럼 뭉치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뚫고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일 국립3․15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권영길 의원과 식사를 함께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MB악법은 초기에는 23개였다가 32개로 늘어났고, 막판에는 130여개다"면서 "계속해서 비공개로 여러 악법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나라당은 선거법을 개정하려는데, 재외동포에 대해서도 투표권을 주자를 쪽으로 바꾸려고 한다"면서 "재외 한인회의 표 성향을 분석해 보니 120만표인데, 90% 이상이 한나라당 지지 성향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처럼 한나라당은 체계적으로 MB악법을 만들려고 하며, 결국 그것은 장기집권과 독재를 꿈꾸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솥발산에는 김영진 민주노총 부산본부장과 민병렬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 등 부산지역 노동단체 대표들이 함께 참배했다. 민병렬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민중의 삶이 더 어려워질 것 같은데, 투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먼저 간 열사 앞에서 다짐하기 위해 묘역을 참배한 것"이라고 말했다.

솥발산에는 여러 열사들이 묻혀 있으며, 명단은 다음과 같다.

▲신용길(전교조, 1991년), ▲박창수(한진중공업, 1991년), ▲권미경(고무 노동자, 1991년), ▲박판수(민주화운동, 1992년), ▲조수원(부당징집 거부, 1995년), ▲최대림(대우조선 분신, 1998년), ▲배달호(두산중 분신, 2003년), ▲최복남(화물연대, 2003년), ▲성기득(교육민주화, 2003년), ▲박일수(현대미포조선 하청, 2004년), ▲김동윤(화물연대 분신, 2005년), ▲주민철(2006년), ▲서영호(현대자동차, 1993년), ▲양봉수(현대자동차 분신, 1995년), ▲김주익(한진중공업 자결, 2003년), ▲곽재규(한진중공업 투신, 2003년), ▲남문수(현대정공 자결, 2006년), ▲윤재동(현대자동차, 1996년), ▲최경철(현대자동차, 1999년), ▲이성희(사회운동가, 1999년), ▲한일권(사회운동가, 2000년), ▲강희환(운송하역노조, 2001년), ▲김종삼(전교조, 2002년), ▲이성도(대우정밀, 2003년), ▲이경희(사회운동가, 2004년), ▲최종만(부산지하철, 2003년), ▲이경숙(사회운동가, 2004년), ▲박장홍(사회운동가, 2006년), ▲하영일(공무원노조, 2007년), ▲김재헌(통일운동가, 2007년), ▲김주연(농민운동가, 2007년).

노동열사 묘역 찾아 투쟁 다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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