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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일장기 두르고 일본인에게 '형님'?

한국 비하 애니메이션 '헤타리아'에 누리꾼들 분노

등록|2009.01.12 16:21 수정|2009.01.13 08:27
한국 비하 내용이 담긴 일본 애니메이션 '헤타리아(hetalia)'가 일본 어린이 케이블 채널 '키즈스테이션'을 통해 오는 24일부터 일본 전역에 방송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헤타리아'는 세계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만화로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 중국, 한국 등 20여개 국가별로 한명씩의 캐릭터가 등장해 서로 개그식 말장난을 하는 내용으로 이뤄져있다.

문제는 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한국 캐릭터가 왜곡돼 있다는 점이다.  '헤타리아'는 지금까지 일본 웹진에 만화로 실렸던 탓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방송으로 만들어질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장기를 사랑하는 한국 캐릭터?

▲ 한국 캐릭터는 일장기를 몸과 머리에 두르거나 옷으로 입는다. 이 점이 논란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이다. ⓒ 김환


이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하는 한국 캐릭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장기를 들고 다닌다는 점이다. 한국 캐릭터는 일장기를 머리에 두르거나 옷으로 만들어 입고, 일본인에게 '형님'이라는 칭호를 쓰며 등장한다. 또한 한국이 일본을 싫어하면서도 행동은 모방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 만화에서 한국과 일본 캐릭터가 나눈 대화의 일부이다.

한 : "오늘도 유쾌하게 일장기 한 장 사용하자!" (일장기를 손으로 끌어 안으며)
일 : "저기 한국씨, 당신은 저를 싫어하면서 왜 저를 따라합니까?"
한 : "아..아..그건...저.." (당황해 하면서)

뿐만 아니라 미국의 편을 드는 장면이 종종 나타난다. 만화 속의 한국인은 "너 자꾸 이러면 미국에게 보여줄거야!" 라고 말하며 다른 나라를 경계하고 미국을 따르는 인물로 표현되고 있다. 또한 시도때도 없이 "우리나라 만세"를 외치는 모습, 중국의 친동생으로 표현된 모습, 세계의 많은 것들을 자신의 것이라고 우기는 모습 등이 왜곡되어 표현됐다.

"의도적인 독도의 상징화" 누리꾼들 분통

▲ 한국 캐릭터는 일본 캐릭터의 가슴을 만지려고 하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이에 분통을 터뜨린 누리꾼 '써그나트'씨는 일본 캐릭터가 한국 캐릭터의 가슴을 만지는 그림으로 편집하여 공개했다. ⓒ 김환

한국과 일본의 두 남성 캐릭터는 내용면에서 자주 부딪친다. 그러는 가운데 한국 캐릭터는 끊임없이 일본 캐릭터의 가슴을 만지려고 한다. 누리꾼들은 이 장면에서 작가의 고의적인 의도가 드러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인의 가슴'을 '독도'에 비유해 '한국이 독도를 끊임없이 뺏으려고 한다' 라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분노한 누리꾼들 중 한명이 원본 만화를 일본인이 한국인의 가슴을 만지는 것으로 편집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같이 '헤타리아'는 한국과 일본 관계 중 민감한 부분을 의도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다음 아고라'에서 청원을 신청해 '헤타리아 방영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1월 12일 오후 2시 현재, 5천여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graceful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우리나라를 얼마나 무시했으면 이런 만화가 버젓히 방영되겠느냐? 35년간의 치욕 이후에도 계속 당하기만해서 억울하다.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분노를 표현했다.

일본 아이들에게 왜곡된 정보 전달 우려

'헤타리아'가 방송되는 채널은 일본 어린이방송국 '키즈스테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이 일본 아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는 볼 보듯 뻔하다.

블로그를 통해 '헤타리아'의 문제점을 알리고 있는 박혜민(16.학생)씨는 "각 국가의 지식에 무지한 상태로 자국에 유리한 내용을 다루며, 다른 나라를 비하하는 것은 절대 묵인되어서는 안 된다"며 "일본 스스로 ‘역사 왜곡’ 대물림 하는 꼴"라고 비판했다.

▲ 헤타리아가 오는 24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1주일에 1편씩 방영될 예정이다. ⓒ 김환

덧붙이는 글 참고 블로그 : http://blog.naver.com/gpals3636

김환 기자는 오마이뉴스 9기 대학생 인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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