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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마친 정세균 "우리가 잘 했지?"

[현장] 민주당 본회의장 농성해제식 '잔치 분위기'

등록|2009.01.06 13:59 수정|2009.01.06 16:45

▲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과 한미FTA비준안 등 쟁점법안 직권상정에 반대하며 12일째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벌였던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 의원들이 6일 오전 농성을 풀고 본회의장 입구에서 농성해제 선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우리가 잘했지?"


6일 오전 본회의장 농성해제식에 이은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기자들과 악수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본회의장 점거 농성을 시작한 지 12일째, 문방위 등 상임회의장 점거농성부터 계산하면 19일째였다.

대표실 앞에서 기다리던 강혜숙 전 의원은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잘해 주셨다"면서 정 대표의 손을 덥썩 잡기도 했다.

정 대표에게 현재 심정을 물었다. 다소 흥분하는가 싶더니, 이내 말실수가 거의 없는 그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이제 시작이다. 지금까지는 전초전 같은 것 아닌가. MB악법을 저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 더 유능하고 강력하게 싸우고 싶다."

▲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과 한미FTA비준안 등 쟁점법안 직권상정에 반대하며 12일째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벌였던 민주당 송영길 박지원 강기정 의원 등이 6일 오전 농성을 풀고 본회의장을 나서며 서로 격려하고 있다. ⓒ 남소연

앞서 민주당 농성해제식은 축제 분위기였다. 정 대표 기자회견에는 81명 의원중 60여명이 배석했다. 5일 새벽 본회의장 의총에는 78명이 참여할 정도로 결속력이 높아진 상태였다.

공식행사가 끝난 뒤에는 본회의장 앞에 부착했던 'MB악법 직권상정 저지'라는 대형 펼침막에 대부분 의원들이 농성을 결산하는 소회·각오를 적었다. 경위들과의 몸싸움 중에 오른 팔을 다쳐 깁스를 한 박병석 정책위의장을 둘러싸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었다. 여성의원들끼리 모이기도 했다. 곳곳에서 "MB악법 저지" "민주당 파이팅" 등의 구호가 터져나왔다.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 입구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권영길, 홍희덕, 곽정숙 의원을 찾아가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강 대표의 부상과 이정희 의원의 입원에 대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번 '입법전쟁' 이전까지 지도부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해온 이종걸 민주연대 공동대표는 정 대표에 대해 "꼭지를 딴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프로세스 관리를 잘해왔다, 100%는 아니지만 소기 성과를 올렸다"고 '일단' 후한 평가를 했다.

이 공동대표는 "그간 흩어지고 갈라졌던 민주당이 젖먹던 힘을 다하는 모습을 한번 보여준 데 비해, 한나라당이 많은 혼란을 겪으면서 우리 스펙트럼이 넓었던 것을 보충했다"면서도 "상임위에서 각론을 갖고 싸워야 하는 2월부터가 실제 투쟁"이라고 말했다.

또 "상대가 이성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본회의장 농성해제가 너무 앞선 것이 아닌지 걱정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막판협상이 결렬된 30일 밤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 발동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막판협상이 결렬된 30일 밤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가운데 본회의장을 점거중인 민주당 의원들이 잠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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