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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나갈 때 가방 속 '내 컵'은 필수

환경을 지키는 일, 내 생활 속에서 찾아요

등록|2009.01.11 09:34 수정|2009.01.11 12:13

▲ 내 컵과 커피 ⓒ 한미숙


새해 들어 생각만으로 그쳤던 일을 행동으로 옮겼다. 내 컵을 갖고 다니는 것이다. 그게 뭐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런 '내 컵 쓰기'로 종이컵도 안 쓰고, 그동안 무심코 먹었던 커피믹스도 뜸해졌다.

이렇게 내 컵을 가방 속에 넣고 다니게 된 건, 차(茶)를 직접 즐겨 만들어 먹는 한 엄마를 통해서였다. 그이는 계절마다 감잎이나 뽕잎을 따서 차를 준비한다. 유기농 귤 껍데기도 가지런히 썰어 잘 말리고, 들국화가 필 때쯤이면 들국화꽃차도 만든다. 그러면서 어느 한 가지 차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어느 날, 모임에서였다. 머리수대로 종이컵에 커피믹스나 녹차티백을 넣는데 그이가 자기 컵을 꺼냈다. 그러더니 아기들 감기약 먹일 때 시럽을 담는 투명한 통도 꺼내는 것이었다. 거기엔 커피만 담겨있었다. 설탕이나 프림 없이 입맛대로 커피를 넣고 마시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종이컵 하나는 그렇게 해서 덜 쓰게 되었다.

▲ 종이컵 덜 쓰면 좋겠어요. ⓒ 한미숙


민들레의료생협에서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자원활동가 모임이 있었다. 지난 해 11월에 시작하여 6주간 현장방문 교육이 끝났지만, 정기모임으로 꾸준히 만나 지역모임과 소모임으로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는 중이다.

▲ 아크릴수세미 뜨기, 세제절약의 시작입니다. ⓒ 한미숙


▲ 아크릴 수세미, 예쁘죠? 이렇게 손뜨게 된 아크릴 수세미는 이웃과 나눈답니다. ⓒ 한미숙


모임에서는 마침 '아크릴 수세미'를 직접 손뜨개로 떠보기로 한 날이었다. 인체에 독성이 없고 세제 사용이 자유로운 아크릴 수세미는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기름을 흡수하고 분해하는 성분이 있어서 친환경 수세미로 잘 알려져 있다.

모임에서는 종이컵 대신 스테인리스 컵이나 머그 컵을 이용한다. 커피나 녹차 등이 준비되었는데, 나는 내 컵과 유리병에 담아온 커피를 꺼냈다. 한 컵에 티스푼 반만 넣으니 연한 블랙커피로 알맞다. 처음 달달한 맛이 입에 감기고 한 잔을 홀짝 다 마시면 느끼하게 남아있던 커피믹스 대신 쌉쌀하고 담담한 맛에 몸도 가벼워진 것 같다.

내 컵을 갖고 다니면 종이컵을 쓰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들이 따로 설거지를 안 해도 된다.

얼마 전, 뉴스에서는 서울공기가 무척 맑아졌다고 했다. 경기침체로 건축경기가 줄어들고 승용차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그만큼 공기가 깨끗해진 것이란다. 경제가 활성화될수록 공기가 나빠진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이 참에 아예 그런 염려 없이 내 몸에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작고 사소한 것들로 일상 속에서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일을 찾아보면 어떨까?
덧붙이는 글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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