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갑 "좌파정부가 허용했다면 보수 난리 났을 것"
라디오 방송 출연 '정부 비판' 눈길... "제2롯데월드, 곤혹스럽고 걱정 많다"
▲ 김용갑 전 의원(자료사진). ⓒ 유성호
'정통 보수'를 자처해 온 김용갑 전 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제2 롯데월드 건설 허가'를 비판하고 나섰다.
김 전 의원은 13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만일에 좌파정권에서 지금처럼 활주로를 3도 틀어서 (롯데월드 건설을) 허용해주겠다고 했다면 보수단체에서 반대 집회를 하고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또 "그렇다고 해서 안보에 문제가 있는 것을 그냥 방관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대통령이 최소한 과연 서울공항 문제들이 안보에 지장이 없는지 군 원로들의 의견이나 좀 청취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MB 정부가 허가하니까 곤혹스럽다... 한나라당도 청와대 눈치 봐"
"활주로를 3도 틀면 안전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 전 의원은 "장애물이 없어도 100% 안전이 쉬운 것이 아닌데, 고층 장애물이 생겼는데 아무리 활주로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100% 안전을 장담할 수가 있느냐"며 "정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롯데월드까지 건물이 들어서면 평시에는 조심해서 하면 비행을 할 수 있지만 전시에는 긴박한 상황이 교차되고 있는데 이런 장애물이 있는 한 (서울공항이) 전투 비행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좀 어렵다고 본다"면서 "서울 방어에 중요한 기지들이 이렇게 제 기능을 못하면 안보에는 상당히 영향을 줄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국방부와 공군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태도를 바꾼 데 대해서도 김 전 의원은 에둘러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4월에 전경련 투자 활성화회에서 전경련 건의가 있었다고 해서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그런 얘기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래서 국방부가 쭉 반대해 오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서 활주로를 3도 정도만 틀면 또 그리고 장비를 보강하면 비행 안전에 100% 지장이 없다, 도리어 국방부가 롯데월드 건설에 앞장서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그는 쓴소리를 던졌다. 김 전 의원은 "보수 정권인 MB정권이 들어와서 우리의 안보 문제가 외면당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운을 뗀 뒤 "안보를 최 우선시하던 한나라당도 청와대 눈치를 보다 보니까 제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그는 "좌파 야당은 원래부터 안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지만, 최소한 야당으로서의 기능적인 반대 정도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여야 원내대표, 빨간 와이셔츠 입고 희희낙락... 어떻게 그럴 수 있나"
김 전 의원은 '지하벙커 경제대책회의'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지하벙커에서 경제대책회의를 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좀 납득이 안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청와대 지하벙커는 전시에 작전을 지휘하는 장소"라며 "국가 안보를 위해서 보안을 지켜야 할 그런 장소를 경제살리자는 구실하에 만천하에 공개를 해 버려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경제 살리는 의지를 대통령께서 보여주는것은 국민들이 다 이해를 하고 있지만 꼭 장소가 중요한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최근 벌어진 국회 폭력사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며 여야 원내대표단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 대표, 원내대표도 역량이 부족한 것 같다"며 "어떻게 보면 사리분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엊그제 TV '박중훈쇼'에 나와서 빨간 와이셔츠 입고 원내대표끼리 어깨동무하고 희희낙락 거리고… 어떻게 TV에 나와서 그런 쇼에 참석을 하고 웃고 그렇게 할 수 있나, 국민들께는 너는 떠들어라 나는 내 갈대로 간다 하는것인지 참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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