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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선 눈꽃열차', 정말 환상이구나

열차타고 떠나는 강원도 승부역 겨울여행

등록|2009.01.08 17:59 수정|2009.01.08 17:59

▲ 매일 아침 출발하는 '눈꽃열차'를 타면 강원도의 겨울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 김수중



지난 주말(3일)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아파트 주변만 맴돌고 있는 아들 연우와 여행에 굶주려 있는 집사람을 데리고 강원도 태백시 추전역과 경북 봉화군의 승부역, 영주시의 풍기역을 둘러보는 기차와 산, 눈, 농촌 토속음식, 풍기인삼과 함께하는 눈꽃열차여행을 다녀왔다.

중학교 선배인 근식이 형님은 대구에서 교대를 졸업하자마자 그해에 경북 봉화군 소천면 소천초등학교 분교로 발령을 받았다. 교사 한 명에, 학생이 5명 남짓한 작은 학교였다. 아이들과 축구를 하면 하루 종일하고, 물놀이를 하면 오후 내내 강가에서 놀 수 있는 곳이라며 늘 자랑을 했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승부는 봉화군에서도 가장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다.  

▲ 강화도의 산간오지 승부역에서 파는 엽서 그림. ⓒ 김수종


산과 계곡이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승부역은 눈이 많고 도로는 없어서 철로가 아니면 접근이 어렵다. 또한 땅도 좁아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역이 좁고, 겨우 밭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따라서 이곳을 찾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기차를 이용하게 되고, 눈과 산, 토속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아울러 인근 태백시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 855m에 자리 잡고 있는 추전역에서 산과 눈을 보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또한 승부역에서는 눈을 보는 즐거움과 함께 방문 기념으로 승부역 스탬프가 찍힌 기념엽서를 사서 친구나 이웃에게, 겨울 소식을 담아 보내는 기쁨도 나눌 수 있다. 

2009년 1월이 열리면서 이제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과 함께 전국에서 겨울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올해는 온통 하얀 눈밭을 열차를 타고 여행하는 낭만적인 기차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에 집사람과 아들 연우와 1월초 기차를 타고 태백, 봉화, 영주를 다녀왔다.

태백선 눈꽃열차의 핵심구간만 운영하는 '환상선 눈꽃열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강원도 태백시 추전역과 경북 봉화군의 최오지 간이역인 승부역을 거치는 환상의 기차여행 코스이다.

특히 열차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승부역은 '육지의 섬' 혹은 '한국의 시베리아'라는 별칭이 있는 경북 봉화군의 산간오지에 위치하고 있는 역인만큼 겨울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승부역 맞은편 비룡산까지 연결되어 있는 눈 쌓인 산속을 걸어 보는 15분 정도의 산책 코스는 소복이 쌓인 눈을 밟는 재미와 함께 겨울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계곡의 눈썰매장은 주민들이 예전 방식으로 만든 눈썰매를 경험할 수 있어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이외에도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이 적힌 '영암선기념비'와 '출렁다리'도 볼거리이다.

봉화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1월 말에는 승부역 일대를 테마로 운행되는 ‘환상선 눈꽃열차’운행 11주년을 맞아 축하 기념행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당일 환상선 눈꽃열차를 이용하는 모든 관광객에게 봉화군청과 승부역 주변 주민들이 준비한 옥수수 시루떡, 호박죽, 삶은 감자, 옥수수 엿술 등 다양한 토속음식을 무료로 시음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 승부역에 마련된 빨간 우체통. ⓒ 김수종


특히 봉화군에서는 최근 승부역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새롭게 깜직하고 예쁜 빨간 우체통을 설치했다. 역사 플랫폼에 자리 잡은 '소통의 우체통'은 멀리서 찾아온 도시민, 고향을 다시 방문한 사람들, 산행이나 하이킹 중 잠시 들린 사람들 등 승부역 방문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한다.

승부역 스탬프가 새겨진 기념엽서가 비치되어 있으니, 그리운 사람에게 엽서를 보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상선 눈꽃열차'는 매년 크리스마스 무렵부터 다음해 2월 15일까지 2개월 정도 운행되며, 가격은 4만원 가량이다. 구체적인 개별일정은 철도공사 홈페이지나 봉화군청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대략의 일정은 서울에서 오전 7시에 기차로 출발하여 12시에 국내 최고 놓은 역(해발 855m) 추전역에 도착하여 눈과 겨울바람을 즐긴 이후 12시 20분에 추전역을 출발하여 오후 1시에 승부역에 도착한다.

승부역에서 중식이후에 자유 시간을 가진 다음 2시 30분에 승부역을 출발하여 4시에 풍기역에 도착하여 한 시간 동안 인삼시장을 둘러 본 후 5시에 풍기역을 출발, 8시 30분경에 서울로 돌아오는 당일치기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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