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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도 상이라면 좋다

등록|2009.01.09 10:12 수정|2009.01.09 10:12
지난 달 아침의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운전자가 과실로 말미암아 파란 신호등을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나를 친 것이었다.

이튿날 병원에 입원하였는데 하지만 걱정이 태산이었다.
왜냐면 연말연시의 업무과중과 폭주는
논외로 치더라도 이런저런 지출금까지 산적한 때문이었다.

내가 물론 안정된 정규직의 월급쟁이란 같았더라도
덜 하였겠으나 나의 직업은 얼추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세일즈맨인 때문으로 생활고의 걱정은 가히 태산을 누르고도 남았다.

하지만 몸이 아픈 데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나의 입원 소식을 듣고 많은 지인들이 병실을 찾아왔다.
그중엔 초등학교 동창생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컵 라면이나 한 박스 사 와.”라는 나의 주장을 무시하고 금일봉을 주고 갔다.

그 돈으로 퀴즈 프로그램에 나가고자
안경을 5만원 주고 맞추었고 머리도 깎았다.

이어서 낭보가 이어졌다.
모 군청에 응모한 나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었다며 30만 원을 보내주겠다는.

‘아,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구나!!’
나는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기쁜 소식은 또 있었다.

모 언론사에 응모한 <경제 활력 찾기 국민제안 운동>에서
내가 응모한 게 ‘베스트 아이디어 상’에
당선되었다며 상장과 부상으론 문화상품권을 20만 원 어치나 보내준 것이었다.

이젠 아이들이 다 자라 대학생이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적엔 경쟁적으로 학교서 상장을 받아왔었다.
그럼 어찌나 그 상장(들)이 참으로 좋기만 하던지!!

더군다나 아이들의 그러한 빈번한 상장의 수상은
남들처럼 여유가 있어 학원 수강 등의 사교육
배려가 없었음에도 이뤄진 것이었음에 나의 자부심은 자못 클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병원에 있으면서도 퀴즈 프로그램의 출전에
대비한 국어와 속담풀이 등의 공부를 많이 했다.
그러면서 익힌 속담 중 하나가 ‘찬물도 상(賞)이라면 좋아한다’는 구절이었다.

주지하듯 상(賞)이라는 건 무언가의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이나 잘한 행위를 칭찬하기 위하여
주는 증서나 돈(물품), 혹은 값어치 있는 물건을 이른다.

얼추 보름 여 만에 어제 처음으로 출근하였지만 여전히 건강이 안 좋다.
하여 오늘도 퇴근길엔 입원했던 병원에 들러 물리치료를 받아야 할 터이다.

그렇긴 하되 매사에 있어 상(장)을 받고자 하는 욕심만큼은 여전하다.
만날 열심히 산다고는 하지만 여전한 빈곤의 더께는 나를 옥죄는 멍에이다.

하지만 나는 좌절치 않으련다.
매사 망설이고 주저하는 이에겐 기회와 몫조차 없다는 사관으로 무장하리라.

그러노라면 상(들)은 또 언젠가 날 찾아와 미소 지을 것임에. 
덧붙이는 글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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